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싱가포르를 거쳐 인도 벵갈루루(Bengaluru, 옛 지명 방갈로르)에 다녀 왔습니다. 인도에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부분도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습니다.
카르나타카주의 주도(州都)인 벵갈루루는 해발 920m의 고원지대에 있어 같은 위도의 지역에 비해 섭씨 5도 이상 온도가 낮습니다. 후추의 원산지인 농경지대가 인도의 대표적인 대도시가 된 것은 영국 식민지 시대에 인도의 무더위에 지친 영국인들이 비교적 시원한 이곳을 행정 중심지로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갔을 때에도 저녁에 해가 지면 서늘한 바람이 불고 밤이 되면 긴팔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벵갈루루는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로 콜카타(Kolkata, 옛 지명 캘커타)에 비하면 생활비나 평균 급여가 3배 가량 높고 수도인 뉴델리(New Delhi)보다도 높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여전히 최다 인구와 최대 다양성의 나라 인도입니다. 도로에는 고급 승용차와 경운기가 함께 다니고
최고급 고층 아파트 바로 옆에 극빈층의 판자집이 있고
현대식 서구 복장의 IT 업계 종사자들과 전통 복장의 빈민들이 공존합니다.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가는 곳곳에서 들개들을 볼 수 있고 (광견병 주의!)
자동차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 비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3륜 스쿠터 오토 릭샤 (Auto Ricksaw) 를 이용하거나
오토바이 (motorcycle)를 타고 다닙니다.
참고로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마루치 스즈키 (41.7%)와 현대 (14.5%) 가 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신형 차 가격이 ₹ 5.54~14.14 Lakhs (약 $5,500 ~ $14,000, Lakhs는 10만) 로 대도시 거주자의 평균 일년 급여 정도에 달합니다.
이런 운송 수단들은 우버(Uber)에도 뜹니다. (인도 루피화의 환율은 대략 미국 돈 1 센트 = $0.01 정도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 다녀 보면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느낌이 정말 듭니다. 차선, 신호, 깜빡이... 그런 것 지키는 사람 없어 보이고 그래서 모든 운전자들이 쉴 새 없이 경적을 울립니다.
복잡한 교차로에서 신호등은 신호등대로 켜 있고, 실제로는 교통 정리해주는 사람의 수신호에 따라 차들이 움직이는데 완전 중구난방(衆口難防)이라 계속 엉키고, 사고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 보입니다만 다들 익숙해서 그런지 아무도 놀라지 않네요.
이번 여행에 일본, 싱가포르, 인도, 이렇게 차량 좌측 통행 3국을 다녀 봤는데 인도에서는 정말 운전해 볼 자신이 서지 않습니다.
구내 식당의 식기 반납하는 곳. 이 곳에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세수 시설이 되어 있네요. 아시다시피 인도 사람들은 식기(utensil)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으니까 무척 합리적인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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