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Study (성경 공부)
Bible Study (성경 공부)
성경 공부를 계획하면서 제가 가장 일차적으로 던져보는 질문은 '이 성경의 저자는 이 본문 전체가 얼마 동안의 시간을 들여 읽히기를 의도했을까?' 입니다.
성경은 귀납적(inductive)이지 않고 철저히 연역적(deductive)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 저자의 계획(plot)을 잘 따라가 기록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올바로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메시지를 찾아내는데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저술 의도"에 맞는 tempo로 성경을 읽어내려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구전을 통해 성경이 전수되던 것도 한 이유이겠지만, 성경의 대부분은 narrative(서술)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Setting(상황설정)-characters(등장인물)-plot(줄거리구성)의 3대 요소를 제대로 갖춘 좁은 의미의 narrative만 (창세기, 출애굽기, 민수기,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 역대 상하, 에스라, 느헤미야, 욥기,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요나, 학개,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뽑아도 성경의 40%가 넘고 , 설화체(說話體)의 스타일을 빌린 넓은 의미의 narrative까지 포함 한다면 성경의 85%에 달합니다.
구약성경을 기록한 히브리어는 모음 없이 자음만을 가진 언어입니다. 이 사실은 성경이 소리 내어 읽혀질 때에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를 함축합니다. Narrative 형식의 글을 이해함에 있어서, 기록시 의도된 감정과 분위기를 되살려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 YWAM (Youth With A Mission)의 David Joel Hamilton은 등장인물에 따라 4가지 색깔로 표시해 여러 사람이 함께 연극 대사를 연습해나가듯 읽어감으로 narrative 의효과를 극대화하는 The SourceView Bible이라는 성경을 최근 펴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기록한 단어에 반영되었을 기록 당시의 함축적인 문화와의 gap이 없다면, 성경의 짧은 것은 10분이내, 긴 것이라도 몇 시간 정도에 읽는 것이 가장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론적인 공부도 필요하고, 한 구절 한 구절 깊게 묵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성경공부 교재의 거의 대다수가 그런 면에서 볼 때 지나치게 건성으로, 혹은 지나치게 꼼꼼히 공부하도록 리드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성경 공부 교재중에 상당수가 묵상 위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특히 교단에서 개교회를 위해 제작한 것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시간 많이 들여 잘 제작된 것들이지만, 많은 경우 제게 드는 느낌은 '이 교재를 제작한 사람들은 개인 묵상이나 설교를 열심히 하시는 분들일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룹 성경공부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경 공부를 하다보면 관련된 배경 지식도 있어야 하고 멈춰서서 꼼꼼히 쳐다봐야 할 곳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 속도보다는 적지 않이 늦게 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가 간간히 두번 째 던져보는 질문은 '지금 나는 어디 쯤 와 있는가?' 입니다.
소설도, 영화도, 음악도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해서 읽거나 보거나 들어야만 합니다. 성경도 처음부터 끝까지 섣부른 의미 부여를 하지 말고 전체를 꿰뚫는 의미를 찾아야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QT 방법론이나 귀납법적 방법론으로 작은 분량의 성경 본문을 들여다 보고 해석과 적용을 도출하게 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특히 연습하고 훈련하는 관점에서) 있긴 하지만, 종종 삼천포로 빠지기 쉽습니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성경 공부 인도자는, 참여자들에게 반복해서 뒤를 돌아보며 지금까지 온 길과 현재 위치를 확인하도록 독려하여. 계속 큰 그림을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어야만 합니다. 로마서처럼 꽤나 길고 부분마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책도, 궁극적으로는 한 그림으로 그려져야만 합니다. 만약 한 책에 대한 공부가 끝났는데 참여자들 각자의 머리 속에 그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면 그 성경공부는 잘 된 성경공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떤 결론에 도달하려고 할 때 끝으로 종종 던져보는 질문은 '이 결론이 지식이나 신분에 무관하게 누구나 믿음이 있다면 도출할 수 있거나 혹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것인가?' 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모든 믿는 자에게 차별 없이 주신 말씀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지혜롭고 슬기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누가복음 10:21) 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지식과 공감대를 가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단순히 머리가 좋거나 학식이 뛰어나 끌어낼 수 있는 결론이라면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하셨던 보편적 진리와는 거리가 멀 가능성이 높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날 쏟아져 나오는 많은 신학 서적들이 그 아무리 명쾌한 해석과 독창적이고 통찰력있는 발견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정작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고 삶을 드려 더 헌신하게 하지 못한다면 저는 그 가치가 그리 크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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