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hel Redding (레딩 벧엘 교회): 아름다운 열매인가?
칼뱅을 비롯한 종교 개혁가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보수 신학자들이 믿은 것처럼 정말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병고침의 은사를 비롯한 모든 기적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으시는 걸까요?
아주 많지는 않지만, 제 주변에도 기적적인 치유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미식 축구 선수였는데 다리가 부러져 몇 달 동안 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가, 며칠 후 동네 교회 사람이 기도해 주자 부러진 다리가 갑자기 완전히 나아 경기에 출전한 사람. 20대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에 걸려 죽을 상황이었는데 암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 부종으로 퉁퉁 부었던 다리가 예배 시간 중에 갑자기 나은 사람. 심한 허리 디스크로 하지를 칼로 도려내는듯한 통증에 매일 시달렸는데 기도원에 가서 나은 후로 아무런 문제 없이 살고 있는 사람. 제가 당사자를 직접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짝짝이었던 다리가 길어졌거나 잘려져 없던 다리가 다시 생기는 것을 직접 목격한 지인들도 있습니다. (거짓말이나 허풍으로 그런 말할 사람들이 절대 아니라서 사실도 받아 들입니다.)
거짓말도 아니고 착각도 아니니까 그들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은 맞는 것이고 그 기적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인지, 악령으로부터 온 것인지를 따져 봐야할텐데, 그들에게 나타나는 "열매"외에 우리에게는 판단 기준이 없습니다.
"땅이 그 위에 자주 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 가는 자들이 쓰기에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함에 가까워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되리라" (히브리서 6:7-8)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누가복음 4:18-19)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속지 말라 각양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서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 (야고보서 1:16-17)
"육체의 일은 현저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술수와 원수를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리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갈라디아서 5:19-23)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에베소서 5:9)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치유 전과 후로 그들의 삶의 방향은 180도 달라져, 찬양과 기도와 말씀을 사모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그들의 삶의 우선 순위를 하나님 나라와 의를 두며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선한 열매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일까요?
이런 사람들을 두고 신학적/교리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맞네 틀리네를 왈가왈부 한다면 진실을 외면하려던 바리새인들의 태도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일단 "병고침의 은사를 비롯한 모든 기적은 1세기 초대교회 이후로 사라졌다"는 전제는 완전히 틀렸다고 봅니다.
"저희가 욕하여 가로되 너는 그의 제자나 우리는 모세의 제자라. 하나님이 모세에게는 말씀하신 줄을 우리가 알거니와 이 사람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노라. 그 사람이 대답하여 가로되 이상하다. 이 사람이 내 눈을 뜨게 하였으되 당신들이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는도다. 하나님이 죄인을 듣지 아니하시고 경건하여 그의 뜻대로 행하는 자는 들으시는 줄을 우리가 아나이다. 창세 이후로 소경으로난 자의 눈을 뜨게 하였다 함을 듣지 못하였으니 이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아니하였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리이다. 저희가 대답하여 가로되 네가 온전히 죄 가운데서 나서 우리를 가르치느냐 하고 이에 쫓아내어 보내니라" (요한복음 9:28~34)
반면 저는 성령의 은사에 초점을 둔 교회와 그 지도자들이 망가져가는 모습 또한 적지 않게 봐 왔습니다.
- 가장 흔한 상황은 은사 받은 사람을 샤먼(shaman, 주술사)처럼 추앙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우상화하고 신격화하기까지도 합니다.
- 마치 은사가 쥐어 짜낼 수 있는 것인양 나름대로 찾아 낸 노우 하우를 연습시키기도 합니다.
- 은사 받은 사람에 대해 경외감, 더 나아가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도 종종 봅니다. 그 사람을 폄하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에 대한 대적하는 것이라서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도 공공연히 말 합니다.
- 위계 질서를 넘어선 수직적인 관계를 형성시킵니다. 모든 은사는 최고 능력자(?)를 통해서 흘러 들어 오고, 모든 하나님의 뜻도 그렇게 전달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상의하달식(top-down)으로 조종(manipulate)하는 것이 당연시 됩니다.
-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태복음 10:8) 말씀과는 달리 댓가 받는 것을 당연시 여겨 과잉의 부를 축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 재산을 헌납하라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제가 젊었던 시절 당시 주목 받던 은사 중심의 목회자들 중 상당수는 돈 문제나 여자 문제로 소문도 없이 결국 사라졌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벧엘 교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저는 어떻게 보고 판단하는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벧엘 교회는 캘리포니아 내륙 지방 북쪽의, 인구 9만 여명의 작은 도시 레딩(Redding)에 위치 합니다. 현 담임 목회자인 빌 존슨 (Bill Johnson)이 1996년 부임했을 때 이미 도시 규모에 비하면 무척 큰 교인수 2,000명의 대형 교회였고 23년 뒤인 2019년에는 11,000명의 메가처치 (mega-church) 로 커졌습니다. 무려 도시 전체 인구의 12% 이상이 이 교회의 교인이란 것이지요. 6년이 더 지난 지금의 정확한 규모는 집계 된 바가 없지만 더 늘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벧엘 교회에서는 거의 매달 3~5일 짜리 회합 (Conference) 를 개최하는데 저는 5월에 열린 치유 회합 (Healing Conference) 에 다녀 왔습니다. 회합 시작 때 환영 인사를 하면서 해당 그룹을 손들게 한 것으로 얼추 보면, 약 600명 정도 되는 참가자들 중에 가깝게는 저처럼 캘리포니아 내에서 차로 온 사람들도 있었고, 호주, 북유럽, 동유럽, 인도, 중국 등 멀리서 이 회합을 위해서 일부러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약 1/3은 선교사나 목회자였고 말기 암을 포함한 불치병으로 인해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수십명 정도 되었습니다.
사이비(cult)의 특징 중 하나는 세상과 단절 된 자신들만의 왕국을 최대한 크고 호화롭게 건설한다는 것입니다. College View Drive에 본 캠퍼스 건물을 가지고 있는 벧엘 교회의 경우 11,000명의 교인수 만을 듣고 상상했던 것에 비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작고 소박했습니다. 1995년에 건축한 건물을 30년째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교인 수가 너무 늘어나서 인근 Collyer Drive에 추가로 캠퍼스 (campus) 를 매입하여 새 건물을 건축 중이고 완공 되면 그곳을 본 캠퍼스로 사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그 건물도 수용 인원이 2,600명이라서 교인 수에 비하면 현저히 작습니다.
실내 농구장을 비롯해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단층 예배실은 좌석 수가 대략 600~700개 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자리 없으면 서 있게 한다고 하더라도 1,000명 이상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주일 낮에 3번 예배를 드리고, 작은 건물이 있는 Twin View Boulevard 캠퍼스에서 1번 에배를 드리는 것이 전부이니까 성인 교인의 반 이상은 아마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담임 목회자인 빌 존슨 (Bill Johnson) 은 무척이나 차분하고 겸손했습니다. 그는 벧엘 교회를 소개하면서, 큰 기업에는 무결점 (zero defects) 을 지향하는 생산 조직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미래를 개척하는 연구 조직이 있는데, 벧엘 교회는 후자의 경우라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인들은 빌 존슨을 비롯한 리더들에게 신격화는 커녕, 사랑과 존경 이상의 어떠한 경외감도 없이, 무척이나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보였습니다.
빌 존슨은 하나님께서 수많은 기적을 이 교회에서 행하셨지만, 그런 기적이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 자신들은 알지 못하며,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음성도 들리지 않아서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 서야 할 때가 많지만 그동안 늘 신실하게 보여주셨던 하나님의 역사를 머리에 떠 올리며 오늘도 동일하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대한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벧엘 교회의 주 사역인 치유의 방 (Healing Rooms) 총 책임자 (director)이며 이 회합의 주최자였던 척 패리 (Chuck Parry) 는 무척이나 유쾌하고 격 없이 젊은 동역자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척 패리 본인의 간증에 따르면 죽은 사람이 되살아 나는 것을 보기도 했고, 오병이어처럼 음식이 불어 나는 것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없던 발이 생겨 난다거나 없던 안구(眼球)가 생겨 보게 되는 일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치유 기적을 본 사람인데, 아침에 주차장에서 그가 내리던 차는 소박한 파란색 트럭이었습니다. 번호판 (7U79169) 로 미루어 보건대 대략 10년 정도 된 차입니다.
벧엘 교회의 핵심 사역인 3년제 벧엘 초자연 사역 학교 (Bethel School of Supernatural Ministry) 의 3년차 감독 (Third Year Overseer) 인 할리 브라운 (Harley Brown) 은 중요한 사역자로 섬기기에 너무나도 연약하고 불완전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인한 좌절의 경험을 나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자신을 통해 계속 일하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벧엘 변화 센터 (Bethel Transformation Center) 의 책임자 (director) 인 도나 드 실바 (Dawna de Silva) 는 우리와 하나님과의 교제를 방해하는 요소들 (거짓된 믿음, 치유해야할 상처, 용서해야 할 사람, 건강하지 못한 관계, 회개해야 할 죄 등) 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해결하시고 우리에게 구원/치유/해방 (σώζο, sozo, 마 1:21, 롬 10:9) 을 동시에 주시는지를 설명했습니다. <What does the word SOZO mean>
중고등부 목사 (Youth Pastor) 인 로리 헬러트 (Lory Helart) 는 열심히 기도 해도 낫지 않는 병들로 인해 낙심이 될 때가 있지만, 낫게 해주신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벧엘 대학 영성 책임자 (Bethel College Spiritual Director)인 리차드 고든 (Richard Gordon) 은 아무런 의심 없는 초등학생들 아이들을 통해 얼마나 크고 많은 대언(代言)의 말씀과 하나님의 기적들을 보게 되는지를 말하며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 시켰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격이 없고 권위주의가 없는 미국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벧엘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수백명의 동역자들이 교회 조직내 상하를 막론하고 얼마나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는지를 보는 것은 충격적일 정도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배 시간을 이끄는 찬양 사역자들의 CD 급 음질로 뽑아 내는 실황 음악 실력은 익히 알던 바고, 그들은 정말로 가사 하나 하나에 몰입 하면서 경배 드리는 모습으로 모든 참석자들을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인도해 주었습니다.
수백명의 사역자들에 의해 매주 토요일 오전마다 예배실에서 치유의 방 (Healing Rooms) 이 열리는데, 이 사역자들 대부분은 자원 봉사자들이었습니다. 이곳에 다녀온 한 한국인 목회자 부부는 부인이 근육이 점점 위측되어 무기력하고 보행하기 어려워지는 근이영양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어 이곳을 방문했는데, 한 기도실 사역자가 이들을 위해 무려 4시간이나 기도를 해 준 끝에 치유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명의 병자를 위해 댓가를 바라지도 받지도 않고 4시간 기도...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기도 해 보거나,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도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면 어디서 오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물론 이렇게 열심으로 기도 드림으로 낫는 경우도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냥 낫는 경험들을 합니다. 4일간의 회합 (conference) 중 목요일 저녁에 임시로 열린 치유의 방 (Healing Rooms) 시간 외에, 짧게라도 구체적으로 병 낫기를 위해 기도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배와 집회 시간 내내 "이러한 사람이 저러한 병을 치유 받았다" 라는 지식의 말씀 (words of knowledge) 이 인도자들을 통해 선포 되고, 본인의 병이 나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런 것들은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주일 예배 중에 일어 나던 일들이기도 합니다. 조용기 목사께서는 많은 사람을 기도해 치유하시기도 했지만, 아무런 간구의 기도도 하지 않고 그저 보여 주시는 치유의 상황을 말씀만 하시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치유의 방 사역자들 중에는 초등학교 초년생 어린 아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말도 조리 있게 하기 어려운 나이라서 기도를 해도 떠듬 떠듬 하지만, 성령께서는 그 아이들에게 치유하실 사람과 환부를 보게 하시고 선포하게 하시고 치유를 하셨습니다.
눈이 좋지 않아 수술을 했는데 그 수술이 잘못 되어 왼쪽 눈에 큰 사각지대 (blind spot) 가 생긴 여자분은 회합 첫 예배가 끝났을 때 그 사각지대가 없어진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람한 근육의 남자분은 종아리에 커다란 혹 (bump) 이 있었는데, 금요일 치유의 방 앞에 앉아서 그 혹이 치료되기 원한다고 적던 도중에 갑자가 혹이 없어졌음을 깨달았습니다. 몇 년째 극심한 전신 통증으로 잠도 자지 못하고 일상이 완전히 망가진 여자분은 찬양 도중에 하나님께서 그녀 안에 있는 깊은 죄책감에 대해 말씀하시며 그로부터 자유하라는 음성을 듣고난 후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경험했습니다. 일어서기 어려운 사람, 무릎을 굽힐 수 없는 사람들이 완전히 치유가 되어 기뻐 뛰어 다니기도 하고 쪼그려 앉기 (squat) 을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기적적인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교회 내에 성령 하나님과 천사들의 임재가 가득 해서 특별히 기도하지 않아도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고, 어떤 특정 인물의 기도를 통해 치유된 것이 아니니 개인을 높이고 숭상할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벧엘 교회에서는 본인들이 하는 것은 그저 역사 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보필 (stewarding) 할 뿐이라고 표현 합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모든 병자들이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 안의 모든 질병이 치유되는 것도 아닙니다. 치유가 일어날 때 고압에 감전이라도 된 듯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고, 아무 느낌도 없어 전혀 모르고 있다가 치유된 것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첫 날 만나 4일간 좋은 교제를 나눴던 미국인 인도 선교사는 5년 전 한 번 왔을 때 다친 허리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회합 때는 아무 느낌이 없다가 인도로 돌아가서야 비행 내내 통증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뒤로는 허리가 아픈 적이 없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제가 간 곳이 치유 회합 (Healing Conference) 이라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온 사람 중에 아픈 곳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없어 보였습니다. 모르긴 해도,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기록된 기적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 (죽었다 살아난 자, 귀신이 떠나간 자, 문둥병이 나은 자, 날 때부터 소경이다가 눈이 뜬 자, 등) 이 자신의 가장 큰 병이 나았을 때 그 몸의 모든 질병이 떠나가고 죽을 때까지 더 이상 질병으로 고생하지 않았다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나님께서 새 하늘과 새 땅을 회복시키실 때까지 우리는 여전히 타락하고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치유의 기적이 혹 일부분이라도 허락된다면, 나머지 모든 것까지 다 치유될 때까지 감사를 유보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이미 맛 보게 하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은혜를 찬양하는 것이 우리의 마땅한 바 일 것입니다.
레딩 (Redding) 외에 미국 내 5개 도시 (Atlanta, Austin, Cleveland, New York City, Valparaiso) 와 뉴질랜드 한 개 도시, 총 6 개의 지교회가 생겨나기는 했으나, 은사주의 독립 네트워크 (INC, Independent Network Charismatics) 의 다른 교회및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벧엘 교회는 자신들의 교인 수를 최대한 늘리거나, 교회와 같은 이름으로 가급적 많은 교회를 개척해서 또 하나의 교파 (denomination) 를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지 교회들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독립적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벧엘 교회의 핵심 사역은 1998년 시작된 1~3년 과정의 BSSM (Bethel School of Supernatural Ministry, 벧엘 초자연 사역 학교) 입니다. 정확한 학생 수는 파악이 잘 되지 않으나, 대략 2,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며 약 1,000명의 외국인들이 비학위 학생 비자로 와 있는데 이것은 미국내 비학위 학교 중 가장 많은 수입니다. 이들은 배운 치유 사역을 실습하기 위해 저녁과 주말마다 도시 곳곳으로 흩어져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기도 하고, 그 날 들은 하나님의 음성에 따라 옷 색깔, 가방 색깔등, 그 묘사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찾아 도시의 길거리와 대형 마트를 뒤지며 다니기도 합니다.
벧엘 교회가 가장 시급한 사명 (urgent missions) 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레딩 (Redding) 시의 재탄생 (rebirth) 입니다. 과거 농경지에 둘러 싸인 외각의 가난하지만 고즈넉한 도시였던 레딩도 이제는 펜타닐 (fentanyl) 을 비롯한 각종 마약들과 노숙자들 (homeless) 로 인한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벧엘 교회는 경찰서에 큰 기부를 하고, 공공 건물을 매입하고, 지역 사업체를 육성하고, 마약과 노숙자들로 더러워진 곳들을 지속적으로 청소하는 등 이 도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헌신해 왔습니다. 일년 내내 유치하는 여러 회합들 (conferences) 은 도시의 요식업과 숙박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 주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 외진 지역에 공항까지 생겼습니다. 교회 사역자들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치유 사역을 한 결과로 지역의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치유 되고, 이들로 인해 도시 전체에 밝은 분위기가 계속해서 고양 되는 등 이 교회는 레딩 시에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노숙자들을 돌보는 시설도 있어, 단순히 음식을 나눠 주거나 전도지 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들을 데려다 씻기고 먹이고 함께 예배에 참여하게 합니다. 이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결사 반대하고 결국 다른 교회로 떠난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레딩의 모든 시민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노골적인 비판을 하는 그룹은 벧엘의 신학에 깊은 우려를 품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입니다. 벧엘의 가르침이 자신들이 믿어 온 것에 상충 되고, 결국 그것이 자신들의 교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염려 때문입니다. 또 다른 비판 그룹은 종교가 정치와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벧엘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무관하게 혹은 원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레딩 시 정부, 이웃, 그리고 자신들의 자녀들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못마땅한 것입니다. <Meet The "Young Saints" Of Bethel>. 이런 비판 그룹들을 사도 바울이 사역하던 당시 상황과 비교해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 되었을 때에 유대인이 일제히 일어나 바울을 대적하여 재판 자리로 데리고 와서 말하되 이 사람이 율법(법)을 어기어 하나님을 공경하라고 사람들을 권한다 하거늘” (사도행전 18:12~13)
“믿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자복하여 행한 일을 고하며 또 마술을 행하던 많은 사람이 그 책을 모아 가지고 와서 모든 사람 앞에서 불사르니 그 책 값을 계산한즉 은 오만이나 되더라” (사도행전 19:18~19)
"그 때쯤 되어 이 도로 인하여 적지 않은 소동이 있었으니, 즉 데메드리오라 하는 어떤 은장색이 아데미의 은감실을 만들어 직공들로 적지 않은 벌이를 하게 하더니, 그가 그 직공들과 이러한 영업하는 자들을 모아 이르되, 여러분도 알거니와 우리의 유족한 생활이 이 업에 있는데 이 바울이 에베소 뿐아니라 거의 아시아 전부를 통하여 허다한 사람을 권유하여 말하되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 우리의 이 영업만 천하여질 위험이 있을 뿐아니라 큰 여신 아데미의 전각도 경홀이 여김이 되고 온 아시아와 천하가 위하는 그의 위엄도 떨어질까 하노라 하더라. 저희가 이 말을 듣고 분이 가득하여 외쳐 가로되 크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 하니" (사도행전 19: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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