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사진은 광각?
풍경사진은 광각?
통상 인물사진에는 망원렌즈(85mm이상)가, 풍경사진에는 광각렌즈(28mm이하)가 많이 쓰입니다. 풍경에 광각렌즈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단순히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표준이나 망원렌즈로 다 담기에는 너무 넓기 때문입니다.
50mm 표준렌즈 (필카나 full-frame 디카에서 약 47°)가 사람의 시각과 같다고 하는 것은 한쪽 눈의 중심시야에 들어오는 원근감을 기준으로 한 느낌일 뿐이지, 사람의 중심시야와 주변시야를 합친 실제 시각은 위쪽 약 60°, 코쪽 약 60°, 아래쪽 약 70°, 귀쪽 약 100°에 달해, 양쪽 눈을 합치면 180°를 넘어가 버립니다. 그러니 초광각으로 풍경을 담으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고, 사실 대부분의 풍경들은 광각으로 담아 내는 것이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냅니다.

하지만 정말로 웅대한 자연을 만났을 때 광각렌즈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한 화면에 담을 수는 있지만, 눈에 들어오는 그 엄청난 스케일을 초광각렌즈를 통해 축소해 손가락만한 센서에 넣는 순간, 나를 덮칠듯 솟아 눈을 가로막는 그 장대한 절벽과 엄청난 굉음으로 귀를 멍멍케 하는 폭포가 갑자기 아담한 크기의 바위덩어리와 키 높이 남짓한 개울물 하나처럼 작아져 보이면서 그 존재감이 자취를 감춰 버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풍경사진에 준망원렌즈를 종종 씁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그 풍경의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함께 담아야 합니다. 아래의 두 사진은 The President Tree라고 불리우는 giant sequoia입니다. 같은 나무를 찍었지만 사람 한명의 존재 차이로 왼쪽 사진에서는 전혀 그 스케일이 느껴지지 않아 지극히 평범한 사진이 되어 버렸습니다. (촬영과정 설명은 여기)

[출처:
http://www.exceptionallifenow.com/]
관광지라면 사람을 함께 담아도 좋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건물 같은 것을 함께 담아도 좋습니다.

담으려는 풍경에서 아주 멀리 멀리 가서 초망원으로 찍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습니다. 늘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는 아빠진사들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ㅎㅎ

한 장을 찍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땀을 흘려야 하지만 결과물은 가히 '대박'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Arc'teryx라는 outdoor 업체에서 제작한 video를 screen capture한 것입니다. (빨간색 옷 입은 사람들 숨은 그림 찾기) 관광 기념 사진을 찍는게 아니라, 풍경 사진을 찍고 있음을 명심하세요.
멀리 갈 수 없다면, 삼각대를 놓고 여러장을 찍어 panorama 사진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수십장 찍어 합치면 4"x5" 대형 카메라 흉내를 좀 낼 수도 있지요. Photoshop이나 Lightroom에서 쉽게 할 수 있고 Microsoft Lab에서 공짜로 배포하는 Image Composite Editor를 사용해도 됩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 결과물을 보는 것은 큰 media일수록 좋습니다 (27"나 그 이상의 monitor, 대형 print, projector등).
뭐... 아무리 그래봤자, 실제로 보는 것 만 하겠습니까만.... ㅎㅎㅎ
"You have a 50 inch screen, I have this size screen”
from Backpacker Magazine
'사진&동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한다는 것은 (0) | 2016.04.14 |
---|---|
여친 렌즈 (0) | 2016.03.30 |
"국자" 사건의 재구성 (3) | 2016.03.25 |
Food Photography (음식사진) (2) | 2016.03.20 |
흥미로운 신제품: Lens Adapters (2) | 2016.03.11 |
겨울비 (2) | 2015.12.13 |
Photoshop... 그 이전 (2) | 2015.08.09 |
태권도 격파 (2) | 2015.08.06 |
유채꽃 피는 언덕 (1) | 2015.05.17 |
New Trials (1) | 2015.04.2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Food Photography (음식사진)
Food Photography (음식사진)
2016.03.20Food Photography (음식사진)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의 대세는 셀카, 풍경, 그리고 음식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중 음식 사진은 찍는 것이 비교적 쉬운 편이라 (1) 맛있어 보이는 음식 (2) 괜찮은 조명 정도만 있으면 '목적에 부합하는' (엄청 먹고 싶어지는) 결과가 나옵니다. 상업용 사진은 엄청난 조명 장비는 기본이고, 모락모락 김나는 연출을 위한 수증기 발생용 솜, 클립, 양면 테입, 헤어 스프레이, 엔진오일, 식기세제, 구두약, 아크릴, 립스틱 등등을 동원해서 찍는건데, SNS용으로 그런 만행(?)은 저질러서는 안되는 거니까 먹는 음식으로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것만 몇가지 적어 봅니다. 카메라와 렌즈 선정 음식 사진은 준접사 (semi close-up)에 속하므로 바짝 다가갈 수… -
흥미로운 신제품: Lens Adapters
흥미로운 신제품: Lens Adapters
2016.03.11흥미로운 신제품: Lens Adapters 지난 20여년간을 주도한 사진 기술의 백미는 단연 "digital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 핸드폰은 전세계 모든 사람을 사진의 세계로 이끌었고, 저가로 쏟아져 나온 렌즈 교환식 (nterchangeable lens) DSLR과 mirrorless camera는 수 많은 엄마 아빠들을 작가의 반열에 등단시켰습니다. 소위 flagship 기준으로 필카와 비교할 때 가격이 대략 3배정도 올라갔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이전과 비슷하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2012년 하반기에 디카의 기술 수준은 이미 충분함을 넘어 섰고, 이젠 $500 이상만 투자해도 분에 넘치는 camera body들이 널려있어 (아, 물론 lens 빼고 bod… -
겨울비
겨울비
2015.12.13겨울비 옷 젖는 줄 모르는 가랑비 호랑이 장가 가고, 여우 시집가는 비 낙엽을 적시는 비 -
Photoshop... 그 이전
Photoshop... 그 이전
2015.08.09Photoshop…. 그 이전 일본에 갔을 때 들러본 사진 박물관. 규모는 작지만 100여년 간의 귀한 자료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습니다. 한 구석에 필카 시절의 후보정에 사용하던 도구와 예를 전시해 두었더군요. 점묘법으로 보정하는 거라서 "Spotting"이라고 부르는데 사진관에서 찍은 증명사진들은 많은 경우 이 후보정을 거쳐서 나왔지요. 자칫하면 되돌릴 수 없는 원본 훼손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땀 한땀 (?) 손으로 해야 하는 힘겨운 과정입니다. 세상 참 편해졌네요 ㅎㅎㅎ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