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adamia Nuts
Macadamia Nuts
은퇴하시고 타계하셨지만 대한항공 기장을 아버지로 둔 친구가 한명 있는데 이번 일을 보면서 한 자 적었네요.
요즘 짭짤하고 맛있는 마카다미아 넛이 여러 사람 잡는것 같다. 비행기 타면 주는 최고의 간식이자 끝내주는 맥주 안주다. 어렸을때 아버지가 비행에서 돌아오면 아버지 비행가방 안을 뒤져 이 넛을 뜯어 먹곤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대한항공 창업때부터 기장으로 채용되어 입사를 했다. 69046. 이 번호가 아버지 사번이다. 조종사 락커를 가 본적이 있는데 이 번호보다 앞선 번호가 서너개 밖에 없는걸 본 적이 있다. 고정간첩의 납북기도를 막아낸 일도 있었고 삼십대 초반의 기장도 아버지 밖에 없었기에 나름 회사 내에서는 유명한 조종사였던 이가 아버지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부기장이 아버지보다 평균 10살정도 많아 고충이 많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본인 특성상 아부도 못하고 성질도 불같아서 월급쟁이지만 그런거 덜 해도 되는 조종사가 정말 좋다고 여러번 얘기했다.
언젠가 아버지가 집에 만취가 되어 들어 오셨다. 하와이에서 조중훈 회장님을 모시고 왔는데 중역들이 화를 내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내용인즉, 회장님이 탑승하셨는데 나와서 브리핑도 하고 인사도 하라고 인터폰이 왔단다. 이륙준비에 바쁘기도 했지만 비행규정상 나가면 안되는 상황이어서 이륙 후 안전고도에 다다르면 나가서 인사를 하겠다고 했단다.
막상 퍼스트 클래스로 나가 보니 조회장은 허허 웃으며 살갑게 대해 주었는데 주변의 임원들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안해 했단다.
김포에 도착하고나서 온갖 질책과 비난을 듣고 시말서까지 쓰라고 해서 운항본부에서 소리를 지르고 나왔다고 말씀하셨다. "회장님의 뜻이라고 해도 take-off routine을 어기면 어찌 captain 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아버지는 항상 기내에서는 내가 왕이고 그 모든 책임을 진다며 그렇지 않으면 안전한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
거기 까지는 참 멋지고 좋았는데 밤 늦게까지 회사에서 잘릴까봐 괴로워하던 아버지 모습이 정말 생생하게 기억 난다.
호기롭게 규정과 절차를 말했건만 월급쟁이 입장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이었을까? 아마 지금 여러 승무원들이 그런 기분일것이다. 넛 때문에 갑질한 미친X은 원래 그런X이라 생각되서 너무나도 당연한데 사과문 작성한 '갑이 되고 싶은 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임원들이 있는 한 대한항공은 언제나 똑같을 것이다. 물론 조씨 일가가 그런 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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