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지프스" 배우들이 아까운 허접 연출
볼 드라마나 영화를 고를 때 배우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 배우들이 괜찮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서요. 지난주 시작 한 JTBC 드라마 "시지프스"도 조승우, 박신혜, 성동일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해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정말 실망스럽네요. 일단 주인공들 대사나 대화 장면을 보면 1970~80년대의 만화로 만든 드라마인가 싶을 정도로 수준이 떨어지고요, 전혀 웃기지 않은 수준의 허접한 허무함을 쓸데 없어 여기저기 넣어서 흐름의 긴장감을 계속 죽이는군요.
그래도 이왕 보기 시작한거 조금 더 봐주려고 했는데, SF 판타지 액션물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수준의 장면 연출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이게 과연 서기 2021년의 한국에서 제작한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네요. 말이 되지 않는 장면들만 좀 모아 설명하겠습니다.
1회에서 주인공 서해(박신혜)가 미래에서 현재로 오자마자 이미 그녀를 체포하려는 단속국 사람들이 현장에서 무더기로 중무장하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가방이 있지만 당연히 서해는 도망을 치지요. 그런데 추격하는 요원들이 가관입니다. 중무장한 기관총은 폼인지 총 한방 쏘지 않고 아침 구보 속도로 여유를 부리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따라갑니다. ♩♪♫♬ andante andante ♩♪♫♬ 미래에서 온 사람들은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지 탐지기를 가지고 계속 추적을 하기는 하고 결국 서해가 올라가 있는 열차 주위로 포위를 해 옵니다. 그런데 저 거리에서 열차 위에서 앉아 여유롭게 쉬는 용의자는 보이지도 않는가 봅니다. 아, 심지어 드론도 있었어요. 다음 장면에서 서해가 혼자 돌아다니는 것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결국 탐지기를 가지고도 열차 위에 있는 한명을 잡지 못했... 아니 잡지 않았네요.
2회에서는 서해가 은닉한 옥탑방에 단속국 사람들 수십명이 몰려왔습니다. 서해가 여전사 캐릭터이긴 한데, 총기로 무장한 수십명이 쩔쩔 매면서, 총을 쏴 맞출 수 있는 시간에는 빤히 쳐다보고만 있다가 엄폐물 뒤로 가면 그 때서야 총을 쏩니다. 지붕을 타고 옆집으로 도망쳤는데 그집 옥탑에서 다시 딱 걸렸습니다. 총기로 무장한 10여명의 정예요원들이 불과 3미터 거리에 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체포할 생각을 하지 않고 괜히 총만 겨누고 시간 끌다가 지나가는 트럭위로 뛰어내리는 것을 빤히 쳐다만 보면서 그냥 보냅니다.
3회에서는 미래에서 온 암살자가 한태술 (조승우)을 죽이려고 기조 연설장에 잠입했습니다. 아무런 방해물 없이 무방비로 한 자리에 서있는 한태술을 암살자는 무려 7분 동안이나 마냥 기다리기만 합니다. ♩♪♫♬ 그저 바라만보고 있지 ♩♪♫♬ 미래에서 온 여주인공 서해가 나타나 "위험하니 엎드리라"고 소리치고 친구인 에디김이 단에 올라가 조승우를 가리고 나니 그 때서야 사격을 시작하네요. 😂 빗맞긴 했어도 단 위에 무방비로 쓰러진 한태술은 한방만 더 쐈어도 죽을 운명인데 암살자는 한가롭게 한...방....한....방.... 천.천.히.... (시크릿 가든에 종종 언급되된 이탈리아 장인인가봅니다) 단 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총을 쏘다가 서해가 한태술을 연단 뒤에 숨기고 (이 무방비 장면만 무려 1분) 연막탄 터뜨릴 때까지 아주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줍니다.
서해가 한태술을 구하려고 납치를 해 경사진 건물 유리 벽을 타고 도망치고, 그 뒤를 경찰 10명이 추격합니다. 1회의 단속국원들 못지 않은 여유로운 종종 걸음으로... 총은 들고만 있지 절대 쓰지 않고...
건물 끝에 선 두사람에게 다가온 경찰들은 총을 모두 겨누기는 하는데 겁에 질린 얼굴로 투항하라고 권유하다가, 서해가 공포탄 한방 쏘자 10명 전원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는 도망가는 두사람을 무려 30초간 바라보기만 하는군요. 😩 단속국 직원들, 경찰들, 암살자 모두 임무 완수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일관됨을 보입니다. 예비군 훈련가도 이거보단 진지하게 합니다.
아무리 한국 경찰 위상이 그저 그렇다고 하지만, 무슨 액션 드라마를 이 따위로 만드는지 원.... 제가 한국 경찰이라면 이 드라마 보면서 열받을것 같아요. 넷플릭스 타고 전세계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한국 경찰들을 이런 머저리들로 만들어도 되는건지 정말 창피하네요. 조승우 얼굴을 봐서라도 좀 시청해줘야 할텐데, 짜증나서 더 이상은 못보겠습니다.
제작비 무려 250억 들었다는데, 조승우, 박신혜 출연료가 240억 들어간건지.... 11년 전에 만든 아이리스의 액션씬과 비교해 보면 쌍팔년도에 만들었다고 보기에도 어설플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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