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 울게 하소서 (Lascia ch'io pianga)
"메시아"를 비롯한 오라토리오 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가진 헨델이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분야는 사실 오페라였습니다. 무려 46개나 되는 헨델의 오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아는 아마도 리날도(Rinaldo) 에서 주인공 리날도의 연인이었던 알미레나가 부르는 "울게 하소서 (Lascia ch'io pianga, 혹은 나를 울게 하소서)" 일 것 같습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에서 비슷하게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위법의 틀과는 달리 깊은 감성을 담아 부르는 이 곡은 헨델과 18세기 동 시대에 살았던 유럽의 카스트라토 성악가 파리넬리 ('카를로 브로스키'의 예명) 의 일생을 담은 1994년 작 영화 "파리넬리" (Farinelli : Il Castrato) 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지요. 카스트라토는 변성기 전의 음역대와 성인 남성의 힘있는 소리를 결합하기 위해 거세를 한 가수들을 말합니다.
파리넬리는 이탈리아 출신이면서 영국, 스페인에서 궁정 가수로 일했습니다. 페르난도 6세의 총애를 받아 스페인에서 오래 머물렀고, 카를로스 3세가 즉위한 후로는 이탈리아로 돌아와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파리넬리가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그가 거세를 했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 오버랩되며 그의 아픔이 전해져옵니다.
심한 노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영화 산업이 중심이 아닌 벨기에에서 제작된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면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수 많은 카운터 테너와 소프라노들이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 중에서도 체칠리아 바르톨리 (Cecilia Bartoli)가 약간 허스키가 섞인 소리로 부르는게 참 좋습니다.
한국인 성악가가 부른 것으로는 조수미씨가 부른 것이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수미의 1년 선배인 신영옥씨가 부른 것이 더 많이 와 닿습니다. 조수미씨는 발성이나 기교는 너무 좋은데 곡의 분위기에 비하면 너무 화려(?)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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