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이른 봄 (6) 유노카와 첫 날
홋카이도 이른 봄 (6) 유노카와 첫 날
하코다테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7Km 간 곳에 유노카와(湯の川) 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뜨거운 물이 흐르는 강입니다. 1653년에 큰 효능을 경험한 마쓰마에번 영주의 일화로 이미 알려졌다가 1886년 온도와 용수량이 압도적인 대형 온천샘이 발견되면서 온천마을이 되었습니다.
홋카이도 여행의 마지막 밤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 둔 큰 아이에게 마지막(?) 선물로 유노카와에 있는 와카마츠 료칸(若松旅館)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과거 일본 황태자도 묵은 적이 있고, 2012년 Michellin Guide 홋카이도 특별판에서 별 2개를 받은 바 있는 90년 전통의 료칸입니다.
일본요리 여관 와카마츠(割烹旅館 若松, 캇포료칸 와카마츠)
〒042-0932 北海道 函館市 湯の川町 1丁目2-27番地
정상 가격이면 엄두를 못낼텐데 비수기라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할인 가격에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할인 광고 가격도 너무 비싸 전화를 해서 저희가 생각하는 가격을 제시했더니 안되겠다고 해서 끊었는데, 며칠 후 그 가격에 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료칸 앞 마당에 원천(源泉) 우물을 그대로 보존해 두었습니다.
료칸 이름이 어릴 약(若)자를 써서 '어린 소나무'라는 뜻인데 괴로울 고(苦)자와 제가 헷갈려서 왜 '괴로운 소나무'라고 이름을 지었나.... 했네요. 졸지에 '사관(士官)과 신사(紳士)'를 '토관(土官)과 신토(紳土)'라고 읽고,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을 '말당(末堂)'이라고 부른 JDH 시리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
료칸의 앞부분은 90년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시켰고 그 뒤쪽으로 현대식으로 7층 건물을 연결해 올렸습니다.
1층 인테리어입니다. 구관과 신관 사이에 artrium을 배치했는데 고전적인 멋과 현대적인 멋을 잘 어우러지게 만들었네요.
2층 온천탕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신축한 남쪽 건물이 바닷가가 보여서 저희는 그 쪽으로 방을 잡았습니다.
오른쪽으로 하코다테(函館) 시내와 산이 보입니다. 료칸 앞바다에는 작은 방파제가 있고 물새들이 해변에서 먹이를 찾고... 하코다테 시내도 무척 한적한 편이었는데 이쪽은 한결 더 조용하고 평화로운 광경입니다.
짐 내려 놓고 곧바로 온천탕으로 직행입니다. 이곳도 저희 외에는 손님이 없네요. 다시 방으로 돌아가 카메라 가져다가 몇장 담아봅니다. 욕탕이 해변을 향해 있고 투명한 유리로만 막혀 있어서 밖에서도 보일 수 있습니다만, 바닷가 모래사장도 사유지라서 거니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실내 욕탕과 실외 욕탕 사이에는 통유리 하나 밖에 없어 실내 욕탕에서도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온천욕을 마치고 조금 있다가 해질 녁에 바깥 방파제로 나와 해 지는 광경을 몇장 담아봤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멋있었는데 내공이 미천하여 표현이 잘 안되는게 아쉽습니다.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료칸의 숙박비가 비싼 큰 이유 중 하나가 식사비입니다. 카이세키 요리(懐石料理, 카이세키료리)라고 해서 일본식 코스요리가 나오는데 이 요리의 양과 질에 의해 료칸 숙박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합니다.
코스 음식 가짓수가 꽤 많은데 그중 몇개만 올립니다. 소라고둥과 오징어를 살짝 쪄서 나왔습니다.
성게(ウニ,우니) 난소를 넣은 계란찜(茶碗蒸し,차완무시).
하코다테의 명물인 오징어(イカ,이카)회와, 홋카이도 특산품인 털게(毛ガニ,케가니)찜.
연어구이
디저트로 나온 멜론, 딸기, 얼룩꽈리(cape gooseberry), 유자젤리.
일본인의 당도(糖度)에 대한 집념이 무서운 것은 들어서 알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맛이었습니다. 딸기는 설탕 뿌린듯이 달았고, 생소한 cape gooseberry는 그 뒤로 맛을 못 잊겠어서 보일때마다 몇번 사봤지만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멜론은 얼마나 맛있는지 아이들이 짙은 녹색 껍질 1mm정도만 남기고 빠각빠각 긁어 먹네요. 나중에 도쿄 백화점에서 가장 유명한 시즈오카 멜론이 있길래 사려고 들었다가 한개에 ¥13,000 이라는 엄청난 가격표를 보고 슬그머니 내려놓았다는....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을 듯 2시간에 걸쳐 수랏상 같은 저녁을 먹고 조금 쉬었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전통료칸이라 이부자리 깔고 다다미방에서 잡니다. 잘 먹여놓으니 행복지수가 많이 올라갔는지 평소에 안하던 장난질도 치고 그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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