사도 바울의 생애 (5): 에베소의 두란노 강당과 3차 선교여행
안디옥에 돌아와 머물렀던 시간은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곧 그는 다시 3번째 선교여행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육로를 이용해 1차 선교여행을 갔던 내륙 지방의 갈라디아와 브루기아의 교회를 방문하며 이미 세워진 교회들의 제자들을 격려하고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있다가 떠나 갈라디아와 브루기아 땅을 차례로 다니며 모든 제자를 굳게 하니라” (행 18:23)
바울이 갈라디아와 브루기아를 여행하고 있을 무렵, 바울이 잠시 들렀던 에베소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아볼로(Apollo)라는 학식이 많은 유대인이 에베소에 와서 자신의 해박한 성경지식을 통해 예수에 관해 논리정연하고 자세히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알고 있는 예수와 복음은 부분적이었이었기에, 에베소에 잔류해 있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그를 집으로 초대해 자신들이 알고있는 내용을 추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가 일찍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기를 시작하거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자세히 풀어 이르더라.” (행 18:25~26)
얼마 후 아볼로는 바울이 1년반 동안 사역했던 아가야 지방의 고린도의 교회로 건너가서 믿는 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었습니다. 사도행전 원본에는 그 경위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전승 내용을 덧붙여 5세기경 쓰여진 사본에 의하면 “에베소에 머물고 있던 어떤 고린도인들이 아볼로의 말을 듣고 자기들과 함께 자기들의 고향으로 건너가자고 강권하므로, 이에 아볼로가 가자 에베소 사람들이 고린도에 있는 제자들에게 편지하여 이르기를 그 사람을 영접하라 하여 그가 아가야에 자리를 잡고 각 교회들에게 큰 도움을 주니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볼로가 아가야로 건너가고자 하니 형제들이 저를 장려하며 제자들에게 편지하여 영접하라 하였더니 저가 가매 은혜로 말미암아 믿은 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니 이는 성경으로써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증거하여 공중 앞에서 유력하게 유대인의 말을 이김일러라” (행 18:27~28)
아볼로가 고린도로 옮겨간 후에 바울이 에베소에 도착했습니다. 성경에는 해박하였으나 성령을 전혀 알지 못하던 아볼로에게서 배운 에베소의 제자들에게 바울은 안수하여 성령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아볼로가 고린도에 있을 때에 바울이 윗 지방으로 다녀 에베소에 와서 어떤 제자들을 만나 가로되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가로되 아니라 우리는 성령이 있음도 듣지 못하였노라. 바울이 그들에게 안수하매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시므로 방언도 하고 예언도 하니“ (행 19:1,2,6)
바울이 이어서 에베소 회당에서 3달간이나 설명하고 설득하였음에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비방을 하자, 바울은 회당을 떠나 따로 제자들을 세워, 두란노 강당이라는 장소에서 논증하기를 매일 같이 2년 이상 계속 하였습니다. 바울은 가는 대도시마다 가장 먼저 유대인의 회당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늘 유대인들 중에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배척 내지 핍박을 받았고, 더 긴시간 동안 이를 피해서 개인이 제공하는 공간을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장소로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런 장소가 빌립보에서는 루디아의 집, 데살로니가에서는 야손의 집, 고린도에서는 유스도의 집, 그리고 이곳 에베소에서는 두란노 강당이라는 곳이었습니다.
English Standard Version 성경에 첨부된 설명에 의하면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씩이었다”는 내용이 추가된 사본이 있습니다. 이 시간은 그 지방에서 오전 일과를 마치고 더위를 피해 쉬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바울은 이 시간을 복음전파에 온전히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에 생활비를 위해 천막 만드는 일을 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항구 도시인 에베소는 당시 아시아 지역의 수도이자 로마 제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큰 강 하구에 위치해 있으면서 3개의 주요 도로가 시작되는 여행과 상업의 중심지였습니다. 상인들과 환전업자, 창고업자, 운수업자들은 물론이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률가, 대서업자에서부터 학자,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에베소로 몰려들어 살고 있었습니다.
위락을 위한 극장, 경기장, 음악당, 체육관과 거대한 목욕탕이 있는가 하면 지식층들을 위한 도서관과 학교들도 있었고, 여행자들을 위한 여관과 유곽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오가는 길에 수시로 그 남편 안토니우스와 함께 에베소에 들러 보석과 화장품을 구입하곤 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쉴새 없이 오고 가는 이 도시의 두란노 강당에서 바울이 가르치는 것을 계속하자 유대인과 헬라인을 막론하고 에베소 시 뿐 아니라 에베소가 있는 아시아 전역의 사람들이 와서 복음을 듣고 갔습니다.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아시아 곳곳에 교회가 세워졌고 골로새 교회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이같이 두 해 동안을 하매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행 19:10)
바울은 에베소에 있으면서 2차 여행때 1년 반을 머물렀던 고린도 교회에, 4번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그중 2번째와 4번째만이 보존되어 지금 고린도 전후서로 남아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쓴 것” (고전 5:9)
에베소에 있던 초기에 써보낸 두 편지 중 고린도전서는 교회의 분열, 음행과 다툼에 대해 써서 디모데 혹은 스데바나/브드나도/아가이고 편에 보내진 것으로 추측합니다.
“내가 스데바나와 브드나도와 아가이고의 온 것을 기뻐하노니… 그러므로 너희는 이런 자들을 알아 주라.” (고전 16:17,18)
“디모데가 이르거든 너희는 조심하여 저로 두려움이 없이 너희 가운데 있게 하라” (고전 16:10)
바울이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에베소와 고린도 두 교회에 각각 가르침을 주었던 아볼로의 사역이 고린도에서는 분열이라는 역작용을 일으켰습니다. 현대의 교회에서도 훌륭한 사역자들의 팬덤이 형성되어 고린도 교회처럼 갈라지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는데, 고린도 교회와 마찬가지로 책망받아야 마땅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어떤이는 말하되 나는 바울에게라 하고 다른이는 나는 아볼로에게라 하니…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고전 3:5,6)
사도행전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고린도 전서를 가지고 다녀온 디모데에게서 고린도 교회의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고 바울은 근심이 가득해 곧바로 고린도에 방문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다시 근심으로 너희에게 나아가지 않기로 스스로 결단하였노니” (고후 2:1)
“보라 이제 세 번째 너희에게 가기를 예비하였으나 (고후 12:14)
두번째 고린도를 방문한 후 돌아온 바울은, 분실되어 보존되지 않은 세번째 편지를 디도 편에 보냈고, 그 편지는 큰 환난과 애통한 마음 속에 많은 눈물로 쓰여졌습니다.
“내가 큰 환난과 애통한 마음이 있어 많은 눈물로 너희에게 썼노니” (고후 2:4)
바울은 아마도 세번째 편지를 보낸 후 또 한번의 고린도 방문을 계획했었으나 결국 고린도 방문을 미뤘던 것 같습니다. 바울이 계획했던 세번째 여행 목적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의 교회들이 준비한 구제 헌금을 궁핍한 예루살렘의 교회에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너희를 지나 마게도냐에 갔다가 다시 마게도냐에서 너희에게 가서 너희가 보내줌으로 유대로 가기를 경영하였으니” (고후 1:26)
그러나 드로아에서 만나기로 한 디도가 빨리 오지 않자 그를 찾아 일단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가 있는 마게도냐로 갔고 아마도 디도에게서 고린도 교회가 바울을 사도로 인정하지 않으며 신뢰하지도 않는다는 분위기를 전해 듣고는, 방문을 미루고 대신 마게도냐에서 디도에게 4번째 편지인 고린도 후서를 써 보내었던 것으로 추측 됩니다.
“내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하여 드로아에 이르매 주 안에서 문이 내게 열렸으되 내가 내 형제 디도를 만나지 못하므로 내 심령이 편치 못하여 저희를 작별하고 마게도냐로 갔노라” (고후 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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