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포기버블 (The Unforgivable)"
넷플릭스 영화 하나 더 소개합니다. 제목은 "언포기버블 (The Unforgivable)" 번역하면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정도 될 것 같고요, 원작은 샐리 웨인라이트 (Sally Wainwright) 가 쓴 2009년 영국 미니시리즈 "Unforgiven (용서받지 못한)" 이라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평가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DAUM 영화 9.5/10, RottenTomatoes 84%, IMDb rating 7.2/10.
내용 스포(spoiler) 를 너무 흘리면 좋지 않을 영화라서 간단하게만 소개하자면, 영화는 주인공 루스 슬레이터 (Ruth Slater, 샌드라 벌록 주연) 가 출소하는 것으로 시작 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살했고 어머니는 여동생을 출산하다가 죽었습니다. 5살 난 여동생을 돌보며 둘이 살고 있었는데 퇴거 될 궁지에 몰린 상태에 몰리자 강제 집행을 하러 온 보안관을 쏴 죽였습니다. 무려 20년을 복역한 후에 출소했지만 그것도 가석방 (parole) 으로 나온 것이라 삶에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영화의 상당한 비중을 주인공 샌드라 벌록 한명의 연기력에 의지해서 끌고갑니다만, 단조롭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젊은 청춘 시절을 감옥에서 보내면서 찌들은 모습을 잘 그려냅니다. 주홍 글씨처럼 "보안관 살해자"라고 꼬리표가 붙어 다니고, 그 사실이 밝혀지면 최소 왕따 심하면 증오에 찬 린치(lynch)를 당하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다정하게 접근해 오는 남자가 한명 있었지만 그와도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루스는 출소 후 자신이 살해한 보안관의 유가족들이 아직도 살고 있는 시애틀 (Seattle)로 돌아오고 그 사실을 들은 피해자 아들들에게 잔인한 복수를 당할 위험에 처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루스는 20년 전 남기고 떠나야 했던 당시 5세의 여동생 케이트 (Kate) 를 다시 만나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감옥에서 20년간 줄기차게 케이트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양부모 (foster parents) 는 중죄를 저지른 루스를 케이트에게서 격리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한번도 편지를 전달하지 않고 창고에 쌓아 두고 있었습니다. 케이트는 위탁 가정 (foster home) 에서 다행히도 잘 자라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뤄가고 있었지요.
우연히 알게 된 변호사를 통해 케이트의 양부모를 만나고, 케이트를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냉정하게 거절 당합니다. 그런데 케이트의 여동생 에밀리 (Emily) 가 우연히 모아놓은 편지를 발견해 읽고 루스에게 연락을 해 도움을 줍니다. 이 후에 우여곡절이 있는데 영화의 핵심 부분이라 이 부분의 줄거리 공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루스가 여동생 케이트를 만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립니다. 후반부의 내용과 마지막 장면이 너무 가슴이 저리도록 아파 하마터면 울 뻔 했습니다. 저처럼 감정이 메마른 사람에게는 거의 있지 않을 일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주인공의 표정 연기가 너무 영화 내용을 잘 담아서 머리에 깊게 박혔습니다. 이미 너무도 지쳐버렸고 재회를 하면서도 기쁨의 눈물 한방울 흘리지 못한채 삶에 대한 아무런 희망과 기대도 찾아볼 수 없는 그녀의 공허한 눈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케이트를 다시 볼 수 있었고, 케이트가 잘 지내고 있으니 후회는 없다는 복잡한 심경을 정말 잘 표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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