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금식 기도원
한국에 있을 때 금요일 밤마다 수유리 산에 있는 영락 기도원에서 만나 산기도를 하던 교회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 멀리 떨어져 지내도,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로 형성된 같은 믿음의 정체성이 있기에 아직도 연락이 닿고 혹 오랜만에 다시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교회에서 기도를 드리지만 더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북가주 금식 기도원 (997 Lockhart Gulch Rd, Scotts Valley, CA 95066) 을 찾곤 합니다. 꼬불 꼬불한 17번 도로를 운전해 가야하는 것 외에는 가는 길도 숲이 울창해 즐겁습니다. 집에서 30~40분 거리에 기도할 곳이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1984년에 레드우드 (Redwood) 숲 속에 처음 열은 이 곳은 연세가 많으신 한인 여자 목사님께서 30년 넘게 직접 나무를 다듬고 노동을 해가며 일구어서 무척 아름답고 고즈적합니다. 이른 아침에 안개라도 끼면 더 멋지고요.
최대 3일간 사용할 수 있는 조그만 개인용 기도처가 있고 수양회 같은 단체로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강당 건물들도 있습니다. 난방 시설이 좋지 않아 겨울에는 좋은 슬리핑백이 없다면 많이 추울 수 있긴 합니다. 개인 기도처에서 전기 히터 사용은 금지되어 있고 전기 담요 정도는 허용을 합니다. 이 삼림 지역에 시설이 더 좋은 다른 수양관들도 여럿 있으나, 이곳으로 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때나 가도 괜찮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출입금지는 꽃을 맘대로 먹어 버리는 사슴들 😅 ) 사용료는 자발적인 헌금을 드리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꼭 깊은 기도를 하는 날이 아니더라도 산책하기만으로도 너무 멋지고 좋은 곳입니다. 아이들 어릴때 가족들과 함께 피크닉 가기도 좋습니다.
봄 여름이면 심어 놓은 예쁜 꽃들도 만발해서 아주 아름답습니다.
아! 금식 기도원이라고 이름 붙었으나, 금식을 해도 되는 곳이지, 금식을 해야하는 곳은 아닙니다. 😜 작은 부엌과 식당이 있어서 허락 받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도원 운영하시는 분들께 만든 식사를 함께 하자고하면 무척 좋아하십니다. 식재료도 가져다 드리면 좋은 선물이 되겠지요.
부근에 Heavenly Roadside Cafe라고 합리적인 가격에 브런치를 파는 카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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