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고백
죄의 고백
"서로 죄를 고백하라" (약 5:16)
죄는 홀로 있는 사람과만 같이 머물려고 합니다. 죄는 사람을 사귐에서 떠나게 합니다.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죄의 세력은 사람에게 더욱더 파괴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에 깊이 말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고독은 더 해로운 것입니다. 죄는 드러나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죄는 빛을 피하죠. 그리고 그 죄를 털어 놓지 않고 어두움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 죄는 인간의 전 존재에 독소를 퍼뜨립니다. 무서운 사실은 이런 일이 경건한 사귐 바로 그 속에서 일어난다는 점 입니다. 죄를 고백 하는 것으로 복음의 빛이 어두운 닫힌 마음 속으로 비쳐 들어 옵니다. 죄는 빛 앞에 폭로 되어야 합니다. 가슴에 간직해 두었던 것을 털어 놓고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십자가에 이르는 길이 뚫립니다.... 형제 앞에 죄인으로 선다는 것은 거의 견디기 어려운 치욕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옛사람은 형제의 눈 앞에서 죽는 것입니다. 처절하게도 한없이 부끄러운 죽음을 죽는 것입니다. 이 같은 겸비는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우리는 형제들 앞에 죄를 고백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는 길을 거듭거듭 강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은 너무 흐려서 이같이 낮아지는데서 오는 약속과 영광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죄를 고백하는 것이 흔히 형제 앞에 죄를 고백하는 것보다 쉬운 까닭은 어디 있습니까?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죄가 없으시어 죄악을 바로 심판하시는 이시요, 모든 불복종을 미워하시는 이십니다. 그러나 형제는 우리와 같은 죄인입니다. 그는 죄가 숨어 깃들이는 밤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보다는 형제를 찾아가는 길이 쉽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 죄를 고백한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는가 제 마음에 물어 볼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죄를 자신에게나 고백하고 제멋대로 자기에게서나 그 죄를 용서하고 마는 것이 아니냐고 제 마음에 물어볼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수없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자리에 떨어지고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는 복종이 아무 힘이 없다면, 그 까닭은 바로 우리가 스스로 자기를 용서함으로 사는 것이지, 우리의 죄를 참으로 용서받음으로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자기에게서나 죄를 용서받는 것으로써는 결코 죄와 인연을 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심판하시면서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아니고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을 때에 자기 자신이 아니라 살아계시는 하나님 앞에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다는 그런 확신을 누가 우리에게 줄 것입니까? 이 확신은 하나님이 우리의 형제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형제는 자기 기만의 사슬을 끊어 줍니다. 형제 앞에서 제 죄를 고백하는 사람은 이미 홀로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의 실재 앞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Dietrich Bonhoeffer著 "신도의 공동생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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