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이른 봄 (3) 토야코
홋카이도 이른 봄 (3) 토야코
삿포로에서 다음 행선지인 토야 호수(洞爺湖, 토야코)로 이동합니다. 이 인근 지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지옥계곡으로 유명한 노보리베츠(登別)시입니다만, 저희는 번잡함을 피해 한산한 토야 호수로 갔습니다.
토야코(洞爺湖)는 직경이 10Km 정도되는 칼데라 호수로, 2008년 G8 정상회담이 열렸던 곳입니다. 호수 정 가운데(中) 나카지마(中島)라는 섬이 하나 있는 단조로운듯한 풍경입니다.
호수 서쪽으로는 사일로전망대(サイロ展望台), Lake Hill Farm등이 있고, 남쪽으로 쇼와신잔(昭和新山)과 우스잔 로프웨이(有珠山ロープウェイ)등이 있습니다만, 계절적으로도 그렇고 렌트카 없이 가는 것도 불편해, 그저 호텔에서 잘 먹고 잘 쉬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수 남쪽에 호텔들이 많이 있는데 저희는 Lake View Toya 노노카제 리조트(乃の風リゾート)에서 묵었습니다. 일본에서 luxury resort group중 하나인 노구치(野口) 그룹에서 2013년에 직영으로 개장한 호텔로, 일주일간의 여행에서 이틀밤을 좀 고급스러운 곳에서 보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비수기라 이곳도 50%에 가까운 할인을 받았습니다.
교통편은 삿포로 역에서 매일 출발하는 호텔 제공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했습니다. 교통비가 워낙 비싼 일본에서는 이런것도 큰 절약이지요.
셔틀버스는 남쪽 해안 고속도로가 아닌 직선코스의 산악도로를 통해 갔습니다. 조금 높은 고지대로 올라가니, 4월초인데도 숲과 들에 눈이 쌓여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
약 2시간을 달려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고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모던한 건물입니다. 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전 객실이 토야 호수를 향해 있다는 것입니다. 호텔 로비 바로 앞도 전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호수의 전경이 시원하게 한 눈에 들어옵니다.
노노카제 리조트(乃の風リゾート). 〒049-5721 北海道 虻田郡 洞爺湖町 洞爺湖温泉 29-1
서양식 방과 동양식 방이 있는데 저희는 동양식을 골랐습니다. 호수쪽을 향한 벽의 반이 커다란 창문으로 되어 있어 조용한 호수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창 밖으로 멀리 유람선이 가는게 보이네요. 저희는 하루밤 일정이라 멀리서 구경만 했습니다.
High-teen이었던 큰 아이도 조용히 앉아서 풍경을 즐깁니다.
대충 짐을 풀고 9층에 있는 온천으로 직행합니다. 비수기라 텅텅 비어 있네요. 원래 욕탕에서 사진 찍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지만, 아무도 없으니 다시 카메라 가지고 돌아와 맘 놓고 몇장 담아봅니다.
한층을 더 올라가면 옥외 온천입니다. 온천과 호수가 맞 닿아 있는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10층 높이에 있습니다.
형제가 사이좋게 느긋한 마음으로 온천을 즐기고 있습니다. 둘 표정을 보니 이곳에 온 본전은 뽑은듯합니다.
온천욕을 마치고 저녁식사 전에 1층 로비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는데 범상치 않은 audio set이 눈에 들어옵니다. Wadia 860 CD player, JBL SE400 power amp, JBL SG520 mixer, McIntosh XRT26 speaker... Violin 협주곡을 틀어놨는데 소리가 정말 부드럽고 섬세합니다. 볼륨을 충분히 올려서 듣고 싶은 충동을 누르느라 심히 고생했습니다. ㅎㅎㅎ
약 30분간 음악 감상을 하다가 귀 고픔을 참으며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갑니다. 정식 레스토랑도 두개가 있는데 둘째 아이가 연령미달이라 부페 식당으로 가야 했습니다. 클래식 음악 좋아하는 둘째아이와 있는 동안 몇 번 더 내려와 음악 감상했습니다,
로비와 마찬가지로 식당도 전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호수 구경은 원없이 합니다.
크게 중식, 양식, 일식 코너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부페음식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하나하나 나름 맛있게 잘 만들어서 저녁과 다음날 아침 두끼 가족들 모두 흡족하게 잘 먹었습니다.
그 중 특히 돋보였던 아오모리(青森)산 사과를 즉석에서 갈아 만든 쥬스. 아오모리는 홋카이도 남쪽해안에서 츠가루(津軽)해협 바다 건너에 보이는 일본 본토 최북단입니다. 예로부터 일본 최고의 사과 명산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들 모두 4~5잔씩은 마셨던것 같네요.
다음 날 아침도 아침 일찍 잠이 깼습니다. 먼저 일어나 호숫가로 나가 일출 광경을 담아봅니다.
호텔 앞 산책로에 동상 몇개가 있어 찍어봤습니다.
토야 호수를 건너 약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해발 1,898m '요테이 산' (羊蹄山, ようていざん ). 구름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눈덮인 모습이 멋집니다. 북해도의 후지산으로 불리는 산인데, 구름이 좀 개여 행여 좀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거의 1시간을 기다렸건만 개일 생각은 안하고 4월에 안 어울리게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서 포기하고 들어왔습니다 ㅎㅎ
딱 하룻밤 묵은거라 많이 아쉬웠습니다만, 모던한 분위기에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온천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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