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濯足)
체감기온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아마도 발인듯 하다. 가는 곳마다 온천 천지인 일본의 경우 마을 중심부에 무료로 족욕(足浴)을 하는 곳이 종종 있다.
지금은 계곡물가 이외의 곳에서는 보기 어려워졌지만, 에어콘이 없던 어린 시절 날씨가 더워지면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탁족을 하곤 했다. 탁족이란 “발을 씻는다‘는 뜻이다. 펌프로 품어 올린 냉수는 제법 차가와서 발 담그고 조금만 있어도 더위가 확 가시곤 했다.
내가 사는 미국 북가주는 습도가 낮아 일년에 한두주를 빼고는 에어콘 없이도 그럭 저럭 버틸만 한데, 그래도 수은주가 화씨 90도 (섭씨 32.2도) 이상 올라가면 창문을 꼭꼭 닫고 있어도 오후 4시가 넘어가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게 된다. 어릴때 생각이 나서 얼음 몇개 넣고 탁족을 해봤더니 효과가 '꽤' 있다. 아이들도 시원하다고 좋아한다.
[사진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