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2): 나의 항공료는 어디에서 왔을까?
한달 전, 고등학교 시절 저를 전도하셨던 친구 어머니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 인생에 무척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신 분이라 저녁 10:50에 출발하는 야간 비행기 (red-eye flight)을 타고 애틀란타 공항을 거쳐 장례지인 테네시주로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평소라면 왕복 $210~250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 출발 바로 전날 예약을 하려니 3배를 지불해야 하더군요. 통상 미국 국내선은 항공권 구매를 하더라도 24시간내에 취소하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구매를 하고 나서 혹시나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있을지 찾았습니다. 회사 출장용 예약을 하는 곳에서 $30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큰 차액은 아니지만 다시 구매를 하려고 원래 발권했던 것을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취소 확인 이메일을 보니 취소 수수료로 무려 1/3을 차감하고 그나마 잔액도 환불이 아니라 90일간 유효한 credit으로 준겁니다 😨 $30 절약해 보려다가 무려 $244불을 손해 본거죠. 항공사 웹페이지의 환불 규정을 찾아 자세히 읽어보니, 24시간 내 전액 환불은 출발 7일 이상 전의 발권에만 해당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회사 출장용 예약 사이트에 가서 구매를 하는데,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봐도 credit을 입력하는 곳이 보이지 않더니, 발권이 끝났다고 나오네요. 화들짝 놀라 여행사에 전화를 했더니, credit을 사용하려면 항공사 웹페이지에서 직접 해야 한다며 아침 일찍 항공사에 직접 문의를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융통성 없는 미국 회사들이라 전화 해 봤자 환불해 줄 가능성은 거의 0%였습니다. 제가 여행을 자주하는 것도 아니니 credit이 있어도 올해 내로 사용할 가능성은 0.01%도 안되었습니다. 제 생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려 $707.96이라는 귀중한 돈을 순간의 착각으로 날릴 상황이 발생을 한거지요.
새벽에 전화를 걸었는데 예상한대로 절!대! 환불은 해줄수 없으며, 이미 발권이 끝나서 취소도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그냥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두르다가 제 실수로 적지 않은 돈을 날리게 되니 마음이 무척 불편했지요.
그.런.데... 발권이 끝났다는 항공권 추가 결제가 몇번을 확인해도 신용카드 내역에 뜨지 않는 겁니다. 1주일이 지나도 뜨지 않았고, 1달이 지난 지금 확인해도 결국 추가 결제는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아직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시간 간격으로 동일한 항공편을 발권/취소/발권했던 것을 친절한 담당 직원이 발견하고는 credit을 사용해서 발권을 해 준걸까요? 아니면 항공사의 친절한 AI씨 결제 시스템께서 그 상황을 탑승객의 실수로 인지해 알아서 처리해준 걸까요??? 더 이상한 것은 항공사 웹페이지에 제가 취소한 항공권의 credit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제 항공권 결제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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