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겨울 (6) 비에이, 시로가네
홋카이도의 겨울 (6) 비에이, 시로가네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롤러코스터길 (ジェットコースターの路)로 가봤다. 나쁜 날씨에 롤러코스터라는 이름에 걸맞는 사진이 절대 나오지 않을거란걸 잘 알면서도, 호기심에 갔다고 할까?
비에이 여행계획 짜면서 날씨가 좋다면 대충 이런 구도로 찍어보겠다고 생각했던건데....
[출처: http://chichitoko.com]
폭설이 내리는 날씨로 인해 이런 사진이 -.-;;; (예상한대로 나온거니까 뭐...)
여담으로 홋카이도의 겨울 눈길 운전에 대해 몇마디 적어보자면...
- 렌트카는 전부 겨울철 스노우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서 운전하고 다니는게 그리 걱정스럽지 않다.
- 대부분의 도로는 부지런히 제설차가 돌아다니면서 눈을 치워주고, 다녀서 위험할 것 같은 간선도로는 아예 눈을 치워놓지 않아 차가 다닐 수 없게 하고, 험한 산길의 국도는 통행금지를 시켜버린다.
- 눈길 사고는 많은 경우 차와 차간의 충돌인데 홋카이도는 낮은 인구밀도에 비례해 낮은 차량 통행수 덕에 이 부분을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눈 없을 때 정도의 속도로 운전하면 된다.
- 혹시 모르니 GPS가 앞에 급한 커브길이 있는 것을 보여줄때는 engine break (저단 기어로 변속해서 감속)로 미리 속도를 줄여주면 좋다.
- 정지했다가 출발할때는 torque가 낮은 2단 기어로 최대한 살살 출발하는 편이 바퀴 헛도는 것을 줄여준다.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아서 혹 좀 헛도는 일이 생겨도 당황할 필요 없다.
- 단, 5° 이상의 오르막 경사에서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스노우 타이어가 있어도 일단 오르막 경사에서 멈추면 2륜 후륜 구동의 차 같은 것은 미끄러지지 않고 출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차라리 어떻게든 U turn을 해서 내려갔다가 다시 오는 편이 낫다.
- 오히려 고속도로가 더 조심스럽다. 대부분 편도 1차선인 홋카이도 고속도로에 간간히 있는 추월선이나 도시 근처 고속도로의 1차선의 경우, 차가 적게 다녀서 바퀴 자국을 따라 얼음/눈에 홈이 패여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 꼭 급하게 가야할 사정이 없다면 차들이 많이 다녀 눈이 없는 차선으로 계속 주행하기를 추천한다.
사계채의 언덕 (四季彩の丘)으로 향하면서 만난 기차 건널목. 눈을 뒤집어 쓰고 달리는 기차는 참 멋지겠으나, 언제 올지 모르는 기차를 기다릴 시간은 없으니 아쉬운대로 철로 사진이나 한장...
꽃밭이 매력 포인트인 사계채의 언덕 (四季彩の丘)은 지나가는 길이라 들러본거지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다. 겨울철에는 눈 덮인 언덕 위에서 썰매타고 노는 winter activity 장소로 변신한다.
이건 2015년 9월 말에 왔을때 찍었던 사계채의 언덕 (四季彩の丘)이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먹을거라도... ㅎㅎ 복숭아 급 당도의 홋카이도 옥수수. 캘리포니아 옥수수도 맛있는 편이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 맛이다.
다음 행선지인 타쿠신칸(拓真館)으로 가는 길. 눈발이 더 세진 산길이 별천지로 보인다.
소박한 농촌 비에이 풍경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아예 이곳으로 이주를 하고 10년 이상 이곳 풍경만을 담아온 사진가 마에다 신조 (前田真三)의 기념관 타쿠신칸. 폐교된 학교 건물을 개조해서 사진 갤러리겸 전시관을 만들어놓았다.
누가 잘못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검색을 해보면 한국말 발음을 99% 탁신관이라고 적어놓았다. 일본말 발음과는 비슷할지 모르나, 탁진관(拓真館) 혹은 척진관으로 읽는 것이 맞는데... 인터넷상의 검증되지 않는 무한 카피의 부작용...
푸른 가문비나무, 은빛 자작나무, 황금빛 밀, 노란 유채꽃, 보랏빛 라벤더꽃등이 어우러진 마에다의 사진을 보면 무엇이 그를 비에이에 붙잡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출처: 여미마's SweetBox]
겨울 임시 휴관 중이라 아쉽게도 갤러리는 들어가지 못하고 건물 뒷편의 자작나무(birch) 숲을 산책한다. 4계절 아무때나 와도 그림같은 사진이 찍힐 것 같은 곳이다. 아까 마일드 세븐 언덕에서 만난 결혼식 커플 여기는 안와주나? ㅎㅎ
시로가네(白金)로 넘어가 청의 호수 (青い池, あおい いけ)에 가 본다. 이 근처에서 호텔업을 하는 켄트 시라이시(ケント白石)라는 작가가 이른 겨울 블루 토파즈색 호수에 이른 눈이 내리는 광경을 찍은 사진이 Macintosh OS X의 바탕 화면 중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겨울철이면 꽁꽁 얼은 호수위에 눈이 덮여 청의 호수는 백의 호수가 된다. 한 겨울에 이곳 사진을 파란색으로 담고 싶다면 삼각대를 가지고 해가 저문 밤에 와야 한다. 관광객들을 위해 새파란 조명을 해 주는데 많이 인공스럽긴 하지만 사진은 예쁘게 나온다.
9월 말에 보는 청의 호수 (青い池, あおい いけ).
청의 호수에서 3Km 가량 남쪽으로 더 내려간 곳에 위치한 흰수염폭포(しらひげの滝).
철교 앞에 주차 공간이 있고 폭포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다리 위로 가야 한다.
다리에서 하류 쪽으로 내려다 본 풍경. 청의 호수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 입자성분이 다량 섞여 있어 물 색깔이 cyan 계통의 녹청색을 띈다.
반대편인 다리 상류쪽에서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폭포.
9월 말에 보는 흰수염 폭포. 이 곳도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매력으로 일년 내내 사랑 받는 곳 중 하나이다.
폭포가 흘러내리는 절벽 위에 위치한 다이세츠잔 시로가네 칸코 호텔.
폭포의 한 구석은 얼어서 거대한 고드름 벽이 되어 있다.
호텔 쪽에서 바라 본 다리. 4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날씨가 흐려서인지 벌써 어둑어둑 해지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호텔로 들어가는 조그만 다리. 오른쪽 가로등은 고장이 났는지 불이 들어오지 않아 포샵으로 수리(?)해주었다.
청의 호수 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해가 완전히 저물기까지 한두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하루 종일 내린 눈발이 점점 세지고, 숙소로 잡아놓은 팬션은 check-in 시간 제한이 있어 조금 망설이다가 숙소가 있는 비에이로 일찍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시로가네에서 비에이로 이어지는 20Km 길이의 일직선 도로 구간을 달린다. 이파리 하나 없이 벌거벗은 나무숲의 가녀린 몸통 위로 사정 없이 몰아치는 눈보라...
저녁식사를 한 고마소바 츠루키 (ごまそば鶴喜).
평소 같으면 냉모밀(자루소바)를 시킬텐데 하루 종일 눈 맞고 다녀서, 뜨거운 국물의 소바와 연어알 덮밥 세트를 시켰다. 고마(ごま)는 참깨라는 뜻이니 깨를 메밀국수 만들때 섞는다는 것 같으데 맛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연어알은 신선했고 뜨끈한 국수 국물 들이키니 몸이 좀 녹는다.
오늘 다녀온 곳의 Map Code 요약
- 롤러코스터길 (ジェットコースターの路) Mapcode: 349 636 064*88
- 사계채의 언덕 (四季彩の丘) Mapcode: 349 701 188*52
- 타쿠신칸(拓真館) Mapcode: 349 704 245*28
- 청의 호수 (青い池, あおい いけ) Mapcode: 349 569 453*47
- 흰수염폭포(しらひげの滝) Mapcode: 796 182 575*25
비에이와 후라노 지역을 다니면서 겨울철이라 문 닫은 곳이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북적 거리지 않으면 역시 비즈니스를 하는데 흑자를 유지하기가 어려운가보다.
1. 제르부의언덕 (ぜるぶの丘).
여기는 원래 꽃밭이니 겨울에 열어도 딱히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 같긴하지만, 건물과 주차장 자체가 아예 눈에 뒤덮여 차를 댈 곳도 없더라는...
Tabelog에서 비에이 랭킹 2위이고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식당으로 홋카이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외식그룹 Lapin Foods 소속이다. Lapin Foods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보면,
- 미슐랭 3스타 Moliere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 부근)
- 미슐랭 2스타 L'enfant Qui Reve (삿포로 모에레누마 공원 내)
- 미슐랭 1스타 Asperges (이곳 비에이) 와 bi.ble (비에이). Maccarina (니세코)
등의 괄목할만한 라인업이 돋보인다. Asperges의 경우 저녁 코스 요리도 ¥3,600부터 시작되니 넘사벽 가격도 아니라서 저녁을 여기서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점심 먹고 들른 비에이 소맥공방 (美瑛小麦工房) 바로 옆 건물이라서 들어가 봤더니 소박한 농촌마을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인테리어에서부터 격조가 느껴진다.
자신있게 공개하는 오픈 키친도 눈에 확 들어오고.
문제는 12~3월은 휴업을 하고 대신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니세코에 식당을 연단다. 홋카이도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다. ㅎㅎ
빵은 만들지만 판매영업은 Asperges와 같은 건물에 있는 농산물 판매점인 비에이 센카이 (美瑛選果)에서 대행한다고 한다.
4. 타쿠신칸 (拓真館)
11~4월에도 10am~4pm까지는 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겨울철 임시 휴관이라는 간판이 서있다.
5. 키노이이카나마(木のいいなかま, "나무의 좋은 친구"라는 뜻)
저녁 먹으려고 타베로그 리뷰 점수보고 찾아간 양식/카레라이스 식당.
분위기 있는 첫 인상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곳도 겨울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써붙였다.
6. 미치노 에키 비에이 오카노 구라 (道の駅 びえい「丘のくら」)
아침에 시간이 좀 남아 구경하려고 들러봤는데 동절기 수리중이라고 이곳도 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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