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 귀한 음식이던 시절
언젠가부터 김밥이 가장 싸게 한끼 때울 수 있는 음식의 대명사가 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편의점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90년대 쯤부터인듯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이렇게 할배 인증 😅, "라떼는 말야....") 김밥은 소풍이나 운동회때가 되어야 먹을 수 있는 일년에 두세번 먹는 특별 음식이었습니다. 사실 집에서 만들려면 손이 꽤 가는 음식이잖아요.
분홍색 물을 들인 가짜 어묵 소세지가 들어가면 최고급 김밥이었지요. 웬만큼 잘사는 집 아니면 평소 도시락에서 분홍 소세지를 먹는 날은 거의 없었거든요.
김밥에 칠성 사이다 한 병이면 세상에 부러울 것 없었습니다. 도깨비 시장에서 구한 미제 캔 소다를 가져오는 부자집 아이들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은 소풍 가방에 병따개 대롱 대롱 달고 왔었지요. 하루 노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 김밥 도시락 먹는 좋은 날을 아이들이 놓칠새라, "비 오면 학교로 오는거다"라는 말은 완전 무시하고 비가 오던 말던 아이들은 소풍 장소로 가곤 했습니다. (비 온다고 학교에 간 사람도 전교에 한 두명 정도 있긴 했어요...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고 😛)
내용물이나 만드는 법을 보면 사실 큰 차이 없는데 일본 후토마키 (太巻き) 는 고급 음식인 초밥 (寿司, 스시) 의 반열에 올려 제법 비싼 돈을 받고 팔리는데, 한국 김밥은 싸구려(?) 음식 취급 받게 된 것이 일상의 축복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하대를 받는 한식의 서글픔인지 헷갈릴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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