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sava" in San Francisco
"Cassava" in San Francisco
관광 도시 San Francisco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마다 유명한 맛집이 많이 있지요.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사는 저는 San Francisco의 주거 지역에 있는 숨겨진 맛집들을 가끔 찾아 가봅니다.
오늘 소개 할 식당 Cassava는 그런 맛집 중의 하나 입니다. 아래 지도에서 위 아래에 녹색으로 표시된 곳들은 일년 내내 방문객들이 넘치는 관광 명소인데 식당 Cassava는 그 중간에 낀 Outer Richmond라는 한적한 주거 지역에 위치하여 관광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 입니다.
식당 외관입니다. 촌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화려하거나 눈길을 끌만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식당 인테리어도 수수한 편입니다만 주거 지역에 어울리게 편안한 느낌 입니다.
메뉴입니다. 1년 전 작은 아이 봄 방학때 하루 휴가 내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습니다. 가격대는 San Francisco 물가를 생각하면 착한 편입니다. 주인장이자 셰프인 Kris Toliao는 일본인 혼혈인 듯 합니다. LA 북쪽 Caltech이 있는 Pasadena 소재 Le Cordon Bleu에서 요리를 공부했습니다. 음식은 대체로 American style입니다.
이 곳은 공동 주인장인 (아마도 주인장과 부부 사이?) Yuka Ioroi가 음료 책임자 (beverage director) 라는 직함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독특하게도 흔한 콜라, 사이다 등 수퍼마켓에서 사다가 그냥 내어 놓는 음료수가 아예 없습니다. 차도 쥬스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mix를 만들어 팝니다. 만들어 파는 음료수치고는 $3.00~$5.75로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편입니다.
작은 아이가 주문한 것은 Open Face Avocado Sandwich. 재료 구성으로만 보면 지극히 평범 합니다. 르방 호밀빵 (levain wheat) 토스트 한 것 위에 루콜라 (arugula) 잎을 덮고 잘 익은 아보카도 (avocado) 반쪽을 통째로 올리고 맨 위에 계란 후라이 하나. 그리고 장식으로 순무(turnip) 썰은 것 몇 개.
겉으로만 보면 깔끔하고 신선한 것이 다인데, 맛을 보면 다른 차원이 펼쳐집니다. 1+1+1+1=4 가 아니라 10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모든 재료들의 조화에 화려한 마무리를 해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할라피뇨 고추 아이올리 (jalapeno aioli) 입니다. 아보카도와 반숙 계란의 느끼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도록 슬며시 던지고 가는 매콤함....
저는 Japanese Breakfast를 시켜 봤습니다. 이것 역시 구성으로 보면 지극히 단순합니다. 왼쪽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후루가케(ふりかけ) 뿌린 밥 한공기, 미소 된장국, 생선 한토막, (추가로 시킨) 낫토(納豆), 수란(水卵, 온센 타마고 温泉たまご), 숙주 나물 무침, 그리고 미역 무침. 일반 가정에서 맛 볼 수 있는 평범한 백박 구성이지요.
그런데 입에 넣고 맛을 보면 그 단순함이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 변신하기 시작합니다. 일식집의 수준은 보통 미소 된장국의 맛을 보면 50~60% 정도 식당의 수준이 파악 됩니다. 이곳 미소 된장국을 먹어보니 좋은 재료로 우려낸 듯한 깊은 맛이 제 기대감을 화~악 높입니다.
한국 식당에서 늘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밥입니다. 언젠가 일본 가이세키 요리 명인에게 "준비하는 요리 중 가장 핵심적이고 맛있는 요리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밥"이라고 답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Cassava에서 나온 밥은 코시히카리 쌀을 쓴 것인데 미국 음식 식당이지만 웬만한 일식당보다 맛있게 밥을 지었더군요. 위에 뿌린 후루가케도 직접 만든 듯 했습니다.
생선은 매일 바꾸는 듯 한데 이 날은 연어가 한토막 나왔습니다. 맛 있지만 신선하지 않으면 비린내가 나기 쉬운 생선이지요. 좋은 선도의 연어에 간을 잘해 잘 구운듯 아주 맛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온천 달걀 수란의 처리도 아주 잘했고 담아온 국물도 미소 된장국과 마찬가지로 깊은 맛이 났습니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겠습니다만, 낫토 역시 만든 후 냉동시켜 수입한 것과, 일본 현지에서나 먹을 수 있는 완성된 지 얼마 안된 신선한 것의 맛 차이는 현저합니다. 직접 만들었다는 낫토. 이것도 합격!
총평을 하자면, 인테리어도 음식 구성도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그 요리 수준을 놓고 보자면 미슐랭 빕구르망 내지는 별한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그 반 정도. 작은 아이와 저녁에 한 번 와보자고 했는데 일년이 다 되도록 아직 못 가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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