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각 사진 (Wide Angle Photography)
광각 사진 (Wide Angle Photography)
워낙 잘 못하는 분야라 자습하는 기분으로 정리해 봅니다.
통상 35mm film혹은 full frame digital camera를 기준으로 35mm이하의 촛점거리를 광각으로 분류합니다. 16mm 이하가 되면 왜곡이 극단적으로 생겨 둥글게 화상이 잡히는데 물고기 눈과 비슷하다고 해서 어안 렌즈 (fisheye lens) 라고 부릅니다. 현존하는 최대 화각의 광각렌즈는 1972년 Nikon사에서 100여개 정도만 시험제작한 220도 화각의 6mm f/2.8 lens입니다. 워낙 정밀하게 만든 것이고 구하기도 힘들어 작년에 시장에서 무려 10만 파운드에 팔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출처: MIR] 하지만, 크고 비싼 카메라의 독점 영역인 망원 사진과는 달리 광각 사진은 똑딱이나 핸드폰으로도 충분히 입문할 수 있는 저렴한 사진 영역이라는 것이 큰 매력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광각렌즈가 가지는 특징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말 그대로 사진이 찍히는 각도 (angle of view) 가 넓어져 더 많은 내용의 배경이 담깁니다.
- 촛점 심도 (depth of field) 가 깊어져 찍히는 모든 것이 대체로 선명하게 잡힙니다.
- 원근감(sense of distance)이 강조됩니다.
[출처: Tamron USA]
광각렌즈가 애용되는 분야를 고르라면 풍경, 실내/건축, 보도사진등이 있겠습니다만, 그 이유가 광각의 매력때문인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딴지를 좀 걸어보자면...
- 풍경: 눈에 들어오는 광활한 자연을 한 장의 사진에 담으려면 광각은 무척 자연스러운 선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 professional 풍경사진작가들의 상당수는 작은 카메라에 초광각 렌즈를 붙여 찍는 것보다는 대형 카메라 (가장 보편적인 4x5 inch에서 현존 최대 사이즈 20x24 inch 판까지) 에 표준계의 렌즈를 붙여 찍곤 합니다. 확대했을때의 quality도 물론 이유가 되겠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면서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담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역사상 최대 크기의 Mammoth Camera 출처: Blog Historic Cameras]
- 좁은 실내 혹은 건축: 풍경 사진과 비슷한 이유로, 거리는 제한되고 담아야 할 내용은 넓을 때 선택의 여지 없이 광각을 쓰게 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쩔수 없어서 일뿐이란 말도 되겠지요.
- 보도: 과거 수동촛점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에는 일일이 촛점 맞출 형편이 되지 않으므로 조리개 적당히 조이고 목측으로 대충 1~2m 정도에 촛점을 고정 시키고 막샷으로 찍어 그 중 몇장을 건져야 했기에 많이 쓰였을지 모르지만 auto focus가 보편화된 요즘은 보도 부문에서도 광각보다는오히려 paparazzi 들이 즐겨쓰는 초망원이 대세가 아닌가도 싶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광각 사진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두에 언급한 기술적인 설명말고 "광각 사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현장감, 역동성, 웅장, 광활, 박력, 과장, 익살, 풍자, 왜곡, 초현실, 몽환... 이런 뉘앙스들이 풍겨 납니다. 잘만 찍으면 참 멋진 사진들이 나오는데 제 성격 자체가 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보니 잘 찍지도 못하겠고 또 그리 즐겨 찍지도 않게 되네요. ㅎㅎ
[출처: 여기저기 -.-;]
그럼 좋은 광각사진을 찍기 위한 원칙들을 좀 다뤄보도록 하지요. 광각 사진이 어려운 이유를 꼽으라면 너무 많은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조잡한 사진이 되기 쉽다는 점일것 같습니다. 어떤 사진 작가는 말하기를 망원 사진은 뺄셈 (out focusing), 광각 사진은 덧셈 (주제 + 배경) 이라고 설명도 합니다.
- 배경 선정 -- 대부분의 광각 사진은 배경이 무척 중요합니다. 풍경이나 건축사진의 경우는 주제 자체가 되고, 인물 사진의 경우도 배경을 어떻게 담느냐가 주 관건입니다. 따라서 조잡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배경을 골라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하겠습니다.
- 강조점 선정 -- 배경에 존재하지 않는 강조점을 더할 수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것 중 하나를 강조해 주제로 삼을수도 있겠지요.
- 주제 배치 및 앵글 조절 -- 광각 사진은 미술에서 말하는 선 원근법 (linear perspective) 을 극대화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와 같은 공돌이 사진가들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초광각일수록 살짝 앉고 일어나는 것, 좌우로 약간 각을 돌리는 것에 따라 수평선(horizon)과 소실점(vanishing point)이 현저히 바뀌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되지요. 그래서 훌륭한 광각 사진가들은 땅바닥에서 구르고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에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 강조 -- 통상 두가지 방법이 사용됩니다. 첫번째는 강조하고 싶은 주제에 과감히 다가가 크기로 부각시키는 방법이고, 두번째는 강조하고 싶은 것을 대각선 상에 둬서 길이로 (여친들이 좋아하는 ㅋㅋ) 부각시키는 방법입니다. 단 강조점이 인물인 경우 얼굴은 중심 circle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보통 무난합니다.
[출처: HD Wallpapers Best & GBook]
초광각 사진으로 알려진 거장(巨匠)으로는 1983년에 타계한 독일계 영국 사진작가 Bill Brandt를 꼽을수 있습니다. 주로 풍경과 누드를 주제로 한 초현실적 사진들을 찍었지요.
[출처: Joanne Keen Photography]
초광각의 세계는 아직 제게 버겁기도 하고 친숙하지도 않아 개인적으로 준광각 정도 (24~35mm)를 선호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계 미국 사진작가 Elliott Erwitt 이 이런 사진을 많이 찍었지요. 선 원근법과 대기 원근법 (aerial perspective) 을 적절히 섞어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의사전달을 확실히 하기에 적절한 화각입니다.
[출처: Magnum Photos]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 교과서들을 많이 쓰신 윤광준 님의 작품들도 준광각 사진의 참 맛을 일깨워주는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출처: 윤광준의 <잘 찍은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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