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타카(Ithaca) 식당들
며칠간 지내며 갔던 이타카(Ithaca) 식당 사진들을 올려 봅니다. 선정은 믿고 신뢰하는 옐프(Yelp.com)의 리뷰수와 평점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평점 좋은 식당들은 대체로 "Ithaca Commons"라는 거리에 몰려 있고, 이 부근은 학교 캠퍼스 주변에 비하면 가격이 30~50% 정도 비싸네요. 집값이 저희 동네 1/5인 곳인데 "Ithaca Commons"의 음식값은 저희 동네 대비 10% 정도 밖에 차이가 없었어요.
도로 3개가 평행으로 지나가는 곳으로 중앙 도로는 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놨습니다. 잘한 결정 같아요.
바닥도 벽돌로 깔끔하게 잘 깔아 놓고 화단, 분수 같은 것으로 정갈하게 거리를 꾸몄습니다.
대대적인 재개발을 거쳐 2015년에 다시 열은 곳이라 업소들이 대체적으로 무척 깔끔합니다.
총 46개의 음식점들이 있고 그중 Asian음식이 11개로 가장 많습니다.
한식집도 있는데 한국 식료품점(Ithaca Tofu는 제법 크고, Green Castle Asian Market은 구멍가게 규모)에서 물어보니 이곳(Kimchi)는 비싸고 별로라고 해서 가지 않고 😅 대신 학교 남쪽 문 앞에 저렴한 KoKo라는 곳을 나중에 갔습니다. 맛 나름 괜찮았고 대학가 식당 답게 가격이 저렴해서 가성비가 좋았습니다. 학교 부근에 한식집이 꽤 여럿 있는데 대체로 리뷰수가 적은 것을 보면 비교적 최근에 개업한 곳들이 대부분인것 같아 보입니다.
파리 바게트도 입점해 있네요. 인테리어, 맛 모두 전형적인 파리 바게트입니다.
1. Hawi Ethiopian Cuisine
난생 처음 먹어보는 에티오피아(Ethiopian)음식점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에티오피아 음식점이 한군데 있기는 한데 가본적은 없었어요.
에티오피아 분위기를 내려고 여러 민속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예산이 많이 모자랐는지 다들 좀 엉성합니다. 가난한 나라 사람이 고국을 떠나 이런 미국 외진 곳까지 와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전 정신이라고 봐야겠지요. 서비스도 미국 평균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그러려니 이해해 주었습니다.
커피의 명산지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준비하고 마시는 것을 그렸네요 [커피를 대하는 신성한 의식, 에티오피아의 분나 마프라트]
딸기/망고 스무디, 민트 레모네이드, 참깨가루+꿀 (깨맛은 거의 나지 않았음 😔)
접시 앞쪽에 있는 갈색 튀김 롤(roll) 두개와 소스는 삼부사(sambusa). 에티오피아 전통요리라기 보다는 파키스탄 요리로, 다른 지역에서는 보통 사모사(samosa)라고 부릅니다.
뒤쪽 그릇에 담긴 것은 버섯 뜹스(tibs). 재료들을 깍둑썰기해서 스튜처럼 끓였습니다. 원래는 굽거나 볶는다고 합니다. 양쪽에 있는 구멍숭숭 뚫린 것이 에티오피아의 주식인 인제라(injera)입니다. 테프(teff)라는 메밀 비슷한 곡물의 가루를 반죽해 2~3일간 상온에서 발효시킨 것을 부침개처럼 넓은 팬에 얇게 부친 것으로 술빵 같이 폭신한 식감에 강한 신맛이 나네요.
자른 것이 돌돌 말아서 나오고, 그것을 펴서 그 위에 향신료로 조리된 음식들을 얹어 먹습니다.
Special Combo 3인분. 양이 상당히 많이 나오네요. 전통 바구니 위에 커다란 인제라(injera)를 펴 놓고 그 위에 여러 음식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인제라를 잘라 그대로 음식들을 싸서 먹겠지요? 바구니를 제대로 닦기 어려운 것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그렇다고 식당에서 먹는 음식 그릇에 비닐 랩(wrap)을 씌운 것은 좀 그렇네요. 큰 금속이나 도자기 쟁반 같은 것을 깔면 더 좋을듯 합니다. 앞 왼쪽부터 버터/양파/베르베레(berbere) 향신료로 끓인 치킨 스튜 도로 왓(doro wot). 매콤하고 진한 맛이 단맛 제거한 한식 닭볶음탕 느낌이 나는 친근한 맛이군요. 여기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습니다.
중간의 것은 버터/칠리/카다몬/소금을 섞은 지방 없는 갈은 고기 큿포(kitfo). 원래는 익히지 않고 육회로 먹는다고 하는데 익혀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오른쪽 것은 비프 스튜 도로 왓(doro wot).
앞에 하얀 것은 아입(ayib) 치즈, 그 뒤에 있는 것은 버터에 볶은 고기 데렉 뜹스(derek tibs).
생소한 음식인데도 서양 음식보다 한식에 가까운 맛에 만족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2. Thompson and Bleecker (Italian & Pizza)
메뉴에 파스타(pasta)도 5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피자(pizza) 전문점입니다. 작은 벽돌 화덕에서 구워내는 정통 나폴리(Napolitan) 스타일이네요.
Cheesy Garlic Bread. 화덕 온도가 좀 높은지 빵(dough)가 군데 군데 탄 것 외에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탄 맛이 나지는 않았어요. 진짜 파르메산 치즈(Parmigiano Reggiano)를 마구 갈아서 뿌려주는게 마음에 드네요.
Vodka Roni pizza. 루콜라(arugula) 추가. 페페로니(pepperoni), 마늘을 얹어 구워낸 피자 위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과 보드카 소스(vodka sauce)를 얹고 루콜라와 파르메산 치즈로 마무리. 토핑 재료와 소스의 조합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Spicy Alla Vodka 파스타. 저는 보드카 소스를 이날 처음 먹어 봤는데 일반 토마토 소스보다 약간 크리미(creamy)하면서 맛이 깔끔하고 좋더군요.
음식들이 다 맛있어서 호기심에 시켜 본 티라미수(tiramisu). 맛있었지만 피자 맛에 비하면 좀 평범한 편이었어요.
3. The Rook
American 음식점입니다. 주방장이 실험정신이 강한지 메뉴가 자주 바뀌는 것 같습니다. Instagram에서 무척 다채로운 음식들을 봤는데, 실제 메뉴는 작은 음식 4가지, 큰 음식 5가지가 전부더라고요.
Grilled Dates. 대추 안을 염소 치즈와 아몬드로 채우고 겉을 베이컨으로 싸서 구웠습니다. 간단한 음식인데 단짠 그리고 고소한 맛의 조합이 절묘하네요.
Pork Schnitzel. 독일식 돈까스. 독일에서는 보통 버터에 튀겨 나오는 것 같던데, 이건 맛이 훨씬 가벼웠고, 겉은 엄청 바삭하네요. 흩뿌려진 굵은 소금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Fried Chicken. 오리 기름에 튀겼다고 하는데 (아마 schnitzel도) 이것도 튀김의 바삭함이 비범했습니다.
Cake du jour. 올리브 오일로 만든 케익. 맛이 있었지만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았네요. 음식은 다 무척 만족스러웠는데 선택의 여지가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4. Ha.Ka.Cha
돌아오던 날 공항으로 가기 전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메뉴를 보니 일본 사람이 하는 파스타 집 같아 보였어요. 퓨전 파스타가 주 이고 다른 면류도 몇가지 있더군요. (워낙 작은 동네라서, 아시안 음식점들은 한식/중식/일식을 다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들어가 앉아 인테리어를 보는 순간 '아뿔사.... 실수한 것 같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벚꽃 가지는 완전 일본풍인데, 그 아래 걸려있는 생뚱 맞고 촌스러운 조화+리본. 아마도 일본인이 영업을 하던 것을 중국인이 인수한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라면도 (닭 국물 같아 보이는) 중국 맛.
파스타도 중국 맛. 매콤한 맛을 낸다고 무슨 소스를 넣었는데 무척 중국스러웠어요. 아, 제가 중국 음식 비하한다고 오해마세요. 저 중국 음식도 많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퓨전 중국 음식은 제 취향이 정말 아니에요.
있는 내내 가는 곳마다 만족스럽게 먹고 다니다가 돌아오는 날 실패했네요 😓. 가격 저렴한 편이고 평점도 4.5니까 나름 괜찮게 평을 받는 곳인데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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