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바닷가: Davenport Landing Beach

지난 주말에 올해 4번째의 열파(熱波, heat wave)가 캘리포니아에 왔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는 곳은 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수은주가 32도까지 올랐습니다.

 

주일에 성가대 지휘자께서 해변으로 '벙개' 피크닉 가자고 제안 하셔서 4 가정이 함께 갔습니다.  장소는 남쪽 산타크루즈 (Santa Cruz) 윗쪽의 데이븐포트 랜딩 비치 (Davenport Landing Beach)입니다.  예외일 때도 있지만 북가주 해안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류(寒流) 덕에 열파 때도 무척 시원하지요.   낮은 산을 넘어 가야 하는데, 산 정상을 넘어가니 온도계가 푹푹 떨어지기 시작해서 바닷가에 가까와지니 18도 입니다. 😁

 

 

이 날의 행선지인 데이븐포트 랜딩 비치 (Davenport Landing Beach)는 작은 전복 양식장과 대여섯채의 집만 있는 아주 작은 해변입니다.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지요.  석양을 보려고 오후 5:30에 모였습니다.

 

 

비록 절경은 아니지만 경치가 나름 괜찮습니다.   전 바다를 좋아해서 마음이 무거울때면 바다에 가서 멍 때리며 밀려오는 파도를 보곤 하는데, 한적해서 앞으로도 자주 오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동네 주민들의 산책하는 곳이라 개들도 함께 나옵니다.  밖으로 나오면 사람들보다 짐승들이 더 신이 나지요.

 

 

 

이 곳도 갈매기 보다는 펠리컨 (pelican, 사다새) 들이 더 많습니다.   이따금 줄지어 날아가는 펠리컨들이 정취를 더하네요.

 

 

 

오늘의 음식은 지휘자님 아들이 자진해서 도맡았습니다.  예일대학에서 음악으로 석사를 마친 바이올린 영재인데, 베짱이의 본분(?)을 내려놓고 이 날은 개미가 되었습니다. 😜  평소에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요.

 

 

오빠가 열심히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여동생은 편히 앉아서 책을 보며 망중한을 즐기고 

 

 

부모들은 모닥불 옆에 옹기종기 모여 코로나 기간동안 만나지 못해 밀렸던 담소를 나눴습니다.  한 여름인데도 해변이고 이 날 바람이 조금 불어서 꽤 쌀쌀했네요.  (한여름에 샌프란시스코 방문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긴팔 자켓을 지참하세요!!)

 

 

요리의 달인이신 권사님께서 후딱 만들어오신 환상의 겉절이!!

 

 

할라피뇨 고추 넣은 마늘쫑 장아찌도!

 

 

그릴 한편에는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오믈렛이 익어가고

 

 

중앙에는 오늘의 메인인 두툼한 흑돼지 삼겹살이 지글지글~~~~ 겉바속촉으로...

 

 

셰프께서는 그릴에 뭍은 삼겹살 기름으로 현미 가래떡을 굽고...

 

 

담소 나누던 부모들은 모닥불에 포일로 싼 감자 투척!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은 이날 구름이 너무 많이 껴서 일몰을 제대로 보지 못한것이네요.  다시 와야할 핑계 거리는 하나 생겼습니다. 😜

 

음식 담당이었던 두 아들도 이제 정리를 하고 모닥불 옆에서 쉬며 커피 한잔...

 

 

 

많이 어두워 졌네요.  즐거운 3.5시간 짜리 짧은 '벙개' 피크닉을 마치고 모래로 덮어 모닥불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