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aw of the Excluded Middle - 발췌
Paul G. Hiebert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선교학 학과장)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오실 그 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눅 7:20) 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논리적 증거를 제시하여 답변하기 보다는, 병든 자를 고치고 악한 영을 내쫓는 권능을 보여 주심으로써 대답하셨다. 이것은 대단히 분명히 나타나있다. 그러나 내가 한 때 인도 선교사로서 이 본문을 읽고 그것을 선교 사역에 적용하려고 했을 때,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다. 서구인으로서 나는 합리적인 논증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데 익숙했지, 병들고 귀신 들리고 대단히 가난한 사람들의 삶 속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능력을 증거하는 것은 낯설었다... (중략)
인도 사역 초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상황이 다시금 그와 비슷한 불편한 감정을 갖게 했다... (중략) 몇 주 전에 천연두가 마을에 퍼져 여러 아이가 생명을 잃었다고 했다... (중략) 천연두 여신의 화를 풀어 주고 재앙을 멈추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물소를 제물로 준비하여 제사를 드리게 되었다. 마을 지도자들은 마을의 각 가정을 방문하여, 물소 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들이 그리스도인 가정을 방문했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종교적 신앙에 위배된다면서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중략) 이제 그리스도인 가정의 여자아이 하나가 천연두에 걸리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자기와 함께 가서 그 아이의 치유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 달라고 했다.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려고 무릎을 꿇었을 때, 내 마음에서는 갈등이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기도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배웠고, 신학교에서 기도를 공부했고, 목사가 되어서는 기도에 대해 설교도 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과연 기독교의 하나님이 병을 낫게하실 수 있을까?' 하는 눈으로 지켜보는 모든 마을 사람 앞에서 그 병든 소녀를 위해 기도해야 했던 것이다... (중략)
마술사들이 고쳐 준 전염병의 경우는 어떠한가? 귀신 들린 경우나 저주, 마술, 해코지 주술 같은 것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기독교적 대답은 무엇인가? 종종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이나 의료 선교사들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미 살면서 이런 일을 생생하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다른 대답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다시금 마술사를 찾아 치료를 의뢰하는 것이다... (중략)
서구인들은 우주와 사회 질서를 기계적 관점에서 이해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세계의 기초는 비인격적 힘의 통제를 받는 무생명체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부족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세계가 살아 있다고 본다. 인간 뿐 아니라 동식물, 심지어 바위와 모래, 물 같은 것에도 인격과 의지와 생명력이 있다고 간주한다. 이들의 세계는 결정론적이 아니라 관계론적인 것이다.
내가 성경의 세계관과 인도의 세계관 사이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겠다. 내가 초자연적인 동시에 세상적 존재들과 힘들이 속해 있는 중간 영역이 배제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과학자로서 나는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경험적 세계를 다루도록 훈련받아 왔다. 신학자로서 나는 유신론적 관점에서 궁극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답변하도록 가르침 받아 왔다. 내게 있어서 중간 영역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중략) 결국 나는 그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두 차원으로 나눠진 세계관이 어떻게 해서 서구에 나타나게 되었는가? 중간 영역에 대한 믿음은 17세기와 18세기에 플라톤의 이원론과 유물론적 자연주의에 입각한 과학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점차 사라졌다. 그 결과는 과학의 세속화와 종교의 신비화였다... (중략) 과학은 자연법칙에 있어서의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종교는 자연 질서에 벗어나는 예외적인 것들과 기적들을 다루는 데만 사용되었지만, 이것도 과학적 지식이 증가하면서 줄어들게 되었다.
서구에서 훈련받는 많은 선교사가 중간 영역에 관련된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은 대개 이런 중간 영역을 인식조차 못했다. 부족민들이 악령을 두려워한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그리스도가 그 악령들을 제압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악령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Lesslie Newbigin의 지적처럼, 결국 서구 기독교 선교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세속주의 세력 중 하나가 되었다... (중략)
중간 영역의 질문들이란 무엇인가? 미래의 불확실성, 현재 삶의 위기, 그리고 미지의 과거 등이다... (중략) 어떻게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미래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해야 결혼을 통해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겠는가? 비행기가 추락할 것을 미리 알고 타지 않을 방법은 없는가? 서구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답변하지 않은 채로 남겨둔다. 그런 문제는 사고, 행운, 또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않은 채 그냥 남겨두려 하지 않는다... (중략)
중간 영역의 문제들에 대해서 서구 세계가 더는 답변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서구 선교사가 자신들의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는 아무런 답변을 찾지 못한다.
이 영역의 문제에 대하여 일부 교회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로 성자를 내세우는 교리로 해결하려고 했다. 다른 교회는 인간의 역사 사건들 속에 하나님이 적극 개입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성령론에 관심을 쏟았다. 성공적인 많은 선교 사례들을 살펴보며, 그것들이 이 중간 영역 질문에 어떤 형태로든 기독교적인 답변을 제시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출처] "Anthropological Reflections on Missiological Issues," Baker Book House, Grand Rapids, MI,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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