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Case for Christ" (그리스도측의 변론)
"마누라가 개독이 되어간다..."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분명 내것이었는데 빼앗기고 말았다..."
"무신론자인 나의 인생의 미래에 '우리'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리 스트로벨 (Lee Strobel)이 1998년 발간하여 1,400만부가 팔린 자전적 책 "The Case for Christ: A Journalist's Personal Investigation of the Evidence for Jesus" 을 2017년에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기독교 영화지만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만들지 않고 무신론자의 시각에서 실제 보고 느낀 바를 묘사했기 때문에 과장이나 도약 없이 지극히 논리적입니다.
리 스트로벨은 예일대 로스쿨 출신으로 시카고 트리뷴 지 (Chicago Tribune) 를 시작으로 14년간 법률 전문기자로 언론인 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법학 전공이라 20여권의 책을 "The Case for ~" (~측의 변론) 시리즈로 썼는데 영화 제목을 직역하면 "그리스도측의 변론" 정도 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예수는 역사다"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저자가 의도한 바는 독자들이 배심원의 입장에서 주어진 논거에 기반해 법적인 결론을 내리기 원하는 것이지요.
무뚝뚝한 아버지와 의절한지 오래되었지만, 기자로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하고 아내와 딸과 더불어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리의 삶은 탄탄대로였습니다. 그의 삶의 모토는 "진실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사실을 통해가는 것이다 (The only way to truth is through facts)" 였습니다. 어느날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중에, 딸이 목에 껌이 걸려 질식하는 응급상황이 벌어졌다가 한 흑인 간호사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그의 삶에 커다란 균열이 시작됩니다. 리가 그토록 혐오하는 비과학적/비이성적인 기독교에 사랑하는 아내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한 걸음씩 더 깊이 들어 가는 것입니다. 심한 배반감/질투/혐오로 인해 절망과 스트레스의 나날이 계속 됩니다. 몇달에 걸쳐 고민하던 그는 기독교 신앙이 과학적/논리적으로 잘못된 것을 증명해 보이면 혹 아내가 마음을 돌이킬까 싶어 르포 취재하듯 기독교에 대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게 점찍은 핵심 공격 포인트는 "그리스도의 부활"의 허구성이었습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소위 "믿음"이라 일컫는 "사고의 도약"을 거부하고 공략 포인트를 짚어가며 해당분야의 최고 석학 13명을 직접 만나 취재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할 논거들을 찾으려고 2년간의 시간을 쏟아 붓습니다. 미리 말할 것은 리가 법률 전문기자인지라 그 접근 방식이 과학적 증명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법률적 타당성을 추구했다는 점입니다.
리가 일차 공략을 시도한 것은 "기록(성경)의 고고학적 신뢰성"이었습니다. 그가 들은 답변은 "발견된 그리스어 신약 사본수만 5,843개다. 원본의 기록 시기과 필사본의 수등을 고려할 때 다른 어떠한 고문서에 비할데 없이 신뢰성이 높다" 였습니다.
이차 공략 시도는 "부활한 그리스도에 대해 500명의 일치되게 증언한 증언 자체의 신뢰성"이었습니다. 그가 무신론자 심리학 교수에게 들은 답변은 "500명이나 되는 군중들에게 일관된 내용의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 자체가 부활보다 더 큰 기적이다"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리가 시도한 공략은 "그리스도 죽음 자체의 신뢰성"이었습니다. 사실은 죽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LA까지 찾아가 만난 알렉산더 메드럴 박사(Dr. Alexander Metherell) 에게서 그가 들은 답변은 "나는 의사며 과학자입니다. 평생 이상한 현상을 수없이 많이 봤죠. 하지만 기절설은 쓰레기입니다. 이건 내 의학적 소견입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역사상 가장 잘 증명된 사건 중 하나에요." 였습니다. 그래도 리가 받아들이지 못하자 메드럴 박사는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내용은 믿을수 있냐면서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데 그 내용은 "예수의 육체적 죽음: 의학적, 역사적 증거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예수는 옆구리를 찔리기 전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가정에 근거한 해석은 현대 의학지식에 맞지 않는다" 였습니다.
2년 동안 단 한번도 리는 자신이 기대했던 답변을 얻지 못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그가 부족한 정보를 근거로 기사를 써 한사람을 억울하게 감옥에 보내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는데, 자신의 오류를 알게된 리가 찾아가 "내가 진실을 놓쳤어요. 제대로 보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며 사과를 했고 그 사람이 말한 "보고 싶지 않았겠지요. 당신은 보려고 조차 하지 않았어요"라는 말에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습니다. 그는 마침내 자신이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미리 정해놓은 답을 뒷받침할 내용만을 찾아 다녔고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난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영화의 한 포스터에 적힌 글이 이 영화가 던지는 핵심 질문입니다. "당신은 진실을 정말 알고 싶습니까? 아니면 당신 생각은 이미 결정되었습니까? (Do you really want to know the truth? Or is your mind already mad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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