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 of Spies
Bridge of Spies
1957년에 체포된 소련 스파이 Rudolf Abel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James Donovan의 실화를 바탕으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 (실화 내용은 click here) 할리우드의 영원한 개구장이지만, 그가 가끔 만드는 '완.전. 진지한' 영화들은 참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준다. (e.g. The Color Purple, Saving Private Ryan, Schindler's List)
미 공군 첩보기 비행사들에게 잡히면 기밀 유지를 위해 즉각 자살하라고 교육하던 냉전 시대에 한 소련 스파이가 체포된다. 이미 충분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대충 국선 변호인 한명을 선임하고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으로 이미 결론을 내리고 시작한 재판이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선임된 보험전문 변호사 도노반은 피고인의 인권보호라는 원리원칙에 너무나도 충실하게 열심히 변호를 했기에, 그는 전 미국인에게 공공의 적으로 취급 당했고 심지어 그의 집은 괴한의 총격까지도 받아야 했다.
배심원들이 유죄(guilty)를 확정한 후에도, 미국 스파이가 역으로 생포될 상황이 발생할 경우의 "보험"으로 사형 선고는 내리지 말아달라고 판사에게 개인적으로 찾아가 호소했고, 결국 판사는 설득에 넘어가 30년 형을 구형한다.
판결후 얼마되지 않아 도노반의 예상대로 첩보기 비행사 Francis Gary Powers가 생포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베를린 장벽 부근에서는 미국인 대학생 Frederic Pryor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다. CIA는 도노반을 중재인으로 내세워 상호 스파이 교환을 진행하는데, 대학생 Pryor는 국가 기밀유지와 관련이 없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도노반을 압박한다.
국가 이익이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CIA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도노반은 끝까지 대학생 Pryor를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고, 외줄타기 협상 끝에 극적으로 2:1의 교환을 성사 시킨다.
한겨레에 "미스 함무라비"를 연재하는 문유석 판사가 얼마전 페이스북에 "나는 동조하는 사람들을 고무하는 글쓰기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글쓰기가 사회적으로 더 유용하다고 믿는다." 고 올린 말이 양극화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요즘 마음에 깊게 와 박혔다.
'냉전'은 그저 단어가 아닙니다. 그냥 쓰는 말도 아니지요.
이념이 다른 두 나라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고
루돌프 이바노비치 아벨은... 그를 검거한 요원들 표현대로 '아벨 대령'은
그 전투에서 우리의 적입니다.
피고는 이중 스파이가 되라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고
그에 따라 미국인들처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쟁포로가 아닌 범죄 혐의자에겐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지요.
전 피고를 잘 압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는 자신의 정부에 충성했던 것이고
적국의 군인이라면 훌륭한 군인입니다.
살겠다고 전장을 도망치지 않았고
자길 생포한 국가에 협력하길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지켰습니다. 겁쟁이처럼 행동하지 않았지요.
살고 싶어서 전장에서 도망치는 겁쟁이와 루돌프 아벨은 다릅니다.
그런 그에게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바로 그것이 냉전을 치르는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 아닙니까?
그가 지킨 신념을 우린 지키지 않을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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