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
영화의 주제: 영웅, 보통사람, 빌런
영화의 주제: 영웅, 보통사람, 빌런
2021.06.28힘을 위해 의미를 버린 무의미하고 무법적인 존재에게 해독제를 제공한 것은 인본주의였다. 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믿음을 얻은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자신에게 충실해라, 자신을 믿어라,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라, 자신이 좋다고 느끼는 것을 해라." 현대의 심리치료사는 자신의 견해를 환자에게 강요해서는 안되고, 환자가 자기 마음 속의 가장 내밀한 방을 살펴 답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인본주의 윤리에서는 외도처럼 인간의 감정이 충돌하는 상황이 가장 흥미로운 논의이다. 역으로 어떤 행동이던 어느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 행동은 문제될 것이 없다. 전근대 내러티브의 대부분은 외적 사건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 영웅적 행위였다. 영웅들의 의미 있는 내적 변화 과정..
디지털 코로나 백신증명 (캘리포니아)
디지털 코로나 백신증명 (캘리포니아)
2021.06.224월 초에 코로나 백신 여권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를 포함한 다수의 주가 정부에서 백신 여권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발표 하였습니다. 하지만 연방 질병관리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에서 주는 종이 서류가 너무 허접하기 때문에 디지털화 된 뭔가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습니다. 여권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난 주 금요일에 캘리포니아 주에서 공식적으로 디지털 코로나 백신접종 기록 (Digital COVID-19 Vaccine Record)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식 웹페이지 https://myvaccinerecord.cdph.ca.gov/ 에 접속하여 기록 신청을 접수합니다. 백신접종시 사용했던 이름, 생년월일, 전화 ..
"Evvia Estiatorio" in Palo Alto
"Evvia Estiatorio" in Palo Alto
2021.06.17미국은 가을에 학기가 시작되고 11월 초 ~12월 말에 대학 입학 원서가 마감이 되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가장 학업에 쫓기는 시기가 11학년 (한국 고2) 입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대학 수준의 과목을 미리 수강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AP (Advanced Placement) class라고 부르는데, 당연히 일반 과목보다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꽤 받습니다. 작은 아이가 5월 말에 5과목의 AP 시험을 잘 마쳤을때, 마침 올초에 쓴 논문에 대한 상여금이 회사에서 조금 나와서 제가 한턱을 쏘기로 했습니다. 작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지중해 음식 (Mediterranean) 이고 특히 그리스 식당 (Greek restaurant)을 좋아합니다. (마눌님과 큰 아이는 이 음식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
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2021.06.14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전세계적 온라인 수업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시험입니다. 시험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시험으로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 사실상 많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지난 학기에 작은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제게 편지가 왔는데 구체적인 사유가 명시되지 않고, 징계 조치 (discplinary action)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었으니 학생 본인과 대화를 해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물어 보니 별것 아니라는 말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 해 봐야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울면서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수학 AP 시험을 치루던 중에 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서 컨닝을 했다고요. 그게 적발이 된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유혹을 받습..
브라더스 (brothers)
브라더스 (brothers)
2021.06.12한 배에서 나온 아이들인데 참 다르다. 큰 아이는 운동을 좋아하고 잘해서 만 3살때 두발 자전거를 탔고, 작은 아이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못해서 지금도 두발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큰 아이는 Fast & Furious 같은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작은 아이는 Frozen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한다. 큰 아이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 않고, 작은 아이는 클래식 음악을 꽤나 좋아한다. 큰 아이는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하고, 작은 아이는 자유분방한 것을 좋아한다. 큰 아이는 음식 만드는 것을 싫어하고, 작은 아이는 요리가 취미이다. 큰 아이는 모짜렐라 외의 치즈는 입에 대지도 않고, 작은 아이는 모든 종류의 치즈를 좋아한다. 큰 아이는 매운 음식을 대체로 싫어하고, 작은 아이는 매운 맛의 모든 음식을 ..
바다에 누워
바다에 누워
2021.06.08촬영 장소 : "Point Lobos State Natural Reserve" in Monterey County, California 나 하나의 모습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 바라다 본다 설익은 햇살에 젖은 파도는 눈물인 듯 씻기워 간다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일만의 눈부심이 가라앉고 밀물의 움직임 속에 뭇 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물결처럼 흘러만 간다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물살의 깊은 속을 항구는 알까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Deep River" (흑인영가) 혼성 아카펠라
"Deep River" (흑인영가) 혼성 아카펠라
2021.06.06가장 많이 알려진 미국 흑인영가 (Negro Spiritual) 중 하나입니다. 고달픈 노예 생활 속에서 죽음 후의 안식과 평안을 갈구했던 흑인들의 애환이 잘 담겨져 있지요. 장조 곡인데도 무거운 느낌이 곡 전체에서 배어 나오고 짧은 곡중에 슬픔과 희망이 교차합니다. 듣기는 편한데, 숨도 상당히 길어야 하고 다이나믹도 잘 살려야 해서 녹음하면서 다들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만, 아마추어들이 부른것 치고는 만족스럽게 마무리가 된것 같네요. 미국 합창 지휘계의 대부인 로버트 쇼 (Robert Shaw)를 위해 많은 곡을 제공해 주었던 앨리스 파커 (Alice Parker)의 편곡입니다. 악보 MuseScore file 악보 PDF file 이전에 4명씩 두팀으로 나눠 2곡씩을 만들었는데요, 미국은 이제 대면예배..
해변 아침 산책: Half Moon Bay
해변 아침 산책: Half Moon Bay
2021.06.05이 날의 행선지는 Half Moon Bay라는 곳입니다. 해변가 모습이 반달처럼 휘어진 모습을 따서 붙인 이름인듯 합니다. 봄철이 되면 Cowell Ranch Beach 부터 Purissima Cemetery 까지 1번국도 1Km 의 길 옆을 야생 겨자꽃이 가득 덮습니다. 이미 초여름이라 기대하지 않고 지나치는데 아직 꽤 남아 있더군요. 이곳 바로 북쪽에 Ritz Carlton 호텔과 부속 골프장이 있습니다. 하루 숙박비가 $900 넘는 곳이라서 여기에 묵을 일은 당연히 없고요 😜 경관이 워낙 좋아서 가끔 커피 한잔 마시러 가곤 합니다. 기분 내고 싶은 날이면, 가서 식사 한끼 하고 오는 것도 좋고요. 미국은 특급 호텔이라고 해서 눈 튀어나오게 비싸지는 않거든요. 미슐랭 2스타 이상이 아니라면, 보통 식..
캘리포니아 바닷가: San Gregorio Beach
캘리포니아 바닷가: San Gregorio Beach
2021.06.04연휴 첫째날은 숲으로, 둘째날은 바다로 갔습니다. Woodside를 거쳐 꼭대기 교차로까지는 첫날과 같은 경로이고, 교차로에서 직진을 해서 산을 넘어 갔습니다. 넓게 펼쳐진 La Honda Creek Open Space Reserve 를 지나가게 됩니다. 이름이 일본차 회사와 같지만 스페인어 입니다. 번역하면 새총 만들때 쓰는 끈 "the sling"이라는 뜻인데 왜 그렇게 이름 지었는지가 좀 의문이네요. 이곳은 주차 공간을 아주 적게 제한하고 (하루 9대) 48시간 전에 주차 허가증 (parking permit)을 받아야만 합니다. 숲이 울창한 지역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개활지역이라서 말 타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입니다. Preserve 끝 자락에 고즈넉한 집들도 좀 있고요. 멀어서 사진으로는 잘 보..
숲길 산책: El Corte de Madera Creek
숲길 산책: El Corte de Madera Creek
2021.06.03Woodside 주택가를 벗어나서 꼬불꼬불한 산길로 접어 듭니다. 길 양편으로 높게 쭉쭉 뻗은 레드우드의 나뭇가지 사이로 이른 아침의 햇살이 간간히 들지만, 워낙 높은 나무들로 길은 상당히 컴컴한 편이라 대부분의 차들은 전조등을 켜고 달려옵니다. 연휴기간에 가급적이면 한적한 곳을 찾아 나선 길인데 예상대로 이 길은 차들이 거의 없네요. 산 꼭대기의 사거리에 도착 했습니다. 사거리에 식료품점, 카페테리아, 주유소등이 있는 작은 상가가 하나 있습니다. 여기 가면 보통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곤 했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보이지 않습니다. 300m 이내의 낮은 산이지만, 그래도 산은 산인 것이 날씨가 변화무쌍 합니다. 이 날도 구름이 계속 몰려왔다 사라졌다 하더군요. 저는 우측 도로를..
실리콘 밸리의 부촌 구경: Woodside
실리콘 밸리의 부촌 구경: Woodside
2021.06.02어제가 Memorial Day (미국 현충일) 휴일이었습니다. 작년 3월부터 시작 된 코로나로 오랫동안 고생을 하다가 국민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첫 long weekend라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저도 제대로 된 휴가를 가본 기억이 거의 없은 일년을 보낸 후라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습니다만,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기에는 멀리 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터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두번을 바람 쏘이러 갔었습니다. 제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반도는 남북으로 해발 300m 이내의 낮은 산줄기가 있는데 녹지인 이 지역 대부분이 보호구역 (Preserve) 으로 잡혀 있어 훌륭한 자연림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급은 아니지만 집에서 30분 이내, 고속도로에서 10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