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도 없는 라이카를 갖게 된 사연
팔자에도 없는 라이카를 갖게 된 사연
발단은 2015년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카메라에 그닥 관심 없던 마눌님께서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사진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지가 좀 되었었지요. 제 DSLR로 찍으면 사진은 마음에 드는데 본인이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겁고, 핸드폰이 가볍고 아무데서나 찍기 편한데 사진은 마음에 들지 않고...
그러던 어느날 인터넷에서 Leica X 를 발견하고는 직접 한번 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Leica는 가성비(?)가 너무 떨어져서 한번도 사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나들이 겸 모시고 San Francisco에 있는 Leica Shop에 갔습니다.
원래 목적은 이 녀석 (Leica X Typ 113) 보러 간 건데요,
막상 가보니 이 녀석 주위의 다른 녀석들이 눈에 확 들어오고 말았지요 😅
전통의 flagship M의 위용과 비교하니 X가 갑자기 좀 초라해졌습니다.
그리고 한술 더 떠 그 옆에는 창립 75주년 기념으로 1989년에 Karung이라는 뱀가죽으로 만든 M6 Platinum...
게다가 차마 꺼내 보여달라는 용기 조차 나지 않았던 M mount 발표 60주년 기념 M Edition "Leica 60"... 명품 핸드백에는 관심 전혀 없는 마눌님께서 왜 여자들이 명품 백 타령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결국 보러 갔던 Leica X는 안중에도 없어지고 사악한 가격의 M series에 눈만 버린채로 돌아왔지요. (저는 돌아오는 길에 가슴을 조용히 쓸어 내리고 있었고요 😜 )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기종 Leica Q가 발표된 것입니다. M과 비슷한 자태에 가격은 Lens 에 바디를 무료로 주는듯한 파격적인(?) 가격.... 발표가 되자 마자 많은 사람들의 상당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 마눌님도 그 중의 한명이었지요. 발표된지 9개월 정도 되어 충분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자 마눌님께서 이 Leica Q 를 제 생일선물로 사 주시겠다네요. 레알 진심??
주문을 넣고 입고 되기까지 3주를 기다려 드디어 카메라를 받았습니다. 제 팔자에 Leica를 갖게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후기] 그 후로 며칠간 제 손에 있던 Leica Q는 마눌님의 손을 거의 벗어나는 일 없이 마눌님 가는 곳마다 핸드백 안에 동행하고 있습니다. 😜 저는 제 팔자에 어울리는 Nikon DSLR ㅋㅋㅋ
[훗날 공개된 X 파일] 마눌님께서 너무 너무 사고 싶어하는데 가격이 워낙 사악한지라 차마 지르지 못하고 몇달을 망설이더군요. 그래서 제 생일선물로 사라고 부추켰습니다. 같이 쓰면 되지 않느냐고. 전 원래 생일이니 뭐니 관심이 없고 선물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한 30년 쓰면 Jim Marshall의 카메라 같아지려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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