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는 어쩌라고...
정치인들의 부정 부패는 들으면 짜증은 나지만, 뭐 새로운 일이 아니니 그리 놀랍지도 황당하지도 않다. 하지만, 국가의 시스템을 허무는 것이나 나라 기둥 뿌리 빼먹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번 망가지면 복구하고 회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고통과 노력이 소요될지 모르고 어쩌면 폭망까지 갈 수도 있다.
온 국민들에게 욕 먹고 있는 부동산 정책 말아먹은 것... 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몇단계의 수를 전혀 읽지 못하는 아마추어 바둑기사 같은 단세포적인 정책을 연발한 결과이니 보기에 참 거시기 하지만, 의도는 선했다고 쳐주자.
선거철에 맞춰 소득에 상관 없이 전국민들에게 퍼주는 재난지원금... 전세계가 고통 받는 시기에 전국민들 소고기나 사먹고 기운이나 내라는 배려였다고 쳐주자.
하지만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법안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도 해도 이해 불가능이다. 최소 7조 5천억, 최대 28조가 소요될 기간 사업을 가성비 분석 (Cost-Benefit Analysis) 없이 한다는 것이 세계 GDP순위 10위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일년 예산의 5%가 넘는 투자를 하는데, 소규모 주식 회사에서도 임원들이 이런 황당한 경영 방침을 결정 한다면 배임 행위로 쇠고랑 찰 것이 뻔한 일이다. 그런데 무려 나라의 최고 입법 기관이란 곳에서 이런 양아치 같은 짓을 벌이고 있다. 정말 ㅁㅊㄱㄴㅁㅅㄲ 들이다. 더 기가 찬 것은 법안 통과시킨 여당에 질세라 야당도 맞불 놓고 있는 형세다. 정말 부끄럽고 암울하다.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神去なあなあ日常)이라는 소설을 영화로 만든 "Wood Job!"이란 영화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 참나무 한그루 쓰러트리니 80만 엔이에요!
오늘 판 몫을 전부 더하면... 우와~
여기 산을 다 베어내면 억만장자잖아요!
하하 뭐 그런 셈인가?
왜 이런 차 타세요? 벤츠 타자고요. 벤츠!
너 진짜 바보냐? 니가 살아갈 동안밖에 생각 안 하지?
네? 뭐 이상해요?
선조가 심으신 나무를 전부 다 팔면
내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는 어쩌라고?
100년도 못가서 대가 끊겨
그래서 묘목을 계속 심으면서 소중히 키워야 돼
이상한 일 같겠지만 말야...
농부라면 품과 시간을 들여 지은 채소가
얼마나 맛나는지 먹어보면 알아보겠지만
임업은 그렇게는 안 되지 일을 잘했나 못했나 결과가 나오는 건
우리들이 죽은 후야
엉터리 사업이건, 도박이건, 집안에 돈 빼 먹는 자식놈 하나 있으면 집안 하나 말아 먹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들의 눈에는 가족의 미래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 끌 생각만 할 뿐...
정치인들이 일반 국민들을 '개돼지' 정도로 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부산 시장 선거 결과 보면 알겠지. 정말 개돼지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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