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여름 (1) 꽃
큰 아이가 여름에 홋카이도로 어학연수를 가면서 아내와 둘째가 함께 따라 다녀왔습니다. 저는 기간이 너무 길어 집에 남아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며 40일간 기러기 아빠들의 심정을 헤아려 봤네요 ㅎㅎ
40일간 찍어온 사진이 무려 6200장 @.@ 그저 그런 사진들 사정없이 걸러내고 800장을 추려내는데만 장장 6시간 걸렸습니다 -.-; 제가 찍은 사진들은 아니지만 워낙 좋아하는 홋카이도라서 짧은 포스팅을 서너개 하려고 합니다.
홋카이도 여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북쪽이라 5월이 지나서야 피는 벚꽃을 시작으로 10월초까지 곳곳에 꽃이 만개합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홋카이도의 배꼽이라 부르는 후라노(富良野, ふらの, Furano)와 비에이(美瑛, びえい)겠지요.
후라노에서도 가장 큰 라벤더 꽃밭으로 많이 알려진 토미타 (富田, とみた) 농장을 가족들이 6월 24일에 방문했는데, 라벤더 꽃밭이 아쉽게도 만개하지를 않았네요. 7월 중순정도는 되어야 절정에 이른다고 합니다.
토미타 농장에서 북쪽으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비에이의 시키사이노 오카 (四季彩の丘,しきさいの おか, 4계절 색의 언덕)입니다. 제가 작년 9월말에 갔을때 (참조: "홋카이도 여행 스케치 (1) 후라노 & 비에이") 현란한 색채를 자랑하던 부분이 비어 있어 좀 아쉽습니다만, 멀리 보이는 산과 조화를 이루는 꽃밭은 여전히 바라보면 마음이 후련하고 탁 트이게 멋지네요.
유명한 꽃밭들이 만개하지 않았다고해서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후라노와 비에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 좌우로 이름은 없지만 있는 그대로도 너무나 멋진 꽃들이 곳곳에 융단처럼 깔려 있기 때문이죠.
후라노까지 갈 형편이 안되더라도 삿포로 시내에서 가는 곳마다 짙은 녹음과 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잘 꾸며놓은 정원으로, 시로이 코이비토 파크 (白い恋人パーク, 하얀 연인 공원) 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로이 코이비토"는 고급 과자 브랜드인데, 그 회사 공장을 amusement park으로 바꾼 곳으로, 여름에 가면 장미를 비롯한 온갖 꽃들이 가득 뒤덮여 꽃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