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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고...

  • 2018.12.20 11:25
  • 이것저것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고...



전세계 콘텐츠가 국경없이 공유되는 세상이다.  집에 TV가 있지만 cable을 끊어 놓은지가 10여년은 된 지라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는 일은 없다.  자연 한국 방송도 신문지상을 통해 화제가 되는 것만 골라 가끔 보는 편이다.


백종원이란 이름 역시 신문지상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다.  그가 경영하는 여러 franchise 중 '홍콩반점'이 몇 년 전 이 곳 Silicon Valley에도 열었다.  한 지인이 점심 시간에 거기서 보자고 해서 가게 되었는데 한번 먹어보고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덮었다.


몇 달 전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 2편에 백종원씨의 부인이 출연을 했다.  집에 있는 냉장고를 통째로 스튜디오에 옮겨 놓고 공개를 하는데 그 집의 냉장고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냥 깔끔히 청소, 정돈한 정도라면 방송용으로 준비했다고 생각을 하겠는데, 각양 각색의 채소, 부위별 고기, 심지어는 새우젓 조차도 오젓, 육젓을 구분해 이름과 날짜를 적어 넣은 모습이 마치 깨끗한 편의점 냉장고를 보는 듯 했다.  음식 사업으로 돈 벌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연말은 추수감사절 연휴부터 조금씩 시작된다.  한가한 연휴 때 골목식당을 보게 되었다.  Gordon Ramsay의 Kitchen Nightmares를 모방한 듯 하다.  


음식이 나오면 시각, 후각, 미각의 순으로 꼼꼼히 확인을 한다.  이 과정에서 조리 상의 문제점에 대한 심증을 잡고, 주방 점검을 통해 그에 대한 물증을 확보 한다.  이 과정만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의사가 청진기와 간단한 문진을 통해 얻은 심증을 초음파, CT, MRI등으로 찾는 것 같다.  이런 것은 타고난 후각/미각에, 상당한 양의 공부와 오랜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것이다.


주방 위생을 극도로 중시하는 그의 기본 철학은 참 좋아 보인다.  몇 편 보다 보니 백종원이란 사람이 추구하는 방향이 뚜렷이 보인다.  자신이 franchise로 추구해온 바인 듯 하다.


  • 대중적으로 친숙하지만 독창성이 들어간 메뉴 (여기 아니면 먹을 수 없는 메뉴)
  • 저렴한 가격을 통한 박리다매 (평균 가격에서 10~20% 낮게 책정)
  • 차별화 할 수 있는 적은 수의 메뉴에 all-in
  • 주문 후 음식 나올 때 까지의 시간 최소화

이런 것만 충족시켜도 먹고 나서 "속았다" 거나 "바가지 썼다"는 불쾌한 감정은 최소한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가 경영하는 franchise들이 왜 성업하는지 나름 이해가 간다.  

흥미로운 사실은 알고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 몇 가지를 자신의 식당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주인들이 상당한 심리적 저항을 보인다는 것이다.  상황마다 나름 이유가 있는데, 가장 어려운 사람들은 "내 음식이 맛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위 '자뻑'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다.  식당 뿐 아니라 사실은 일상의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많이 부딛히는 장벽들이다.  문제는 해결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절대 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고 내 자신이 문제의 근원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근(根)이 없는 방정식을 풀고 있는 것 같이...

그의 음식에는 엄청난 비법이 숨어있지는 않은듯 하다.  앞서 적었듯이 그의 맛은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  어쩌면 그가 사업적으로 추구하는 맛은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과 다를지도 모르겠다.  H모씨가 최근 많이 걸고 넘어지듯이 백종원씨의 맛은 설탕과 조미료가 주 베이스다.  그의 입장은 단순명료하다.  "통계적으로 대중에게 appeal 할 수 있는 맛"의 추구.  어쩌면 한국인의 평균 입맛이 그 정도라는 슬픈(?) 방증은 혹 아닐까?  고추장, 간장, 설탕, 조미료를 퍼 부어 강렬한 맛을 내고 거기에 모짜렐라 치즈 투여하면 대충 인기를 끄는...

나도 젊은 시절에는 그런 맛들을 꽤 좋아했던 것 같은데, 한살씩 나이가 늘어갈수록 혀와 몸에서 거부 반응이 오는 듯 하다.  그래서 요즘 한식 중에 끌리는 음식들이 점점 줄어간다.  나의 입맛은 어디에...


저작자표시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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