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선고, 그 후?
한국 시간으로 작년 12월 3일 밤에 벌어진 계엄 해프닝... 소식 들은 지인이 곧바로 카톡을 보내 줬는데 새벽부터 회의 하고 일하다가 점심 시간 지나서야 시간이 나 열어보니, 이미 상황은 종료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10일 후 그 책임을 물어 대통령은 탄핵 소추가 되었다.
10월 말부터 여행 + 출장으로 다녀왔던 내용을 써서 예약으로 걸어 놓은 글들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너무 괴리감이 커서 취소를 할까 하다가, 몇달 미뤄 발행하기도 뭐하고 이왕 써 놓은 것들이니 그냥 발행되게 두었지만 스스로에게 찜찜함은 아직도 남아 있다.
나 포함 꼴랑 4명 남은 이 지역 대학 동기 동창들이 1월 첫째 주에 새해 덕담이나 나누자고 모였다가, 한 명이 "한국 극우들의 생각과 행동은 정말 이해 불가"라며 탄핵 반대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을 꺼낸 것이 방아쇠가 되어 그 중 두 명이 한국 정치판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을 벌였고, 급기야 한 명은 그 날 기분이 상해 단톡방에서 아예 나가버렸다. 절친까지는 아니라도 30년 넘게 알아 온 친구들인데...
내 연령대는 보수/진보가 엇갈리는 세대인지라 내 절친 중에는 극우도 있고 극좌도 있다. 다들 많이 속상해 하며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정치 유튜버 영상들을 보내 오곤 한다. 하지만 1월 첫째 주 일과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질까 걱정되어서 내 생각은 꺼내어 놓지 않는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도 무척 예민하고,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친구들은 자신의 논리라기 보다는 진영 논리에 충실해 보여서, 내 생각을 혹 말한다 하더라도 진지하게 들어줄 귀가 그들에게 없을것 같아 보인다.
"The Show Must Go On" 이니 정치상황과는 별개로 우리의 일상은 계속 그렇게 돌아가지만, 블로그에 일상을 시시콜콜 쓰고 싶은 마음들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시국에 합당한 내 생각이 뭐 변변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글 올려봤자 읽는 사람들의 50%는 불편하게 할것을 생각하니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부터 손끝, 손목, 발꿈치, 둔부 등 몸 곳곳이 시리고 아프다. 앉아 있으면 둔부가 아프니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고 손끝도 아프니 키보드 두드려 글 쓰는 것도 점점 버겁게 느껴져 하루 하루 그렇게 보내다 보니, 어느덧 2달 동안 하나의 글도 올리지 못했다.
탄핵 111일 만에 나오는 심판이 20여시간 남은 지금, 헌재의 판결이 본인의 기대와 다르다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40%가 넘으니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던 국민의 20%이상이 받아 들이지 못할 것이고, 온라인 게시판들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섬뜻할 정도의 수위도 적지 않아 보인다. 기다리던 판결문이 나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현재의 상황보다 더 극렬한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아 보여 무거운 마음이 엄습해 온다. 제발 나의 기우(杞憂)였으면 좋겠다. (2달 만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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