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book Pro 수리후 재활용
Macbook Pro 수리후 재활용
작년에 큰 아이에게서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중간고사 (mid-term)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Macbook Pro 2012년) 가 먹통이 되었다는 것이다. "?" 표시의 folder가 뜬다는 증상을 들어보니 하드 드라이브가 손상되어 인식이 되지 않는듯 했다.
다행히 작성중이던 문서들은 cloud에 저장이 되어 있기는 한데 쓸 수 있는 공용 컴퓨터가 많지 않다고 하고, 구입한지 4년 반쯤 되었던 터라 새 컴퓨터를 주문 해주었다.
나는 '맥빠'중의 한명이다. 5.25" floppy disk를 넣어서 booting 시키고 흑백 monitor에서 간단한 word processor 정도를 쓸 수 있던 XT/AT PC가 나오기 시작하던 1980년대 말. 회사에 한 대 있던 Macintosh SE를 보고는 충격을 먹었다. Color monitor에 3D golf game이 돌아가고 있던 것이다. 엘렉스 컴퓨터라는 회사에서 한국내 독점공급권을 가지고 무지막지한 가격으로 횡포를 부렸기에 감히 개인용으로 사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Macintosh라는 사과는 내 머리 속에 각인 되었다.
미국으로 유학 와 지인에게서 중고로 산 Macbook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후로 집에서 쓰는 모든 컴퓨터는 Mac이었는데, upgrade된 OS가 버겁거나 더 이상 지원되지 않아 못쓰게 되었지 단 하나도 고장나서 버린 적은 없었다. Mac이 미국에서 생산되던 시절 고장률은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낮았고, 지금도 Apple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경쟁사들보다 몇배 까다로운 Quality 기준 때문에 고생을 엄청한다고 하니, 고장이 적은 것이 당연한 듯 하다. 몇 개 되지 않지만 컴퓨터 외에 사용했던 iPod도 5년 쓴 후 battery 수명이 다해서 버린거였고 iPhone 6도 홋카이도의 겨울에 겪은 battery 문제 말고는 3년 반째 큰 불만이 아직 없다. 삼성 Galaxy의 광팬인 큰 아이의 경우 초기 모델들 모두 1.5년 쓰면 다행이었다 (다행히 S6 부터는 현격히 좋아진 듯 하다)
어쨌거나 나로서는 고장으로 못쓰게 된 첫 Mac 이라 버리지 말고 나중에 방학되면 집으로 가져오라고 했다. 몇달 후 가져온 것을 외장 드라이브로 booting을 시켜서 Disk Utility로 확인해 보니 HDD 고장이 맞다. 외장 드라이브로 문제없이 잘 작동을 해서, HDD를 교체해 보기로 하고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 SSD를 하나 주문했다. 교체는 YouTube를 참조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작업이었다.
새 SSD를 넣었는데도 같은 error가 발생한다. 중단해야 할지 다른 부품을 교체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확률은 좀 낮지만 연결 cable도 손상되었다고 가정하고 교체를 했더니, 드디어 정상 동작을 한다!!
그렇게 수리를 해서 유사시에 쓸수 있는 spare Macbook으로 몇 달을 두었는데 생각보다 자주 쓸 일이 없었다. 내가 집에서 주로 쓰는 컴퓨터는 iMac이다. 화면이 크고 color calibration이 완벽해서 사진 보정을 하는데 적격이긴 한데 이걸 산 이유는 단순히 개인용 컴퓨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2014년부터 회사 컴퓨터에 어떤 다른 software도 설치를 못하도록 막아버리고나니, 아주 가끔이지만 사용하게 되는 한국 민원24, 은행등에 필요한 인증서 설치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012년에 산 36M pixel의 D800 사진을 보정하면서 많이 아쉬웠던 차에 그 핑계를 대고 iMac을 질렀다.
그런데 한국인이 Mac을 쓰다보면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Windows가 필요한 1~2%의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Parallels라는 프로그램에 Windows 7을 얹어 사용해 왔다. 문제는 Windows와 달리 Mac OS X는 1년에 한번씩 upgrade가 되는데 그 때마다 Parallels도 upgrade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큰 돈은 아니지만, OS X를 upgrade하지 않고 10.9 Mavericks으로 4년 반을 그렇게 버텨왔다. 그러던 중 거래하는 미국 은행 site가 internet browser를 upgrade하지 않으면 더 이상 access가 안 되게 되었고, 그러려면 OS X 자체를 upgrade해야만 했다. 수리한 Macbook은 새 OS가 있어 쓸 수는 있는데 자주 써야하는 사이트이다보니 많이 불편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수리한 Macbook에 bootcamp + Windows 10을 설치해 거의 Windows 전용으로 쓰고, 아주 가끔 쓰게 되는 Parallels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무상으로 Windows upgrade해주던 시절에 Parallels 때문에 Windows 7으로 그냥 버티고 있었기에, 지금은 돈을 지불하고 사야만 하기는 한데, 다행히 eBay에 보니 중고 PC에서 uninstall한 것을 싸게 파는 European seller들이 있다.
"It is legal by EU law to sell used licenses. The software licenses are obtained legally through uninstalling from PCs which no longer require them and it is legal to sell used licenses under EU law."
작업 순서는
- Disk Utility를 이용해 Mac SSD를 "Mac OS Extended (Journaled)"로 formatting (BootCamp쓰려면 필수 사항)
- 가장 최신 OS X (10.13 High Sierra) 설치
- Boot Camp Assistant를 실행해서 SSD를 partition
- Windows를 install할 partition을 NTFS로 fomatting
- Windows install
별 문제 없이 잘 끝났다. 비용은 총 $116.79. Battery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는데 2~3년 더 쓸 수 있으면 본전은 뽑겠지.
- 250GB SSD $97.99
- Hard Drive Cable $10.30
- Windows 10 Pro $8.50
[PS]
사소한 것이지만 Mac을 쓰다가 Windows를 쓰면 mouse나 trackpad에서 scrolling할때 reaction이 반대로 일어나서 순간적으로 혼돈을 일으킨다. (Mac은 핸드폰에서 하듯 해당 화면을 "밀어서" up/down하고 Windows는 upper/lower "화면 자체"를 보여준다).
Mac을 Windows처럼 하는 것은 System Preferences > Mouse (or Trackpad) > "Scroll direction: natural"을 uncheck하면 간단히 되지만, Windows의 경우 regedit를 써서 registry를 직접 수정해야 만 하는데 고쳐야 할 곳이 많아 번거롭기도 하고 초보자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난 Mac 방식이 더 편해서 찾아보니 한 착한 개발자가 FlipWheel.exe 라는 조그만 프로그램을 써서 공유했다 (download 페이지는 여기). 써보니 잘 된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
[2018년 12월 Update]
최근 들어 internet 속도가 좀 늦다 싶었는데, 하루 종일 간간히 멈추더니 급기야 완전히 멈춰 먹통이 되어 버렸다. 다시 외장 drive로 booting해보니 컴 자체는 괜찮고 다시 storage쪽 문제다. 설마... 1년 반 밖에 안되었는데... 하는 마음으로 검색해보니 SATA cable이 2012년 모델의 고질적인 문제란다. 개선했다는 cable (model# 604-07597)을 eBay에서 구입해 수리했다. 이젠 좀 편하게 살게 해다고...
[2019년 9월 Update]
SATA cable은 더 이상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다. 다만 Boot Camp로 해도 Windows로 booting하면 sleep 상태에서 battery 방전이 엄청 빠르다. 그래서 OS X native로 booting하거나, Windows일 경우 sleep 대신 hibernate를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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