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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합의 일기 (4) - 멈춰버린 요단강

  • 2020.04.10 08:00
  • 묵상

라합의 일기 (4) - 멈춰버린 요단강


강 건너 진치고 있는 히브리인들 탓에 이곳 여리고 성에 드나드는 나그네들도 전 같지 않게 거의 없어 내가 운영하는 여인숙도 한산하기만 하다.  하는 일도 거의 없다보니 틈만 나면 멍하니 앉아 얼마전 들었던 점토판에 적힌 이야기를 생각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나그네 두 명이 내 여인숙에 들어왔다.  여리고 성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성 분위기에 대해 이런 저런것을 묻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곳 신들에 대한 나의 회의감과 점토판에서 알게된 히브리인들의 신에 대해서도...  


내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듣고 있던 그들은 조심스럽게 히브리인들이 광야에서 겪었다는 기적들을 포함해 많은 이야기를 더 해주면서 자신들도 가나안의 신들은 가짜인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 두 나그네가 히브리인들이라는 것을 직감하여 캐어 물었고 그들은 망설이던 끝에 결국 시인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즉시 나는 그들을 재촉해 지붕으로 데려가 그들을 삼대로 감추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안되어 왕이 보낸 병사들이 수상쩍은 그들을 체포하러 나타났고 나는 그들이 해지기 전에 이미 성을 떠났다고 거짓말을 했다.  


병사들이 요단강 쪽으로 그들을 추격해 떠나고 성문이 닫혀진 후 날이 어두워지자 나는 떨리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숨겨놓은 나그네들에게로 갔다.  숨겨줘 고맙다고 말하는 두 사람에게 나는 "여리고 성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문으로 들어왔던 히브리인의 신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었음을 확인한 후로 자신들의 신에 대한 믿음을 잃었어요. 모두들 이 성이 정복당해 죽을 것을 알고 좌절하고 있지요.  나도 이 성 사람이니 함께 죽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혹 만에 하나 당신의 하나님이 히브리인들 외에도 자신을 믿고 경외하는 사람을 받아들여 새로운 삶을 허락하시는 분이라면 제가 당신들을 숨겨주고 보호한 것을 봐서 저와 제 가족들을 살려줄수는 없는지요?" 물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그들은 "물론이지요.  저희의 목숨을 보호해준 당신의 은혜를 저희가 꼭 갚을겁니다."라고 말했고 그 중 한명은 "제 목숨을 걸고라도 당신과 당신 가족을 구해낼테니 염려마세요.  당신을 제 목숨의 은인으로 우대할것을 제가 맹세합니다."라고까지 말했다.  그의 얼굴은 그가 진심으로 그 말을 하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가 내 손을 꼭 잡으며 "제 이름은 살몬입니다.  잊지 말고 기억해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그 날 밤 나는 성벽 외벽위에 맞붙여 지은 내 집의 창문을 통해 살몬과 그 동료를 밧줄로 달아 내려주며 "추적대가 계속 수색을 하고 있으니 3일간은 산에 숨어 있다가 돌아가세요" 당부했고 살몬은 "곧 침공이 있을건데 모든 가족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집에 모아놓고 창에는 붉은 줄을 반드시 매달아 두도록 해요"라고 말한 후 어둠을 틈타 빠져나갔다.  사흘이 지나도 살몬과 그 동료가 잡혀 왔다는 소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후로 다시 3일이 지나자 다시 성이 소란스럽다.  히브리인들이 드디어 요단강 바로 앞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쳐들어 올 것을 알았지만 추수기에 내린 많은 비에다, 날씨가 풀려 헐몬산의 눈들이 녹아 내린 물까지 합세하여 요단강은 일년 중 어느때보다도 물이 불어 있을 때이기 때문에 설마 최단 거리의 요단강을 향해 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도대체 어쩌려는 건지 구경하겠다고 성내 사람중 많은 사람들이 요단강이 보이는 언덕으로 몰려 갔고 나 역시 그들을 따라 나가봤다.


멀리 모래알 만큼이나 많아 보이는 히브리인들이 대열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 앞으로 궤 같아 보이는 것을 짊어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불어 무섭게 흘러내리는 요단강가에 서 있었다.  도대체 어쩌려는걸까?  히브리인들이나 여리고 성 사람들이나 모두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궤를 짊어진 사람들이 요단강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미쳤구나!!!  저 물줄기에 휩쓸리면 시체도 못찾을텐데...."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그들이 요단강에 발을 담그자마자 그 무섭게 흘러내리던 강물이 멈추더니 멀리 사르단 부근의 아담성 부근에 벽처럼 일어나 쌓이는게 아닌가?  이게 혹시 꿈은 아닐까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지만 생시였다.  지켜보던 여리고성 사람들 모두가 입만 벌린채 넋을 잃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외치자 그제야 모두 정신을 차리고는 앞을 다투어 성으로 뛰어 갔다.


성으로 돌아온 왕은 곧 바로 성문을 걸어 잠그고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하지만 나는 즉시로 가족들을 모두 불러 모아 놓고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었어요.  홍해를 가르고 건너왔다는 말도 진짜에요.  요단강물이 멈추는 것을 나와 성사람들이 똑똑히 봤어요.  히브리인의 신이야말로 천지를 창조하고 만물을 주관하시는 유일하신 참 신이 분명해요!" 말해줬다.  가족들 모두 내 말에 동의했고 우리는 살몬이 말한대로 창에 붉은 줄을 달아내렸다.  이제 왕과 다른 성 사람들이 모르도록 조용히 모여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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