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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or 국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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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11.17 15:00 신고

    혹시 시외버스와 시내버스의 차이는 아닐까요?

에어콘이나, 냉장고나...



그리 먼거리는 아닌데 나파를 가면서 혹시나 운전중 졸릴까 해서 캔커피를 하나 가져갔다가 중간 지점에서 점심을 먹고난 뒤 마시려고 캔을 열었다.  


10월 초 답지 않게 더운듯 한 날씨 덕에 차에 두었던 캔커피가 약간 미지근 해졌었는데, 가끔 한두모금씩 마실때마다 점점 더 차가와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착각인줄 알았다가 정말 시원해져서,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홀더의 위치가 에어콘 송풍구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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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을 타고 다닌 차인데도 미지근한 음료수를 저 자리에 놓아본 적이 없었는지 아니면 시원해지기 전에 다 마셔버렸는지 의식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컵홀더 위치를 그렇게 디자인한 것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유용하게 써먹어야겠다.


갑자기 고3시절의 여름 생각이 난다.  사설 독서실에서 공부를 1년간 했는데 당시만해도 흔치 않았던 에어콘 덕에 한여름 무더위를 잘 넘겼다.  친구들과 종종 청량음료도 사 마시곤 했는데 구멍가게에 왔다 갔다 하는게 귀찮아서 여러병 사서는 에어콘 앞덮개를 열고 바람 나오는 송풍구에 집어 넣어 간이 냉장고로 썼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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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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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에게 희망을?



다니고 있는 교회의 30~40대 아줌마(?)들 사이에 요즘 통기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열풍까지는 아니지만 마치 나비 효과 같이 조용하게 아주 조금씩 숫자가 늘어가는 것이 보인다.


시작은 2년쯤 전에 부교역자 한 분께서 평일에 완전 초보들을 상대로 평일에 통기타를 가르친 것이었다.  여러명이 배웠지만, 대부분은 그 때 그 것으로 끝났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중 자매 한 명이 그 뒤로 목요일 여성예배에서 기타 반주를 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완전 초보였으니 실력은 그저 그랬겠지만 아마도 매주 곡이 나오면 열심히 연습해서 성의껏 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 통기타에 맛을(?) 들인 듯 하다.


교회에 외부집회를 일년에 2~3번씩 하는 찬양팀이 있는데, 올 하반기 집회 준비 연습을 시작하면서 이 자매는 매주 빠짐 없이 와 예배실 구석에서 unplugged로 조용히 기타를 치다 가곤 했다.  찬양팀의 멤버가 되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본인에게는 넘사벽 같이 느껴지는 band에 맞춰서 개인 기타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아서 그냥 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한 곡을 정식으로 함께 해보자는 권유를 받았다.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권유가 계속되자 밤잠을 설치는 날들의 끝에 결국 함께 무대에 섰다.   한 명의 session player로 당당히 데뷔(?)를 한 것이다.




집회가 끝난 두어 주 후 교회에 통기타를 가지고 오는 자매들이 한 두명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예배 후 오후 작은 방에 모여 서툰 실력으로 낑낑거리며 코드를 잡고, 어설픈 스트로크로 둔탁하게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이 작은 방은 친교실 바로 옆에 통유리로 칸막이를 해놓은 방이다.   친교실에 있다가 이들이 모인 것을 보고는 호기심에 문을 열고 와서 묻는 자매들이 그래서 한명씩 추가되고 있다.


음악 실력에 상관 없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로망이다.  통기타만큼 대중적이며 입문하기 쉬운 악기가 또 있을까마는 이 또한 악기라 막상 해보면 생각만큼 실력이 일취월장 하지는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조금 하다가 그만 두곤 한다.  그런데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또 그만 두었던 통기타반 classmate들에게는 이 자매의 연주가 동기부여가 된게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함께 지내던 나랑 비슷한 악기 다룰줄 모르던 한 아줌마의 작은 변신이 다른 아줌마들에게 "나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을 던져줬고 이 희망이 때 아닌(?) 통기타 바람은 조용히 일으킨 것이 혹 아닐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복음에 대한 일반인의 호기심이 사라진 지가 꽤 되는 듯 하다.  왜 그럴까?  그리스도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삶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함께 지내던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이웃이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면, 그래서 "왜?  어떻게?"라는 호기심을 유발한다면, 조용한 바람은 다시 때 아니게(?) 시작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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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10.08 17:20 신고

    그 아줌마 멋있어요!! 짱!!!

Tesla 좋은 회사? 나쁜 회사?



첨단 기술의 아이콘처럼 불리는 Silicon Valley는 자율 주행차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출퇴근 길에는 매일 빠짐없이 Google 자회사인 Waymo가 돌아다니고, 전기차의 상징이기도 한 Tesla는 BMW나 Benz만큼이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되었는데, 하늘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은퇴한 후의 내 모습은 훨씬 더 생생하게 그려진다.  승용차 없이는 정상적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한 미국의 suburban 지역에서는 운전이 불가능해지면 자녀들에게 많은 폐를 끼치거나 아니면 외부 생활을 현저히 줄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Uber같은 수단도 생겼지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자율 주행차다.  아직은 선뜻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지만 앞으로 5~10년이면 교통법규과 도로가 잘 정비된 곳은 인간 수준으로 주행할 차가 나올 것으로 예측해 본다.


요즘 전기차는 여러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데도 Tesla를 전기차의 상징처럼 여기는 것은 아마도 "명품"적인 이미지에 걸맞는 미래 지향적인 세련된 디자인, 웬만한 스포츠카 급 차를 무색케 하는 속도 등의 몫일 것이다.  현재 시판되는 차 중 자율 주행을 실제로 사용하는 차는 내가 알기로 Tesla가 유일하고, 그 자율 주행에 실제로 의지하는 운전자들도 꽤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Navigant Research라는 시장 조사 회사에서 일년에 한번씩 발표하는 순위표를 보면 Tesla의 기술력은 아직 문제가 많은 듯 하다.   작년에 Tesla는 12위였는데 올해는 더 밀려서 15위까지의 리스트에 들지도 못했다.  20여개의 회사 비교에서 보면 execution(실행력)은 아예 꼴찌고, strategy(전략)면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한다.


[출처: The Verge]


다른 순위표가 없어 Navigant의 공정성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왜 이렇게 박한 점수를 주고 있는지 설명을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사실 Tesla 차가 자율주행 관련 사고를 낼 때마다 Tesla측은 완벽한 기술이 아니므로 운전자의 책임이라며 발뺌을 했고, Tesla에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한 Mobileye측은 아직 사용할 단계가 아닌 것을 무리하게 실용화 했다고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2016년 7월 결별을 했다.  자율주행 외에도, Tesla와 함께 일해본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메이저급 자동차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Tesla의 조립 공정 operation은 조악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만들어진 차에 심각한 문제가 불거질만도 할텐데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로 Tesla를 소유한 사람들은 높은 만족도를 표시한다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의 구조 자체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간단하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는데, 그 차이가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커서 차에 문제가 안생기는 것일까?


문제점도 많고 뻥도 심한 것 같은데...  시장에서의 평은 계속 좋은걸 보면 나름 괜찮다고 봐야할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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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생각이 나는 아침...



오랜만에 아침에 bagel을 사왔다.  반으로 잘라 toaster에 넣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차가와진 아침 날씨 탓일까?  초등학교 시절 교실 중앙에 있던 조개탄 난로 생각이 문득 난다.  손을 내밀어 toaster에 가까이 하고 불을 쪼이니 따스한 온기가 딱 그 느낌이다... 

내가 역시 늙긴 늙었다보다.


(사진은 찍기 귀찮아서 걍 인터넷에서 대충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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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Bottle Coffee: 품질 저하?


UC Berkeley 옆동네인 Oakland에서 2002년에 조그만 카페로 시작해서 급격히 성장한 Blue Bottle Coffee.  타 회사와 차별되는 것은 0.5 lb (227 g) 짜리 작은 원두백을 roasting하자마자 최단 시간에 배송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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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초보자인 나로서는 roasting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피 원두의 냄새가 어떤 것인지를 Blue Bottle Coffee를 통해 알게 되었다.  매장에 가면 roasting한지 1~2일 남짓한 원두를 구입할 수 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을 가득채우는 냄새는 실로 꽃보다 향기롭고 꿀보다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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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나는 원두를 갈면 그 향기는 다시 한번 폭발해 부엌을 채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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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진 원두에 물을 부으면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베이글 모양으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모양도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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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 알면서도 아쉽게도 30분 이내 거리에 매장이 없어서 가끔 Palo Alto 근처에 갈 일이 있을때만 한번씩 사서 먹곤 했다.


그.런.데...  한달쯤 전 오랜만에 한봉다리 산게 영 예전 같지가 않았다.  향기도 현저히 약하고, 거의 부풀어 오르지도 않는게 roasting 한지 족히 1~2부는 된 원두처럼 보였다.  Roasting을 잘못한걸까?  아니면 날짜를 속이는걸까?


지난 주말에 근처 갈 일이 있어 한번 더 사봤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예전에 이런 적이 없었는데 두번 연속으로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문제 아닌가?  1년쯤 전에 Nestle에 회사가 팔렸다는 뉴스를 보고 왠지 달갑지 않았는데 그 영향이 나타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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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28 17:43 신고

    원두마다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로스팅 해본 경험으로는 로스팅 후 사흘 정도가 지나야 향과 맛이 나더이다. 이주 정도까지는 블루밍도 잘 되더군요. 저는 워낙에 저렴한 원두를 써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스페셜티 브랜드인데, 그러면 안 되지요. 구선생의 예리한 레이다에 잡힌 것 같네요. 조금 후에 신문에 나는 것 아닌가요? ^^

건망증 (am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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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7.23 16:19 신고

    사진이 너무 심오해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탁족(濯足)

이것저것 2018.07.21 16:43

탁족(濯足)


체감기온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아마도 발인듯 하다.  가는 곳마다 온천 천지인 일본의 경우 마을 중심부에 무료로 족욕(足浴)을 하는 곳이 종종 있다.


지금은 계곡물가 이외의 곳에서는 보기 어려워졌지만, 에어콘이 없던 어린 시절 날씨가 더워지면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탁족을 하곤 했다.  탁족이란 “발을 씻는다‘는 뜻이다.  펌프로 품어 올린 냉수는 제법 차가와서 발 담그고 조금만 있어도 더위가 확 가시곤 했다.


내가 사는 미국 북가주는 습도가 낮아 일년에 한두주를 빼고는 에어콘 없이도 그럭 저럭 버틸만 한데, 그래도 수은주가 화씨 90도 (섭씨 32.2도) 이상 올라가면 창문을 꼭꼭 닫고 있어도 오후 4시가 넘어가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게 된다.  어릴때 생각이 나서 얼음 몇개 넣고 탁족을 해봤더니 효과가 '꽤' 있다.  아이들도 시원하다고 좋아한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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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가 되어가는 일간지...


일본어 "찌라시 (チラシ, 散らし)"는  어지르다, 흐트러뜨리다라는 뜻의 동사 散(ち)らす의 명사형으로 전단, 광고지를 뜻하는 말로도 쓰였는데 요즘은 흥미성, 낚시성 위주의 삼류 기사를 실은 언론을 일컫는다.


한국을 떠난지 20년 넘었고 그 뒤로 인쇄본 신문을 본게 거의 없어 모르겠지만, 요즘 인터넷판 조선/중앙/동아일보를 보면 이게 한국에서 가장 큰 언론사들이 신문이 맞나 싶은 생각이 점점 더 깊어진다.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야할 기사 제목을 그저 궁금증만 유발해 어떻게든 클릭 한번 더 하게 만들어보려는 행태는 부지기수이고...

  • "테슬라 북미 지역 예약 없는 모델 3 판매 개시" --> "테슬라 OO에겐 모델3 예약없이 판매"
  • "앤트맨과 와스프, 개봉 7일만에 300만 관객" --> "이 영화 아직 안보셨나요?"
  • "샤넬, 특별한 경험 제공을 위해 임시매장 개설" --> "콧대 높은 샤넬, 왜 길거리 컨테이너 건물로 나갔을까" 
  • 억대 연봉 강사 내려놓고 음원판매 회사 설립" --> "억대연봉 SAT 강사…지금은?"
  • "지사장들 일괄 휴가제 도입한 에스원" --> "한날한시에 간부 200명이 ‘사라지는’ 회사, 알고보니…"


알맹이 없는 기사의 제목을 최대한 자극적으로 만들거나, 엄청난 과장적 표현을 하거나, 심지어는 기사 내용에는 나오지도 않는 것을 제목으로 선정하기도 한다.

  • 제목은 "차두리 충격 사실 밝혀져" 실제 내용을 보면 이혼 소송 2번했는데 다 패소했다는 게 전부.
  • 제목은 "180도 오븐서 맨손으로 기내식 서비스" 실제 내용은 " 오븐 안 온도가 180도 정도 되는데 거기서 나온 알루미늄 포일 기내식을 맨손으로 잡고 서비스해야 한다"
  • 제목은 "2016년, 대한항공 여객기 엔진 망가트린 범인 잡았다"라고 써서 인위적인 뉘앙스를 주지만 착륙하면서 엔진이 폭설로 활주로에 쌓였던 눈에 부딛혀 파손되었다는 게 내용.


나무위키에 의하면 "찌라시"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의 예로

  • 반전 요소나 일의 결말을 암시하는 듯하면서 낚는 단어
  • 놀라운 일이 발생했음을 암시하는 듯하면서 낚는 단어
  • 자랑스러운 상황임을 암시하는 듯하면서 낚는 단어
  • 네티즌들의 성적 충동을 일으켜 클릭을 유도하는 단어

등을 꼽는다.  한국 3개 일간지에서 벌어지는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뭐 비단 한국 일간지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The Times, The Guardian, The Sun등도 마찬가지의 방향으로 걸어간지 오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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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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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정말 가까이?


6년전 여름 Hawaii Kona 의 YWAM (Youth With A Mission)에서 열린 10일간의 세미나를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전체적인 주제의 흐름과는 별도로 중간 중간 만난 사람들 그리고 한 강의에서 마음 속에 강하게 다가온 단어가 "남북한 통일"이었다.  평소에 진지하게 생각해오지 않았던 주제였기 때문에 내 스스로에게도 다소 의외였지만, 어쨌거나 그 여름에 '통일이 그리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마음의 느낌이 불현듯이 내 마음에 박혔다.


그 후 같은 교회의 한 장로님을 중심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발길들이 시작되었고 그해 가을에는 예수원 Ben Torrey신부님을 초청해서 "남북통일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를 함께 생각해 볼 기회도 있었다.  북한 방문을 시작하셨던 장로님은 몇 년 후 북한을 위한 전임 사역을 하시기로 결정하시고 떠나셨다.  그후로 내게는 일년에 한번 잠시 방문하시는 장로님을 통해서 듣는 소식들이 사실상 전부였고, 그래서 왜 6년전 내 마음에 "남북한 통일"이라는 단어가 그리 강렬하게 박혔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지난 주에 전 세계가 한반도에서 있었던 남북한 정상 회담을 앞다퉈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마치 오래된 친구라도 만난듯이 오랫동안 잡은 손을 놓지 않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불과 5개월 전까지만해도 북한은 ICBM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댔고,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설이 불과 얼마전까지 대세였던 것이 마치 꿈이었기라도 한 듯이...



연신 농담도 던지고 만면에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문득 문득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극도의 긴장감도 보이고 때론 깜빡 졸기도 하는 김정은의 모습에서 이 회담 준비를 하면서 꽤나 밤잠 설친 듯한 흔적들을 느낄수 있다.



음악 감상에 심취한척 눈을 지긋이 감고 몇 초간의 잠을 청하는 임종석 실장 역시 긴장과 피로가 보인다.



보수 야당에서는 알맹이 없는 합의문, 위장 평화쇼라고 주장한다.  정치적인 공세가 많이 가미된 것이지만, 과거 북한의 행적을 봤을때 자신들의 실리만 차린 후 금방 말 바꾸고 등 돌리고 한 것 부지기수였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은 동감한다.


2년전 나는 블로그에 문재인씨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글을 올렸었다.  대선 후보로 나왔을 때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요즘 한참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드루킹과 김경수 의원간의 의혹 같은 것으로 인한 실망감도 있다.  하지만, 동계 올림픽 초청을 시작으로 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까지 끌고온 그 리더십은 정말로 높게 평가하고 싶다.


겉의 웃음과는 달리 김정은과 북한측이 여전히 품 속에 감추고 있을 비수에 대한 염려의 마음은 여전히 있다.  그래도 지난 주 회담의 분위기가 이전의 그것들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라고 본다.  



6.25사변으로 시작된 68년간의 앙금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청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엉망으로 엉켜버린 "남북관계"라는 실타래의 한 실마리를 찾아 풀어보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아니면 다시 엉켜버릴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행여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준다면 아마도 이것은 문재인/김정숙 부부의 personality 덕을 정말로 많이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같은 사람은 마음 속 감정을 감추지못해 겉으로 잘 드러난다.  지난 대선 후보들 중 다른 어떤 사람도 문재인/김정숙 부부처럼 따뜻하게 북한 측을 맞이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금같은 시기에 한국의 정상의 위치를 차지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가면서 그릇될 수도 있지만.... 6년 전에 박혔던 한 단어를 마음에서 살며시 꺼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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