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사진 (Snow Photography)
눈 사진 (Snow Photography)
사진 이야기 쓴 지가 꽤 되네요. 밑천이 달려서 그렇습니다. ㅎㅎ
4시간 운전해서 가지 않으면 눈 구경할 수 없는 동네에 사는 제게는 자주 접하는 주제이진 않지만 눈 사진에 대해 한번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사진도 그렇습니다만, RAW로 찍은 후의 간단한 후보정은 좋은 눈 사진을 만드는데 도움이 꽤 많이 됩니다. 왜냐구요?
눈....하면 머리 속에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나요?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수북하게 쌓여버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덮인 세상,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 일본영화 러브레터, 한국드라마 겨울연가,... 다양한 장면들이 있지만 어쨌건 눈이 눈처럼 보이려면 순백으로 찍혀야만 할텐데 보통 사진 찍듯 찍으면 눈사진은 종종 회색에 가깝거나 푸르딩딩하게 찍힙니다. 회색으로 찍히는 이유는 카메라의 적정노출 자체가 18% gray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온통 흰눈으로 덮인 설경을 찍으면 눈 자체를 18% gray로 만든다는 말이지요. 푸르딩딩하게 나오는 사진은 흐린 날씨나 그늘에서 찍을 때 일어납니다. Auto white balance가 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으므로 이런 상황은 여전히 종종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디카는 금방 확인이 가능하니까 여러번 찍어보며 조절하면 되겠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은 경우, 잘 나오지 않은 사진도 후보정에서는 얼마든지 살려낼수 있습니다.
아래의 왼쪽 사진 2개는 통상 말하는 "적정노출"로 찍은겁니다. [출처: 담양군 포토뉴스] 결과적으로 눈이 회색으로 보여 깨끗한 설경의 느낌이 반감하지요. 사진의 분위기를 약간 꿀꿀하게 가져갈 의도라면 뭐 그것도 괜찮겠습니다만, 아래 예제의 경우는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오른쪽 사진은 brightness만 1~2 stop 정도씩 조정한 결과입니다. 결과적으로 high key가 되면서 눈이 덮은 곳의 많은 부분은 white hole처럼 되어버렸습니다만 저는 눈 내린 날의 느낌이 더 잘 살아나 이런 편을 더 선호합니다. JPEG이 아닌 RAW로 찍은 것이라면 조금더 세밀한 조정을 통해 눈의 계조도 잘 살려낼 수 있을겁니다.
눈 사진은 크게 color를 강조하는 계열과 수묵화와 같은 흑백 톤을 강조하는 계열로 나뉩니다. Color를 강조하는 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환경은 폭설이 내리고 난 직후 맑게 개인 아침이라면 최상의 조건이라고 하겠습니다. 빛이 풍부하고 조리개를 충분히 조여야 색이 잘 살아나기 때문이지요. 아래 두 사진은 같은 위치(북해도의 비에이라는 곳)에서 비슷한 구도로 찍은 것이지만 결과는 많이 다른데, 그 이유는 카메라의 차이도 실력의 차이도 아닌 단지 빛의 차이입니다. [출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색의 나무] 왼쪽 사진은 맑은 날씨에 순광으로 찍은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구름때문인지 아니면 시간대가 그런건지 모르지만, 사람을 포함한 설경 전체가 그늘에 있어 눈의 질감도 떨어지고 앞서 말한대로 푸르딩딩한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
눈 자체가 하얗기 때문에 원색에 가까운 아무것이나 큰 대비가 되어 보입니다. 알프스처럼 눈 덮인 산이 꽃이나 숲 등과 함께 공존하는 환경이 아닌 한 설경을 찍을 때 가장 쉽게 대비를 만들수 있는 것은 하늘입니다. 원색에 가까운 새파란 하늘을 만들기 위해서 PL(편광) 필터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편광필터의 효과는 태양과 직각방향으로 사진을 찍을때 가장 극대화 됩니다.
[출처: 산다람쥐]
원색 계열의 포인트를 인위적으로 삽입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윗 사진은 영화 "오페라의 유령"중 한 장면입니다. 눈이 약간 내리는 겨울밤, 주인공 다예의 코트와 그녀가 들고 있는 한송이의 붉은 장미가 눈과 좋은 대비를 이룹니다. 아래 사진도 비슷한 개념으로 모델에게 붉은 상의가 사진의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출처: 여행사진 닷컴] 스키복에 원색이 많은 것이 이런 이유가 혹 아닐런지요?
새파란 하늘, 빨간 보드, 노란 자켓... 아래의 사진들은 스키나 스노보드 사진중 아주 흔한 종류입니다만 아마추어들은 도전하기 좀 부담스럽지요. 일단은 저런 상황을 연출해줄만한 모델이 없으니까 ㅎㅎㅎ 저런 사진을 찍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나열한다면, 우선 엄청난 양의 눈이 덮인 배경과 구름한점 없는 쨍한 (그러나 추운) 날씨가 있어야 할테고, 새파란 하늘을 위한 편광필터, 속도감 있게 찍기 위한 고속 셔터 + 쨍하게 찍기 위해 왕창 조인 조리개, 끝으로 엄청 센 플래쉬가 필요하겠습니다. Joe McNally같은 사람은 Speedlight를 4개정도 묶어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나서 줄창 찍다보면 그 중 몇장은 건지겠지요.
[출처: SnowSkool]
날씨가 흐릴 때는 색이 탁해져서 color를 강조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굳이 원한다면, 후보정에서 vibrance나 saturation을 올려주는게 도움이 됩니다만 흑백톤으로 가는 것이 차라리 나을수 있습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광경, 적막과 고독이 묻어나는 정적인 풍경등은 이런 흑백톤이 잘 어울리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여행사진 닷컴]
[출처: 한국 Sony Alpha Camera 광고]
그 외에 몇가지 더 적는다면
눈 내리는 장면은 - 다소 어두운 뒷 배경이 필요. 눈송이 자체가 작으므로 광각보다는 망원계열이 유리함.
흩 날리는 눈은 - 1/60 sec 이하의 slow shutter로 하되 너무 느리면 빗줄기처럼 보일 수 있으니 조금씩 바꿔가면서 실험해봄. 핸드블러 나지 않게 조심하고 필요하다면 삼각대 사용도 고려.
함박눈은 - 플래쉬를 쓰면 눈발이 확실히 표현되어 좋은데, 인물이 들어간 상태라면 상관 없겠지만 풍경으로 찍을 때는 너무 어두운 시간에는 눈만 점 찍힌것처럼 허옇게 나와버리니 저녁이나 밤에는 별로 추천하지 않음.
'사진&동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ldflowers (2) | 2015.03.29 |
---|---|
Portrait of Twins (4) | 2015.03.16 |
White Balance를 쉽게 (1) | 2014.10.08 |
실내 인물사진 (In-Door Portrait) (2) | 2014.04.05 |
향후 카메라 업계 판도? (4) | 2014.03.05 |
Collodion Wet Plate Photographs (2) | 2014.01.10 |
Flash Photography -- Modifiers (2) | 2013.09.15 |
Flash Photography -- Bounce & Sync (0) | 2013.09.14 |
Summer 2013 in San Francisco & Napa (1) | 2013.08.18 |
Flash Photography -- Background First (3) | 2013.07.1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실내 인물사진 (In-Door Portrait)
실내 인물사진 (In-Door Portrait)
2014.04.05 -
향후 카메라 업계 판도?
향후 카메라 업계 판도?
2014.03.05 -
Collodion Wet Plate Photographs
Collodion Wet Plate Photographs
2014.01.10 -
Flash Photography -- Modifiers
Flash Photography -- Modifiers
2013.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