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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팬 (pan) 의 환상: 종류별 장단점 이해하기

  • 2025.08.10 08:45
  • 쇼핑 가이드

음식 조리용기 (cookware) 는 크게 냄비 (pot) 와 팬 (pan) 으로 나눠서 생각할 때, 냄비로 만드는 음식들 (밥, 국·탕·찌개, 찜, 조림, 면) 은 대체로 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온이고 따라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태울 상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스테인레스 냄비로 대부분의 음식을 만들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팬으로 만드는 음식들입니다.  팬 음식 완성도의 핵심 중 하나가 조리 온도인데, 계란 프라이나 팬케익 같은 저온 요리부터 시작해서 스테이크 같은 고온 요리까지 넓은 범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스테레스는 음식의 들러 붙음 (눌어 붙음)과 그에 따른 세척의 어려움입니다.

 

저희 가정도 요즘 흔하게 쓰는 코팅 팬을 주로 쓰고, 가끔 스테인리스 팬을 사용해왔습니다만, 여러차례 코팅 팬을 말아 먹고난 후에 팬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 현재로서는 모든 요리에 적합한 만능 팬이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일 뿐입니다.
  • 각 재질에 따라 장단점이 뚜렷이 있어서, 사용에 적합한 요리와 부적합한 요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 음식별 최적 온도와 팬의 한계 온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 팬을 사용할 때는 기본적으로 조금이라도 기름을 넣는 것을 가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코팅 팬들 사용 설명서 상당수가 기름을 넣고 요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종류 10"
(25cm)
가격대
평균
수명
눌어
붙는
정도
적합한
요리
부적합한
요리
무게 가용
온도
예열
속도
열
보존
조심할
점
테플론 코팅 (Teflon
Coated Nonstick)
$30~
$150
1년 안
붙음
계란, 팬케익,
생선, 관자
고온 조리
고염분
가벼움 260°C
500°F
보통 낮음/
보통
코팅
긁힘
세라믹 코팅 (Ceramic
Coated Nonstick)
$40~
$230
6개월 안
붙음
계란, 팬케익,
생선, 관자
고온 조리
강산, 고염분
가벼움 250°C
480°F
보통 낮음/
보통
코팅
손상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40~
$200
10년
이상
잘
붙음
스테이크,
산성소스, 볶음
계란,
전, 생선
보통 500°C
930°F
보통 보통 -
무쇠
(Cast Iron)
$20~
$60
반
영구
보통 스테이크,
전, 군만두
산성소스,
설탕
많이
무거움
300°C
570°F
매우
느림
매우
높음
녹슴,
시즈닝
강철
(Carbon Steel)
$40~
$100
반
영구
보통 스테이크,
볶음
산성소스,
설탕
무거움 300°C
570°F
느림 높음 녹슴,
시즈닝
에나멜 무쇠
(Enameled Cast Iron)
$60~
$280
수
십년
잘
붙음
스튜, 카레,
찜, 조림
계란,
전, 생선
많이
무거움
350°C
660°F
매우
느림
매우
높음
에나멜
깨짐
주석 코팅 구리
(Tin Lined Copper)
$430
이상
10년 안
붙음
소스, 크레페,
초콜렛
산성소스,
고온 조리
보통 230°C
445°F
빠름 보통 코팅
긁힘
스테인리스 코팅 구리
(Stainless Lined Copper)
$330
이상
수
십년
잘
붙음
스테이크,
산성소스, 볶음
계란,
전, 생선
보통 500°C
930°F
빠름 보통 -

 

팬을 사용함에 있어 기본적인 원칙들이 있습니다.

  • 종류에 상관 없이 급랭(急冷) 은 절대 금기입니다.  심지어 온도 변화에 극도로 안정적인 스테인리스 팬도, 내부에는 알루미늄, 구리 등이 적층으로 되어 있어 뒤틀림이 생길 수도 있고 변색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가용 온도를 절대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팬에 대해 공부하면서 적외선 온도계로 계속 측정을 해 보았는데, 레인지 (cooktop)에서 달궈지는 팬 온도가 제 상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저희 집에서 사용하는 하이라이트(highlight) 방식의 전기 레인지 경우 최고 레벨이 9인데, 레벨 5로도 아무 재료를 넣지 않는 빈 무쇠팬을 10분 이상 방치하면 팬 중간부 온도가 260°C (500°F) 을 넘어가더군요.  레벨 9로 두면 3분 내로 무려 350°C (660°F) 에 육박을 했습니다.  가정용 오븐 (oven) 의 최고 온도가 300°C (570°F) 인 것을 생각하면 무척 높은 온도지요.   그동안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코팅 팬들이 왜 문제가 생겼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온도계가 없을 경우 간접적으로 과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먼저 소위 라이덴프로스트 효과 (Leidenfrost effect) 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팬이 약 200°C (390°F) 되면 팬에 떨어뜨린 물방울이 작은 구슬처럼 굴러다니면서 증발하지 않는 현상으로, 통상 요리사들이 스테이크 굽기를 시작할 적당한 때라고 권장하는 온도입니다.  더 높은 온도는 기름의 발연 (發煙) 여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식용유 (보통 콩기름, 발연점 232-257°C = 450-495°F) 나 아보카도 기름 (249-271°C = 480-520°F) 이 연기를 낸다면, 코팅 팬에는 문제가 되는 온도입니다.  

 


 

종류별로 부연 설명을 좀 하겠습니다.

 

코팅 팬 (Coated Nonstick Pan)

  • 저렴하고 들러붙지 않아 가장 널리 많이 쓰입니다.  새것은 기름 없이도 계란 프라이가 가능할 정도지만 점차 들러붙기 시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 긁혀 손상되기 쉽고, 부식성의 세제로 인해 통상 식기 세척기가 아닌 손으로 세척해야 합니다.  제조사에서 식기 세척기에 넣어도 된다고 (dishwasher safe) 하더라도 팬 수명이 단축됩니다.
  • 기름 사용을 최소화하고 섬세하게 만드는 음식에 적합 합니다.  계란 프라이, 팬케익, 전, 부드러운 생선 요리에 좋고, 얇은 고기나 짧은 시간에 겉면만 살짝 구워내는 (searing) 관자 요리에도 좋습니다.
  • 팬 기초 재질 (base material) 이 다양한데, 싸고 가벼운 알루미늄 (aluminum) 이 가장 많이 쓰이고, 열 보존력을 높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팬에 코팅을 한 제품들은 가격이 비싸지고 무겁습니다.
  • 코팅 재료로는 듀폰 (Dupont) 사의 상표명인 테플론 (Teflon®) 으로 알려진 불소수지 (Polytetrafluoroethylene, PTFE) 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뛰어난 내마찰성 덕에 음식이 들러붙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합니다.  하지만 긁힘에 취약합니다.
    테플론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테플론 코팅제는 200~300℃의 온도에서 분해되기 시작하고, 360℃ 이상 가열되면 독성이 매우 강한 기체를 방출하기 때문에 고온에 노출되거나 코팅이 긁혀 손상된 경우 즉시 버려야만 합니다.
  •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코팅 재료는 세라믹 (ceramic) 입니다.  이산화 규소 (SiO2) , 탄화 규소 (SiC), 질화 규소 (Si3N4) 등 반도체에서 절연막으로 많이 쓰이는 재료들을 혼합해 사용합니다.  테플론과 같은 유해물질 걱정은 없으나, 마찬가지로 긁힘에 취약하고, 아무리 조심해서 사용해도 코팅이 점차 소실되기 때문에 들러붙지 않는 유효 사용 수명이 무척 짧습니다.  산도나 염분이 높은 요리도 코팅을 손상시킵니다.

 

스테인리스 팬 (Stainless Steel Pan)

  • 가장 내성이 강하고 안정적인 재질로 녹, 얼룩, 긁힘등의 걱정이 없습니다.  식기 세척기에서 세척해도 되는 유일한 팬입니다.  오래 쓰면서 열충격으로 인한 물리적 변형,  표면 변색, 미세한 점 부식 (pitting corrosion),  용접 부위 약화 등으로 교체해야 할 수도 있으나 보통 10년은 충분히 쓰며 좋은 제품의 경우 잘 관리해 쓰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하지만, 들러붙기 쉬워 계란 프라이, 팬케익, 전, 부드러운 생선 등의 요리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적당한 예열과 충분한 기름으로 들러붙지 않게 계란 프라이를 할 수도 있지만 경험이 많은 요리사들 조차도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방법은 중불로 약 180°C (355°F) 까지 예열한 후, 팬을 불에서 내리고 기름을 충분히 넣은 후 1분 가량 기다렸다가 계란을 넣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라이덴프로스트 효과 (Leidenfrost effect) 가 나타나는 시점에서 1.5분 정도 기다리는 것도 대안이 되겠습니다.  계란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보다는 상온에 둔 것이 들러붙을 가능성을 줄여 줍니다. [참고] 스테인리스 팬처럼 반짝거리는 금속은 방사율 (emissivity) 이 낮고 반사율 (reflectivity) 이 높아 적외선 온도계로 측정하면 실제 온도보다 훨씬 낮게 측정되니 주의.
  • 스테인리스 자체는 열전도성이 너무 낮아서 (14.2 W/m.K, 주철은 40 W/m.K, 구리는 400 W/m.K) 내부에 구리, 알루미늄등을 겹친 (ply) 후 겉만 스테인리스로 싸서 (clad) 만듭니다.  보통 3겹 (3-ply) 이고, 고급 제품은 5겹 이상을 사용하는데, 겹수에 비례해서 가격과 무게가 올라갑니다.   

 

무쇠 팬 (Cast Iron Pan)

  •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만드는 주물(casting) 방식으로 고대 로마 시대부터 널리 사용된 재질입니다.  한식의 찌개를 담아내는 뚝배기처럼, 음식의 온도를 테이블까지 유지하는 용도로  일식과 양식 요리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 제일 싸게 구할 수 있는 팬이면서, 잘만 관리하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고, 열보존율이 뛰어나서 고온에서 장시간 구워야 하는 두꺼운 스테이크에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냉동만두 굽는 데도 좋습니다.
  • 다만, 엄청 무거운데다 (12" = 30cm 팬의 경우 3.5 Kg 이 넘음) 손잡이 잡고 들어올릴때는 지렛대 효과로 인한 체감 무게는 3배 이상 올라가서,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갑니다.
  • 사용 직후 잘 씻고 말려서 기름칠을 해두지 않으면 몇 시간내로 녹이 슬게 되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 요리를 위해서는 표면에 시즈닝 (seasoning) 이라 부르는 지방 고분자화합물 (polymer) 박층 (薄層) 형성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행히 요즘 판매되는 무쇠 팬들은 공장에서 이미 시즈닝이 된 (pre-seasoned) 것을 판매 합니다.  이 화합물 층이 사용을 거듭할수록 쌓이기 때문에 오래된 팬일수록 매끄럽게 되어 계란 프라이도 가능하게 됩니다. (좋은 중고 무쇠팬은 새것보다 비쌈)
  • 고기 같은 것을 구울 경우 새 무쇠 팬은 시즈닝을 해도 팬에 넣을 때 들러 붙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온도라서 탄 것이 아니라면) 조금 후 마이야르 (Maillard) 반응이 일어나면서 떨어집니다.  혹 일부 고기가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어도 긁어낼 필요 없이 뜨거운 물에 조금 불리는 것 만으로도 세척이 잘 됩니다.
  • 무쇠 자체는 엄청난 고온에도 문제가 없지만 300°C (570°F) 이 되면 시즈닝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온도가 되지 않도록 주의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산성 식재료 (토마토, 레몬, 식초) 등은 지방 화합물인 시즈닝을 손상시킬 수 있고, 당분이 많은 음식은 팬에 눌러 붙어 세척이 어려워지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강철 팬 (Carbon Steel Pan)

  • 기본적으로 무쇠 팬과 동일하게 철 (iron) 이 주재료라서 장단점 면에서 공통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 다만 부어 만드는 무쇠에 비해 조직이 치밀해서 통상 두께가 더 얇으므로, 무게는 덜 무겁고, 예열 속도는 빠르며, 열 보존율은 떨어집니다.

 

에나멜 무쇠 팬 (Enameled Cast Iron)

  • 무쇠의 최대 단점인 녹과 번거로운 관리를 해결하기 위해 무쇠 표면에 유리질 유약 (법랑, enamel) 을 발라 800°C 고온에서 도자기처럼 구워 냅니다.
  • 스튜, 카레, 찜, 조림 등 국물 있는 요리에 아주 좋은 반면, 에나멜의 표면 장력이 커서 가장 잘 들러붙는 팬입니다.
  • 법랑 (enamel) 이 유리질이라 충격에 쉽게 깨질 수 있으며, 긁힘에 의해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 식기 세척기에 넣어도 되지만 (dishwasher safe) 표면이 조금씩 손상되니 가급적이면 손 세척이 좋습니다.

 

구리 팬 (Copper Pan)

  • 구리 자체는 엄청난 열 전달율을 가져서, 소스, 크레페 (crepe), 초콜렛, 리조토 (risotto) 등 세심한 열 조절을 요하는 요리에 적합합니다.
  • 구리 자체는 유해 물질이라서 주석 (tin) 이나 스테인리스 (stainless) 코팅을 합니다.
  • 주석은 음식이 들러붙지 않아 과거 널리 사용되었으나, 230°C (445°F) 면 녹아 내리고 긁히기도 쉬우며, 약 10년 주기로 다시 주석 코팅을 해줘야 합니다.  (코팅을 하지 않고 섞어 합금을 만들면 놋의 일종인 청동이 됨)
  • 그래서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코팅으로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스테인리스 팬의 장점을 공유하되 열 전달율이 훨씬 높은 팬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들러붙기 쉬운 단점도 공유합니다.  무쇠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는 열 보존율의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뛰어난 열 전달율 덕에 두꺼운 스테이크를 굽는 데도 충분히 좋습니다.   게다가 스테인리스보다는 무거워도 무쇠에 비하면 가벼워서 양식 요리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팬입니다.
  • 단, 무척 비싸며, 구리 표면에 물기가 남으면 곧바로 산화가 되어 짙은색 얼룩을 지저분하게 남기므로 세척 후에는 물기를 즉시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 기본적으로 인덕션 (induction) 이 되지 않으며, 인덕션이 되는 물질을 삽입한 제품은 그에 비례해 구리의 열 전달율을 떨어뜨립니다.

 

기타 재질

  • 알루미늄 (Aluminium) : 싸고 가벼우며 열 전달성이 뛰어난 반면, 내구성이 떨어지고 쉽게 변형, 산화, 변색이 되는데다 잘 들러붙고 무엇보다 음식에 용출되는 알루미늄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알루미늄은 중금속이 아니라 대부분 배출 되지만 중독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입니다.
  • 티타늄 (Titanium) : 티타늄은 스테인리스보다도 가벼우면서 더 안정적이고 튼튼한 재질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스테인리스 팬의 일종으로 팬 안쪽 바닥에 음식이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촘촘한 무늬 (pattern) 의 티타늄 층을 얇게 추가한 팬입니다.  기존 스테인리스에 비하면 덜 달라붙지만, 사용이 계속 되면서 촘촘한 무늬 안에 음식 찌꺼기가 끼게 되는데 완벽하게 닦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점점 쌓여서 조리시 달라붙음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덕션 (Induction heating) 가능 여부

  • 사용이 꾸준히 늘어가는 인덕션 (유도가열, 誘導加熱) 레인지 (induction cooktop) 는 기본적으로 자성(磁性) 을 이용하는 것이라서 팬 밑판에 자성 금속이 포함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자석이 팬 바닥에 붙으면 사용 가능, 붙지 않으면 불가능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자성 금속으로는 무쇠 (cast iron), 강철 (carbon steel),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 (ferritic stainless) 가 있고
  • 비자성 금속으로는 알루미늄 (aluminum), 구리 (copper), 티타늄 (titanium),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 (austenitic stainless)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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