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그리고 휴식
잠 그리고 휴식
(나만 그런것은 아니지만 -.-;;) 나는 잠을 자는 시간이 참 좋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을 '쉼'이 필요로 한 존재로 만드셨기에 매 7일에 하루의 안식일, 매 7년에 일년의 안식년, 그리고 매 50년에 일년의 희년을 명령하셨다.
잠을 자라고 명령하신 적은 없으시지만, 숨쉬는 것, 마시는 것, 먹는 것, 배설하는 것등과 매 한가지로 우리는 자연스레 잠을 잔다. 보통 어린 아이들은 잠 자기를 싫어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잠 자기에 관성(慣性)이 크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기도 싫어하면서,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를 아무리 싫어하는 아이도 그냥 두면, 얼마가지 않아 불가항력 적으로 잠이 든다.
많지는 않지만 나에게도 40여년 살아오면서 고민으로 잠이 오지 않아 지샌 날이 며칠은 있었다. 그래서 다음의 시편 말씀은 정말로 공감이 간다.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며,
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헛된 일이다.
주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자는 동안에도 복을 내리신다."
(시편 127편 1~2절)
분명히 경험한 바는 충분히 잠을 자지 않으면, 쉬지 않으면 계속해서 생각이 둔해지고 낮 시간의 능률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학력고사(요즘 수능고사)를 치르다가 수학 2문제가 풀리지 않아 끙끙대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엎드려 잠을 잤는데 꿈에서 답이 생각나 푼 적이 있다. (일반화하기는 상당히 무리가 간다고 생각하지만 -_-)
대학원 시절, wife와 나는 교대로 애를 돌봐야 했다. 처음에는 wife가 돌아오는 밤 10시쯤 사무실로 가서 새벽까지 일을 했는데 처음 세달 정도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시간이 갈수록 능률이 떨어져 시간만 보냈지 progress는 그리 크지 않았다. 4년차 말 여름, 허리 부상으로 몇달을 집에서 쉬어야 했다. 그 뒤로도 오래 앉아있는 것이 무리가 가서, 오전 반 나절에만 집중해 연구를 한 뒤 오후시간 내내 집에서 쉬면서 첫째 아이 노는 것을 지켜 보고 같이 놀아주고 했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는데, 전혀 기대치 않게 연구는 오히려 밤새도록 시간을 쏟았을 때보다 더 빨리 진전을 보였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일'은 중단했는데 'idea'는 계속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Archimedes의 "heùrēka (I have found it!)"였다. 그 뒤로 졸업할 때까지 2년여를 계속 반 나절만 일하면서, 나는 삶에 잠과 휴식과 refreshment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체험으로 알게되었고, 나의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로 사는 법을 경험했다.
내가 졸업하면서 wife가 대학원에 입학했기에, 마찬가지로 아이를 돌보는 문제로 나는 직장을 구할 때 첫번째 조건을 location(이곳은 회사가 많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두번째 조건을 '칼퇴근'으로 걸었다. 잠시 start-up에 있던 때가 있을때 회사사정을 고려해 퇴근시간을 6시로 양보(?)한 바 있지만, 지금 있는 직장은 "나는 5시면 무조건 퇴근하는 사람으로 알아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입사했고, 늘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해서든 5시 이전에 끝내려고 노력을 하는데, 적어도 지난 7년간은 큰 무리 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사람마다 맡은 일이 다르고 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내 사례가 적용되지 않을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창조주께서 정하신 삶의 법칙 그 자체는 보편 타당한 진리라고 믿는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조차도 주인이다."
(마가복음 2장 27~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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