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1일차-1 스나이펠스요쿨 (Snæfellsjökull)
원래는 아이슬란드로 돌아온 첫날 11am에 도착해서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를 해질 때까지 구경할 계획이었으나 페로 제도에서 비행기가 10시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첫날 일정이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다행히 그 다음날 골든 서클 (the Golden Circle) 구경 일정을 여유있게 잡아 놓아서 이틀 일정을 조금 줄여 하루에 다 돌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돌아온 날 밤부터 아이슬란드 관광 첫날 점심때까지 다녀온 장소와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A : 케플라빅(Keflavík) 공항 9pm 도착. 렌탈카(rental car, rent-a-car) 빌려 9:50pm 출발
- B : 숙소인 에이드후스(Eiðhús) Apartments 0:05am 도착. 다음날 7:45am 출발
- C : 네스브뢰이드(Nesbrauð ehf bakery) 8:15am 도착. 아침식사.
- D : 키르퀴펫틀(Kirkjufell) & 키르퀴펫틀스포스(Kirkjufellsfoss) 9:25am 도착
- E : 튀팔론산투르(Djupalonssandur) 해변 10:35am 도착
- F : 론트랑카르(Lóndrangar) 11:35am 도착
- G : 캇클레튀르(Gatklettur) 아치(arch) 12:05pm 도착
- H : 케이라바카리 카피후스(Geirabakarí Kaffihús) in 보르가네스(Borgarnes) 1:41pm 도착. 점심식사.
케플라빅(Keflavík) 공항에 도착해서 렌탈카 센터로 갔습니다. 공항 부근에 렌탈카 업체가 많은데요, 구글 리뷰 점수를 보면 Hertz/ Dollar/ Thrifty 등 다국적 기업보다 토종 업체들이 훨씬 좋습니다. 저희가 차를 빌린 Blue Car Rental도 토종 업체중 하나로 알고 있고 가격도 착한 편입니다. 이 업체는 공항 내에 카운터가 없네요. 렌탈카 업체의 차들이 실제로 있는 곳까지 셔틀버스가 있는데 6am-6pm만 운행한다고 합니다.
공항 건물 끝에서 400m 정도의 거리니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짐을 두고 저 혼자 가서 차를 빌려 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중간의 하얀차가 저희가 빌렸던 것과 같은 차종이군요. 1999년 르노(Renault)에 인수된 루마니아 회사 다시아(Dacia)의 Duster라는 소형 디젤 4륜 구동 SUV입니다.
짠돌이 중년 2명이 여행하기로 한것이라 10% 정도 저렴한 중고(used)를 골랐는데, 총 주행거리는 10만 Km 조금 넘어서 기껏 한 2~3년 정도 되었겠지만......... 세상에.... 휠 커버(wheel cover) 좀 보소 😵 영 찜찜해서 남은 차 다른 것 혹시 있냐고 물어보니 BMW X3 하나 남아 있다고 해서, 됐다고 하고 원래 예약한 차를 가져왔습니다. 😓 뭐 엉망인 휠 커버 말고는 불만 없었고요, 가는 곳마다 주차장에서 우리 차 찾기는 좋더군요. 저런 엉망인 휠 커버있는 차가 하나도 없어서 😜
유럽이 다 그렇듯 아이슬란드도 수동 기어차가 많고 자동 기어는 가격이 올라갑니다. 15년 전인가(?) 프랑스 출장 후로 정말 오랜만에 수동 기어차를 운전해 보네요. 처음에 적응하는데 5~10분쯤 걸렸고, 그 후로는 괜찮았습니다. 렌탈카 조수석에 붙어있는 내용 중 흥미로운 점을 좀 살펴 볼까요?
아랫 것부터 보면, "당신의 보험은 바람이 차문을 날려서 생긴 손상을 보상하지 않습니다. 열때 차문을 잘 붙잡으세요." 그 외에도 차 하부도 보상하지 않음, 물/강에서 운전하면 보상하지 않음, 타이어도 보장하지 않음, 남부해변에서 주로 발생하는 모래/화산재 폭풍 조심. 대체 이 나라 차 보험은 뭘 보상한다는거냐? 😡 뭐? 사고난 것은 보상한다고? 아니, 아이슬란드에서 무슨 차 사고가 나, 이 사람아!! (버럭 🤬) <Islandic Humor>에 의하면 사고가 하도 나지 않아 경찰도 사고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제일 위에 노란색 바탕에 "이 차는 F-road에서 운전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여기서 "F"란 아이슬란드어 폇틀(Fjöll, mountains)로서 산악지대를 말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충돌/추돌 사고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대부분은 여행자들이 내는 전복(rollover) 사고입니다.
관광객이나 현지인들이나 대부분의 경우 소위 링로드 (Ring Road)라고 부르는 순환도로를 따라 여행을 하고, 정말 외진 곳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여름에만 개통하는 F-road라는 산악도로(아래 지도의 빨간색 도로들)를 이용해 내륙지대를 들어갑니다. 날씨에 따라 개통 시기가 계속 달라져서, 반드시 도로상황을 확인해야만 합니다. 혹 겨울에 가신다면 일반 도로들도 날씨에 따라 극심한 상황을 겪을 수 있으니 매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겨울철 관련 자세한 내용은 여행 블로거 <토종감자 수입오이>님의 글 참조]
숙소로 가는 길에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북극에 가까운 지역이라 여름이나 겨울이나 소위 말하는 골든 아워 (golden hour)가 2배 이상 깁니다. 풍경 사진가들에게는 축복이지요. 아래 사진들은 대략 10pm~11pm에 걸쳐 찍은 것들.
♪ ♫ ♩ ♬ 해 질듯이 ♫ ♩ 해 질듯이 ♫ ♩ 해 지지않는 ♪ ♫ ♩ ♬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에 있는 내내 바람이 엄청났습니다. 맞바람이면 문이 잘 열리지 않고, 뒷바람일때는 정말 위험한게 문을 잘 잡지 않으면 날아가듯 열려서 차문에 머리를 부딛힐 수도 있고, 옆차를 후려칠 수도 있어 주차시 차간격을 충분히 띄워야 했습니다.
자정 조금 넘어서 숙소인 에이드후스(Eiðhús) Apartments에 도착했습니다. 서약의 집(Oath House)이란 뜻. 아이슬란드어로 후스(hús)는 집(house).
숙박비가 1박에 $115 밖에 안했지만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넓찍하고 깨끗한 숙소라서, 잠만 자고 나오기가 정말 아쉬웠습니다. 다 마음에 들었는데, 방음이 별로 좋지 않은가 봐요. 옆방 사람들 자는 것을 깨웠는지 (조용히 하라고) 벽을 쾅쾅 치더라고요. (아이쿠~~ 죄송 죄송) 그 뒤로 말도 소근 소근하고, 씻을 때나 가방 열을 때 조차도 정말 조심 조심했는데도 계속 신경질적으로 벽을 두들겨대서 너무 미안했어요. Expedia.com에서 평점이 4.8/5로 매우 우수하고 저도 9.5/10점 정도.
아침에 일어나 찍은 숙소의 외관. 밤새 바람이 더 거세져서 오전 내내 아이슬란드의 모진 바람을 원없이(?) 체험했네요.
기상하자마다 일찍 출발해 네스브뢰이드(Nesbrauð ehf bakery)라는 곳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brauð는 빵(bread), bakarí는 빵집(bakery). 빵집이 있는 스티키쉬홀무르(Stykkishólmur)는 관광지가 아니고 인구 1,200명의 (아이슬란드 기준으로) 제법 큰 어촌인데요, 아침식사 할만한 곳이 거의 없는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에서 아침 일찍 여는 곳이라 갔습니다. [월~금 7:30am~3pm, 토 8am~3pm, 일 휴업]
소박한 분위기. 온실처럼 만들어 좋은 테라스가 무척 깔끔했고요,
관광객들을 위해 친절하게, 영어로 재료를 설명해 꽂아놓아준 것이 감사했습니다. 훈제 송어 샌드위치 $6.65
초콜렛 빵 (Pain au chocolat) $2.98
베이컨 빵? $3.19
저희는 달달한 초콜렛 머핀 2개와 햄 들어간 크로아상, 라떼 2잔, 우유 한팩을 주문했습니다. 가격 대체로 착했고, 기대 이상으로 맛도 괜찮았어요.
구글평점 4.5/5.0. 제 평가로는 맛 7/10점, 인테리어 6/10점, 가성비 8/10점.
첫 행선지는 키르퀴펫틀(Kirkjufell) 산과 키르퀴펫틀스포스(Kirkjufellsfoss) 폭포가 있는 곳입니다. kirkju는 교회(church), -fell은 산(mountain), -foss는 폭포(fall). 교회 산이라는 뜻의 키르키펫틀(Kirkjufell, The Church Mountain)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산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의 거의 대부분은 아래 같이 전경에 폭포, 배경에 산을 한 사진에 담는 구도입니다.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ík)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화살촉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도 한 몫을 한듯 하고,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Game of Thrones>에서도 이 산이 몇번 나와서 더 널리 알려진듯 합니다.
실제로 보면 해발 463m의 나지막한 산이라서 경외감이 들 정도는 아닙니다.
폭포는 제 상상보다 좀 더 컸습니다. 낙차가 상하단 각각 5m 정도 되네요. 서쪽 작은 주차장에서 편도 270m, 북쪽 조금 더 큰 주차장에서 140m [왕복 0.3~0.5Km = 7분, 거의 평지. 난이도 1/10]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의 서쪽 끝에 해발 1,446m의 성층화산(stratovolcano)이 있고 그 서쪽 지역은 국립공원입니다. (아래 지도의 왼쪽 1/2) 아이슬란드어로 여쿳틀(jökull, 요쿨)은 빙하(glacier).
북쪽 해안을 따라 중간 크기의 폭포들, 해변, 등대 등이 있는데 오후에 골든 서클(the Golden Circle)까지 다 봐야하는 일정이라서 다 건너 뛰고 남부 해안를 보려고 튀팔론산투르(Djupalonssandur)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아이슬란드어로 산투르(sandur)는 모래(sand). 가는 길 좌우로 거친 현무암들을 가득히 뒤덮고 있는 이끼들이 인상적입니다.
깨끗하게 정돈된 주차장이 있고 산책로가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해변까지 [왕복 2.4Km = 35분, 내리막 고도 약 25m = 아파트 10층. 난이도 1.5/10]
나라 전체가 거대한 현무암(bassalt)으로 뒤덮인 아이슬란드에서도 독특하게,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는 마그마가 큰 바람과 파도를 만나 급격히 굳어지면서 형성된 듯한 제멋대로 생긴 암석들로 가득차있습니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길이 약간의 급비탈이지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기암괴석 사이로 난 길을 내려가면 탁 트인 전경 속에 눈이 시리도록 푸른 북대서양의 바닷물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엄청나게 많은 검은 조개들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바위들의 틈을 메우고 있습니다. 홍합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Iceland Cyprine)
바다에서 마그마가 솟구치다가 그대로 굳어버린듯한 형상입니다. 왼쪽으로는 마그마가 바닷물로 흘러 들어가면서 곧바로 굳어버린것 같고요.
친구가 마침 좋은 자리에서 좋은 포즈를 취해주고 있네요. 감사해라~
무채색 바위로 가득한 곳이라 흑백 필카로 (아니면 Leica Monochome... 쿨럭~) 찍어도 멋진 사진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오늘은 모델로 열.일.해주시는 친구.
다음 볼 곳인 론트랑카르(Lóndrangar)로 이동했습니다. 남쪽 해안도로 따라 서쪽으로 불과 7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비슷한 풍경입니다. 주차장에서 [왕복 0.5Km = 7분, 거의 평지. 난이도 1/10]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해안선이 스코틀랜드 북쪽의 오크니 제도 (Orkney Islands) 느낌과 닮았습니다.
평평한 지역인데, 75m 높이로 난데없이 솟아오른 기암괴석. 본래 분화구의 일부였다가 풍화 작용으로 약한 부분이 다 떨어져나가고 저렇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이끼 외에는 없는 화산암 지역에 작은 섬 하나에만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파랗게 덮고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그 섬 절벽의 하얀색들이 힌트인 것 같습니다. 물새들의 배설물이 화산암에 비료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8Km 서쪽의 캇클레튀르(Gatklettur) 로 갔습니다. 커다란 돌에 구멍이 있는 아치(arch)가 있는 곳입니다. 아이슬란드어로 클레튀르(klettur)는 바위(rock), 캇클레튀르(Gatklettur)는 구멍난 바위 (hole rock)라는 뜻입니다. 주차장에서 [왕복 1.0Km = 14분, 거의 평지. 난이도 1/10]
아래 사진은 핸드폰 잠금화면 배경으로 안성마춤이네요 😄
다시 한번 흑백으로... 이번엔 약간 밝게 하이키(high-key)로...
해안선 따라 하이킹해도 참 좋을 곳이지만, 시간 관계상 하이킹해야 하는 곳들은 죄다 생략하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 관광을 마친 후 골든 서클 (the Golden Circle)로 향했습니다. 점심 시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가는 길에 보르가네스(Borgarnes) 라는 도시에 들렀습니다. 이 도시는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ík)와 스나이펫틀스여쿳틀(Snæfellsjökull, 스나이펠스요쿨) 반도의 중간 지점으로 여러개의 국도들이 교차하는 곳이라서 괜찮은 숙소와 음식점들이 여럿 있습니다.
국도에 가까운 케이라바카리 카피후스(Geirabakarí Kaffihús) 로 들어갔습니다. 아이슬란드어로 바카리(bakarí)는 빵집(bakery), 카피후스(Kaffihús)는 커피집(coffee house). 이 곳 소개는 다음 편 글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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