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으로 만드는 오랜 필름 사진 느낌
그레인으로 만드는 오랜 필름 사진 느낌
대세는 디지탈로 넘어간지 오래되었지만 오디오 시장에서 LP 판과 진공관 앰프가 조금씩 인기를 올리고 있고, 사진 시장에서도 소수지만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필카 (film camera) 가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습니다.
사실은 카메라도 필름도 100년을 넘는 세월 동안 엄청난 기술 발전을 해왔기 때문에 결과물을 봐서는 디지탈인지 아날로그 필름인지 구분이 어려워진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니아들이 원하는 것은 구분 가지 않는 결과물을 내는 필카가 아닌 확연히 다른 필카의 고유함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역으로 가장 장수하고 있는 필카를 꼽으라면 대부분이 라이카 M3 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1954~1966년까지 생산된 기종이니 평균 60년 정도 된 카메라인데도 상태가 좋은 것은 아직 바디 가격만도 $2,000 정도의 고가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Munkeat Photography]
제조사에서 아직도 부품을 공급해주고 수리도 해주는 것도 큰 이유이겠으나, 거장 앙리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을 위시한 수많은 작가들이 라이카 M3로 담아냈던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사진 출처 : Magnum Photos]
카메라 자체들은 너무 예쁘고 튼튼하고 좋은데, 필름 현상소 조차도 거의 남지 않는 시대에 저 같은 귀차니즘 진사들에게 필카는 시린 추억의 일부로 남아 있을 뿐이지요. 그래도 오랜 필름 사진의 느낌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대안으로 가능한 것이 후보정에서 그레인 (grain, 입자) 을 넣는 것입니다. 필름에는 감광재가 발라져 있는데 아주 오래된 필름 사진의 경우 그 입자(grain)가 크고 고르지 않아서 모래같은 느낌이 납니다.
앞서 썼듯이 요즘 필름은 품질이 좋아 이런 느낌이 나지 않고, 2년 쯤 전에 "필름 사진 '감성'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물 빠진 듯한 저채도 색감', '틀어진 화이트 밸런스', '낮은 콘트라스트' 는 필카의 특성이 아닌 현상액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한국사진의 치부입니다. 어쨌거나 의도적으로 넣는 그레인은 그 나름대로의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저는 후보정 소프트웨어인 라이트룸 (Adobe Lightroom) 을 사용했는데요, 핸드폰에서 사용하는 앱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 TEZZA, Mextures, PicsArt). 라이트룸은 Develop 메뉴로 가서 맨 아래에 위치한 Effects (효과) 의 Grain (그레인) 메뉴에서 할 수 있습니다.
Amount (양) : 입자의 양
Size (크기) : 입자 크기
Roughness (거칠음) : 입자의 배열. 작은 수치는 배율을 균일하게, 큰 수치는 비균일하게 합니다.
그레인으로 만드는 복고풍의 느낌은 역시 흑백 사진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상에서 대비를 쉽게 하기 위해 그레인을 좀 많이 넣었습니다. 위 사진이 원본이고 아래 사진이 그레인을 넣은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위 사진이 원본이고 아래 사진이 그레인을 넣은 것입니다.
칼라 사진이나 풍경 외의 사진에도 적용해볼만 합니다. 그레인 추가하고 어렸을 때의 제 사진이라고 우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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