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 공항: 삼엄한 경계 분위기
벵갈루루(Bengaluru, 옛 지명 방갈로르) 켐페고우다(Kempegowda) 공항은 도시 북쪽 경계에서 5Km가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습니다. 벵갈루루의 도시 반경이 약 20Km 정도 되니 무척 가까이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 이착륙 제한 시간 (Curfew Time, Night flying restrictions)이 없어 24시간 운영을 하며, 이에 맞춰 스위스계 면세점인 듀프리(Dufry)가 출국및 입국 양쪽에서 24시간 운영 하고 있습니다.
인도 입국은 비자 면제국이 아니라 사전 발급한 eVisa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일본/UAE 3개국에 한해 공항에서 도착 비자(Visa-on-Arrival)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공항 WiFi 접속 자체는 무료이지만, 입국 심사를 거친 후 수하물 수취대 (baggage claim) 옆에 설치된 무인 발급기에서 별도의 사용권(voucher)을 발급 받아 일일이 입력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WiFi 접속 조차도 여권과 탑승권 확인을 한 사람들에게만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용권에 있는 일련 번호와 암호를 아래 안내문대로 하면 되는데, 입력 항목에 방문객들은 대부분 있을리 없는 현지 핸드폰 번호 등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필수항목은 아니라 사용이 가능했지만 혼란을 일으키는 꼼꼼하지 못한 시스템 운영이라 하겠습니다.
세관(Custom) 통과 지역은 엄청난 짐을 가지고 입국하는 내국인들 행렬로 무척 붐빕니다. 아래 사진은 신고할 것이 없는 사람들 출구이고 찍지 않은 세관 신고 지역은 여러개의 짐을 통관 시키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서 있습니다.
공항은 ‘금 사랑’ 인도인의 정서에 부합하게 온통 금빛으로 휘황찬란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공항 대합실에 수하물을 비닐 랩 (vinyl wrap)으로 둘둘 감는 포장 업체가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어설픈 박스 뿐 아니라 여행 가방까지도 포장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공항 직원들을 신뢰할 수 없어 도난 보호 수단으로 그렇게 한다고 하네요.
공항 건물에 들어오는 자체가 엄격히 통제 되고 있더군요. 군인들은 아니고 Central Industrial Security Force (CISF)라는 준군사 단체가 건물 입구에서 탑승권 혹은 별도 구매한 입장권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건물에 들어가도록 일일이 검사를 합니다. 이유는 기본적으로 테러 방지가 일차 목적이고 부차적으로 잡상인및 노숙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출국자의 경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입국자의 경우 일단 나가면 재입장이 불가능하므로 만약 공항내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다면 절대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됩니다.
탑승 수속은 출발 3시간 전에야 가능한데, 그 시간동안 탑승 수속 로비에서는 WiFi 도 사용할 수 없고 판매하는 식음료도 제한적이고 맛이 없어 많이 불편합니다. 제 경우 새벽 2시 반에 출발하는 항공편이었는데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5시간 전에 갔다가 불편한 탑승 수속 로비에서 긴 시간을 보내느라 좀 힘들었습니다.
출국 검색 X-ray에서도 통상적인 PC외에 오만 잡가지를 다 가방 밖으로 꺼내라고 요구 합니다.
공항만 이렇게 삼엄한 경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제가 묵은 호텔조차도 건물 입구에서 작은 X-ray로 매번 가방 검색을 하고, 금속 탐지기로 한사람씩 확인을 했습니다.
인도가 이렇게 삼엄한 경계를 곳곳에서 하는 것은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그리고 시크교(Sikhism)와 계속 되어온 갈등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1년 전 개봉한 <Top Gun: Maverick>의 짝퉁 인도 영화 <Fighter>에서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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