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의 위험 요소들

전세계적으로 미친듯한 더위가 휩쓸던 여름이 가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듯 합니다.  해가 짧아져서 7시가 되어도 어둑어둑하고 아침최저/낮최고 기온이 15/25°C.   제가 사는 북가주는 올해 큰 더위가 거의 없이 여름을 지나가서 에어컨도 거의 돌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10월에 있을 인디안 썸머(Indian Summer)만 잘 넘기면 올 더위는 끝일듯 합니다.

 

올해 태어난 메추라기, 사슴, 토끼들도 이제 제법 자라서 아동기를 벗어나고 있어 보이네요.

 

 

꽃은 거의 다 졌지만 열매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이건 인동(忍冬) 딸기(Common snowberry, Symphoricarpos albus)라고 하네요.  보기는 좋은데 유독성이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새들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슷한 모양이지만 색깔이 다른 열매.  피라칸사(Scarlet firethorn, Pyracantha coccinea)라고 전혀 다른 종류네요.  겨울에도 남아 있는다고 하니 앞으로 몇 달은 보겠군요.

 

 

제목에 적은 위험요소 1번입니다.  그냥 산책로인데요, 오른쪽 비탈 곳곳에 어두운 색깔의 흙이 보이시지요?

 

 

말벌(wasp)중에 땅에 집을 만드는 녀석들이 있는데 제가 가는 산책로에도 많이 살아서 가끔 출몰 주의 게시판이 붙어 있곤 합니다.  그래도 떼로 몰려다니는 것은 아닌지라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며칠 전 내려오다가 목을 쏘였어요 😔  날파리들보다 두꺼운 날개질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목덜미가 따끔!!  곧바로 날아가 버려서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가시를 남기지 않았고 주위에 꿀벌은 없는 지역이라 말벌이 거의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알러지 반응은 없어서 통증은 오래 가지 않았고 며칠 동안 조금 가려운 것으로 끝났네요.  그런데 이틀 뒤에 그 부근을 지나가는데 오고 가는 두번 다 또 와서 쏘려고 하는거에요.  이 아이는 왜 이리 공격적인것일까요?  위협을 가한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만 가는건데...   어쨌거나 지역 관리원(rangers)이 일을 열심히 하네요.  말벌이 사는 것 같은 곳에 위 사진처럼 흙을 덮은 것 같더라고요.

 

[출처: https://www.hgtv.com/outdoors/landscaping-and-hardscaping/how-to-eliminate-underground-wasp-hives]

 

위험요소 2번입니다.  9월 중순인데 벌써 나뭇잎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해서 예쁘지요?  그런데 이 나뭇잎이 독초(毒草)인 포이즌 오크(Pacific poison oak, Toxicodendron diversilobum)에요. 

 

 

미국 동부/중부에는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가, 서부에는 포이즌 오크가 가장 흔히 발견되는 독초들입니다.  두 종류 다 이파리에 옻나무(poison sumac)에 있는 우루시올(Urushiol)이라는 기름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옻나무의 이 성분은 잘만 쓰면 항균작용, 방부작용, 방충효과, 항 곰팡이, 면역조절 등 다양한 약효가 있어서 사슴, 노루, 염소들은 그 순을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 만지면 80% 이상이 피부 발진이 생기기 때문에 멀리하는게 상책이지요.  특히 혈액형 O형이 취약하다고 합니다.

 

[출처: https://karashealthcare.com/poison-ivy/]

 

얼마나 많으냐 하면 아래 사진들에서 불그스레하게 보이는 것은 100% 포이즌 오크이고 주변의 녹색 잎들도 50%이상은 아직 물들지 않은 포이즌 오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