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도시 런던: Kennington Lane Cafe (English)
영국에 왔으니 일단 순 영국식으로 먹어봐야죠 😁 도착한 날 점심은 큰 아이 기숙사 부근의 저렴한 식당 Kensington Lane Cafe로 갔습니다. Vauxhall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4분 거리에 있습니다. (메인 가격대 £9~15, 맛 7.5, 가성비 9.0, 인테리어 6.0)
기숙사에 잠시 들르다 보니 12시가 되었는데 예약 받지 않고 평점이 엄청 좋은 곳이라 줄 설 각오를 하고 갔습니다만 예상 외로 한산해서 곧바로 테이블을 받았습니다. 조금 지나니까 손님들이 많이 와서 줄서기 시작하더군요. 남유럽만 그런줄 알았더니 영국도 식사 시간이 미국에 비해 조금 늦은 편이네요.
영국 음식(English)라고 썼지만 주인은 외국인이고 메뉴가 상당히 방대합니다. 그래도 손님들의 약 2/3 이상이 English Breakfast를 먹고 있었으니 그게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격이 엄~~~~청 착합니다. Set Breakfast(계란, 소세지, 베이컨, 콩, 토마토, 차/커피)가 £8.70, 계란과 소세지를 2개씩 주는 Full Breakfast가 £9.50, 거기에 black pudding과 버섯을 추가한 Kensington Special이 £10.20 밖에 하지 않아요. 샌드위치 종류는 £3.40~4.80. 프랜차이즈인 Subway보다 더 쌉니다.
Netflix에서 <Final Table>이라고 미슐랭 스타급 요리사들이 전 세계를 돌며 각 나라에서 가장 저명한 요리사가 제시하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요리를 만드는 것으로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제3회 영국편에서 가장 영국적인 요리로 선정된 것이 바로 Full English Breakfast였습니다.
<[영국음식]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Full English Breakfast>
작은 아이가 black pudding (귀리와 선지로 만든 소세지)을 원치 않아서 Full Breakfast로 주문했습니다. 양 무척 푸짐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은 소세지에 칼집 넣은 것.
Cod, Chips and Peas £11.50. 영국 가면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지요. 한마리를 통째로 튀긴듯 생선 튀김 크기가 20cm가 넘고 맛도 무척 깔끔했습니다. 이 정도의 양과 질을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가격입니다. 통상 Fish & Chips의 생선 튀김은 간을 하지 않아 소금을 뿌려야 하는데 여기는 무지몽매한(?) 관광객들을 위해서 밑간을 살짝해서 나왔네요.
Lamb Shish Kebab £14.00. 가격은 제일 비쌌는데 제일 별로였어요 ㅎㅎ 일단 양고기가 질기고 (이거 혹시 lamb아니고 mutton아닌가?) 독특한 양념이 제게 매력적인 맛은 아니더라고요. Pita 빵도 직접 구운 것이 아니라 좀 퍽퍽했고요. 사람들이 잘 시키지 않는 메뉴는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좋다는 통론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집이라고 부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가성비가 무척 뛰어난 곳입니다.
Central London에 계속 있었지만 연말 연시에 멈추는 교통 상황과 신년 불꽃놀이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3군데의 숙소로 옮겨 다니면서 아침 식사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가장 오래 묵었던 Maldron Hotel Finsbury Park의 아침 부페. 블랙 푸딩을 포함해서 구성만으로 보면 가장 Full English Breakfast에 가까왔습니다. 가격은 £16 (조금 길게 묵었더니 매니저가 무료로 해줬네요 ㅎㅎ). 계란은 원래 프라이(sunny side up)이 원칙인데 대량으로 준비하는 호텔 조식의 특성상 별로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아서 그냥 scrambled egg로 가져왔습니다.
처음 먹어 보는 블랙 푸딩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귀리를 섞어 만든거라 조금 퍽퍽하기는 했으나 맛으로만 본다면 소세지보다 나았어요. 미국식에 비해 살코기가 많고 덜짠 영국식 베이컨도 맛 괜찮았습니다.
미국 내에서 여행하면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호텔 아침 식사입니다. 모텔에서 무료(?) 제공하는 continental breakfast는 편의점 음식보다도 못한 저품질이고, 호텔급에서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breakfast는 너무 비싸서 가성비가 별로거든요. 한국, 일본, 유럽 다 무료 혹은 합리적인 가격에 나름 괜찮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데 왜 미국만 그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Full English Breakfast에 비교할만한 미국 음식은 결국 brunch일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전형적인 미국식 brunch를 즐겨하지 않습니다. Maple syrup 듬뿍 뿌린 french toast나 pancake은 아침부터 먹기에는 너무 달고요, 오믈렛이나 계란 프라이 + 토스트 같은 것은 집에서 먹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데 (저희 동네에서) 가격은 $10대 후반~$20초반 씩이나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English Breakfast 구성도 좋고 맛도 좋다고 봅니다.
크리스마스때 이틀 묵었던 Hilton London Bankside의 아침 부페. £17 (Hilton HHonors 회원이라서 무료) 여기는 블랙 푸딩은 없는 대신 음식 질이 더 좋고 다른 곳에서는 없는 메뉴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무척 맛있게 먹었던 차가운 영국 음식 2가지는 훈제 송어(smoked trout)에 치즈와 향초 딜(dill)을 곁들여 나온 것과 오이 채 썬 것에 올려 나온 새우 칵테일(prawn cocktail). 그리고 과일 콤포트(compote, 설탕절임)도 맛있었어요.
오믈렛은 뭐 다 아는 맛이고, 영국산 치즈들 맛있네요.
연말에 묵었던 Hampton by Hilton London Waterloo의 아침 부페.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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