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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이해


한국에서 가장 큰 사진 community는 SLRclub.com 이다.  사진의 예술성을 논하는 것보다는 새로나온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호불호, 갑론을박이 훨씬 많아서 사진 동호회가 아닌 장비 동호회라는 비아냥도 종종 듣기는 하지만, 가끔 진짜 프로들이 올리는 좋은 글이 올라오곤 한다.  며칠 전 유저강좌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긴 글 하나가 도발적인 제목으로 올라왔다 "한 달 5일 작업으로 년 1억 이상을 버는 사진후작업자-이미지의 이해: 서두"...  


필자는 자신을 미술/회화 전공 후 35년간 필름, 디지탈 이미징 관련 일을 해왔고 National Geographic Korea 전시회를 위한 후작업을 포함해서 많은 국내외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맡아왔다고 소개한다.  실명을 밝히지 않아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예시로 올라온 것이나 내용을 봤을때는 절대 고수가 맞는듯 하다.



아주 논리적으로 잘 정돈된 글은 아니지만 몇번에 걸쳐 정독 해볼만 한 글 같아서 일단 스크랩을 하고 몇 부분을 발췌해 둔다.

  • 제가 하는 작업의 99%는 일반적인 자연, 풍경이나 다큐멘터리 사진 또는 광고에 사용되는 건축, 풍경 등의 사진입니다.  사진의 여러 분야 중에서 후작업이 비교적 쉽다고 여겨지는 분야이고, 실제로 저의 후작업 방식 역시 지극히 단순한 방식 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흔한 HDR 기법 이나 블렌딩 모드조차도 사용하지 않으며 작업의 99%를 마스크, 커브, 스탬프, 힐링브러쉬, 붓, 지우개 등과 같은 기본적인 도구와 레이어만으로 처리합니다.

  •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는 ‘가장 사진적인 결과물’, 즉 ‘사진이 주체가 되는 사진’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토샵을 이용한 독특한 소프트웨어적인 효과를 최대한 배제하여 인간의 눈이 세상을 보는 느낌에 가장 가까운 사진 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특별한 느낌을 낼 것인지 고민하는 작업자들이 지향하는 것의 반대방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요즈음의 이미징 경향을 보면, 화려하고 지나칠 정도로 섬세하며, 강렬하고, 때로는 아름다울 정도로 감각적이지만, 저의 작업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밋밋합니다.  의도적으로 표준적이며, 의도적으로 특별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감각적이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실체적인 사진을 추구합니다.  높은 난도나 복잡한 작업 요구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사진에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후작업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야 하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작업된 결과를 보면 평범하고 단순합니다.  그럼에도 저의 고객에게는 이 평범함이 오히려 더 높은 비용을 지급하고 일을 맡기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디지털 이미징에서 이미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진 속에 내재된 숨겨진 의미를 찾는 미학적 관점에서의 내재적인 ‘이미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이미 드러나 있는 피상적 객체에서 사진가의 목적과 의도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이미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근본적으로 사진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결정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해되지 않은 혹은 이해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진은 후작업 과정에서 사진가의 목적이나 의도와는 상관없는 작위적인 ‘분위기’나 ‘느낌’을 중심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진가의 사상이나 철학과 전혀 상관없는 그저 흔한 필름이나, 오래된 빛바랜 사진 느낌이 나거나, 의미 없이 가장자리가 어둡거나(Vignetting), 사진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의미 없이 모두 선명하게 보이는 HDR 사진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디지털 카메라가 상용화되기 이전 시절인 1990년대에는 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개인이 아니라 전문적인 이미지 생산업체가 맡았고, 상업용 대형 드럼 스캐너와 스캔 전문가에 의해 이미 최상의 품질로 생산된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의 이미지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루기보다 기본적인 품질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합성이나 과장된 시각효과와 같은 작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그 시대의 이미지는 높은 수준의 표준적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전문가에 의해 이미지가 생산되어 대체적으로 객관적이며 표준적이었고 품질의 수준은 높은 편이었습니다.  표준적 이미징을 가장 쉽게 표현하자면, 인간의 눈이 바라보는 시각적 기준에 따라 작업하는 것, 즉,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에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말속에는 카메라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카메라가 바라보는 것을 인간의 시각에 가깝게 교정해주는 것입니다.

  • 모든 실체적 표현은 입체감, 양감, 질감을 중심으로 표현되며, 이 세 가지를 실현하는데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이미징 프로그램의 복잡한 기술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여러 기술들이 저에게는 필요 없는 것이고, 더 강한 표현으로는 그러한 기술들이 실체적 표현에 방해가 됩니다.  사진에 내재된 것과 상관없이 자동으로 이미지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추출해내는 여러 가지 블렌딩 모드나 HDR 기술들은 제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들을 너무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수정하거나 정교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저의 작업 방식에서는 방해가 되는 면이 더 많습니다.

  • Q: 사진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A: 선명도를 증가하게 하는 방법은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알려진 선명도 증가의 방법은 대부분 실제로는 이미지 자체를 선명하게 하지 못합니다. 그저 이미지 속의 선들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것의 의미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지가 선명해지려면 이미지 속의 선을 선명하게 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고 이미지 그 자체를 선명하게 해야합니다.  이미지 그 자체를 선명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색이나 농도, 계조 등이 구성하는 작은 면들을 적절하게 선택하여 그 면들이 서로 대비가 되도록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속의 선들을 선명하게 하는 기술로 샤프닝 같은 기능을 사용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만을 선명하게 합니다.  이미지는 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면이 선을 만든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문: SLRClub.com]

[백업 PDF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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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9.03 17:13 신고

    오~ 탁월한 글입니다. 특히 "선명도"에 대한 답변은 고수의 내공을 느끼게 하네요. 갑자기 사진을 잘 찍고픈 마음이 생깁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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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Bottle Coffee: 품질 저하?


UC Berkeley 옆동네인 Oakland에서 2002년에 조그만 카페로 시작해서 급격히 성장한 Blue Bottle Coffee.  타 회사와 차별되는 것은 0.5 lb (227 g) 짜리 작은 원두백을 roasting하자마자 최단 시간에 배송을 한다는 점이다.


LEICA CAMERA AG | LEICA Q (Typ 116)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0sec | F/4.0 | 0.00 EV | 28.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8:08:26 04:08:12


커피 초보자인 나로서는 roasting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피 원두의 냄새가 어떤 것인지를 Blue Bottle Coffee를 통해 알게 되었다.  매장에 가면 roasting한지 1~2일 남짓한 원두를 구입할 수 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을 가득채우는 냄새는 실로 꽃보다 향기롭고 꿀보다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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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나는 원두를 갈면 그 향기는 다시 한번 폭발해 부엌을 채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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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진 원두에 물을 부으면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베이글 모양으로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모양도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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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 알면서도 아쉽게도 30분 이내 거리에 매장이 없어서 가끔 Palo Alto 근처에 갈 일이 있을때만 한번씩 사서 먹곤 했다.


그.런.데...  한달쯤 전 오랜만에 한봉다리 산게 영 예전 같지가 않았다.  향기도 현저히 약하고, 거의 부풀어 오르지도 않는게 roasting 한지 족히 1~2부는 된 원두처럼 보였다.  Roasting을 잘못한걸까?  아니면 날짜를 속이는걸까?


지난 주말에 근처 갈 일이 있어 한번 더 사봤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예전에 이런 적이 없었는데 두번 연속으로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문제 아닌가?  1년쯤 전에 Nestle에 회사가 팔렸다는 뉴스를 보고 왠지 달갑지 않았는데 그 영향이 나타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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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28 17:43 신고

    원두마다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로스팅 해본 경험으로는 로스팅 후 사흘 정도가 지나야 향과 맛이 나더이다. 이주 정도까지는 블루밍도 잘 되더군요. 저는 워낙에 저렴한 원두를 써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스페셜티 브랜드인데, 그러면 안 되지요. 구선생의 예리한 레이다에 잡힌 것 같네요. 조금 후에 신문에 나는 것 아닌가요? ^^

조동진을 추모하며...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가장 즐겨 들었던 가수...  절대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음색... 그러나 듣고 있자면 지금 막 roasting한 커피빈 냄새처럼 은은하게 마음을 편하게 하는 가사 한구절 한구절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짙은 pathos의 목소리...   비가 내리는 숲, 눈에 덮인 설원을 보면서 앉아 있자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전히 그의 노래들이다...

  • 제비꽃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 어떤 날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갈잎은 바람에 쑥대 멀리 날리고, 강물을 거슬러 조그만 물고기떼, 헤엄치고 있을게다...)
  • 나뭇잎 사이로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1년전 오늘 지병인 방광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작고 9개월 전에 발표한 앨범 "나무가 되어"에서도 70에 가까운 나이와 20년간의 공백을 잊게할만큼 전성기의 목소리로 그의 서정성 넘치는 시를 읊어준다.



누구인가 귀익은 발자욱 소리에

가만히 일어나 창문을 열면

저만치 가버린 낯설은 사람

무거운 듯 걸쳐 입은 검은 외투 위에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어린 나무 가지 끝에 찬바람 걸려

담 밑에 고양이 밤새워 울고

조그만 난롯가 물 끓는 소리에

꿈 많은 아이들 애써 잠들면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한 겨울 바닷가 거친 물결 속에

잊혀진 뱃노래 외쳐서 부르다가

얼어붙은 강물 위로 걸어서 오는

당신의 빈 손을 가득 채워줄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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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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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28 17:34 신고

    오래오래 기억될 곡들을 많이 쓰셨지요. 최근에 발표된 앨범은 못 들어봤는데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판형이 깡패라고?  정말일까?


사진 동호회에 자주 올라오는 토론 주제중 하나가 소위 "판형(format)"이라 불리는 image sensor 크기이다.  Digial camera 시대가 되면서 camera마다 무척이나 다양한 크기의 image sensor들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camera가격과 화질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판형이 클수록 원근감, 입체감, 공간감등이 현저히 좋아져서 "판형이 깡패다"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인데,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출처: Photography Life]


바야흐로 디카시대지만, 이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필카시대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야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필카시대에 "판형이 깡패다"라는 말은 진리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full frame에 해당하는 135 format이 필카시대에는 작은 축에 속하는 판형이었다. (Wikipedia: Film Format)  주목해야 할 것은 같은 감광도 (ISO)라면 판형 크기에 상관없이 전부 동일한 sheet film을 잘라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같은 sheet film을 쓴 것이니, 소위 말하는 dynamic range(명암의 표현 범위)나 노이즈 같은 것은 판형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였다.  Digital sensor의 화소(pixel) 크기에 해당하는 감광입자 크기 (grain size)가 같으니, 커지는 판형 크기에 정비례해 유효 화소수가 증가했다.  또 같은 조리개 값이라도 판형이 커지면 조리개의 실제 구경은 비례해서 더 커지므로 회절(defraction)현상도 억제되어 화질을 더 개선한다.  그러니 대형인화를 위한 광고사진이나 풍경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큰 판형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디카시대 식으로 이해 한다면, 아래 사진와 같이 판형이 작다는 것은 원본을 잘라내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출처: Photography Life]


역사상 가장 큰 판형의 카메라는 무려 2.4m x 1.2m짜리 필름을 썼고 [출처: Blog Historic Cameras] 지금도 많은 풍경 사진작가들이 작게는 4in x 5in 판형, 크게는 20in x 24in 대형 필름 카메라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내리고 있는 이유는 그에 비례하는 detail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판형의 크기에 비례해 사용하는 렌즈의 촛점거리가 변하므로 잠시 샛길로 새서 렌즈의 촛점거리(focal length)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자.  (웬만한 사진가들이 이미 다 잘 알듯이) 촛점거리의 변화는 3가지의 차이를 만든다.  촛점거리가 짧을수록:

  • 화각 (AOV, Angle of View)이 넓어지고

  • 촛점심도 (DOF, Depth of Focus)가 깊어지고

  • 원근감 (Perspective 혹은 SOD, Sense of Distance)이 커진다.


아래 사진은 한가지 판형의 카메라에 렌즈의 촛점거리를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거리를 조절해 모델의 얼굴 크기를 대략 비슷하게 찍어 비교한 것이다.  촛점거리에 따른 사진의 변화는 무척 극명하게 드러난다.  보통 공간감이 좋다는 말은 통상 촛점거리가 길어지면서 촛점심도가 얕게 찍히는 사진을 보며 하는 표현이다.  아래 사진에서 35mm 렌즈와 85mm 렌즈를 비교하면 얼추 APS-C crop 카메라와 중형카메라간의 비교가 될수도 있다.   하지만 판형 크기에 따른 공정한 비교를 하기에 아래 예제는 그리 적합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거리가 변했기 때문이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4.0 | 0.00 EV | 16.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1:08:22 17:46:53

[출처: fotografeando.me]


다시 현대의 디카 시대로 돌아와보자.  Image Sensor 크기에 따른 영향을 보려면, 먼저 "화각"을 고정시켜야만 한다.  아래 비교에서 왼쪽 사진은 D810 camera에 85mm lens를 물려 찍은 그대로이고, 오른쪽 사진은 58mm lens로 찍은 후 1.5배 crop factor에 맞게 trimming해 APS-C camera를 흉내낸 것이다.


[출처: Neilvn.com]


좀 더 쉬운 비교를 위해 같은 크기로 보면 아래와 같다.  화각은 "sensor-size/focal-length의 비율"에 비례하니 의도한대로 동일하다.  원근감의 차이가 있는가?  전혀 없다.  미세한 촛점심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차이 조차도 만약 full frame + 85mm에서 한 stop 조리개를 더 조이거나, 역으로 APS-C + 58mm에서 한 stop 조리개를 더 열어서, "조리개 구경 (= 촛점거리/조리개수치)"을 같은 값으로 맞췄다면 결과물은 완전히 동일할 것이다. [추가 설명: "DSLR: Out-Focusing" 참조]



센서 크기 차이가 고작 1.5x 라서 비슷한 거라고 혹 생각할지 모르니 좀 더 극단적인 비교를 하나 더 해 보자.  아래 두장의 사진에서 첫째 사진은 촛점거리 4.15mm 렌즈를 사용하는 iPhone으로 찍은 것이고, 둘째 사진은 그와 비슷한 화각의 28mm렌즈를 착용한 full frame camera로 찍은 것이다.  손각대로 대충 찍어 비교한것이지만 거의 7배에 가까운 판형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단 최소한 원근감이니 공간감이니하는 차이가 없음은 명백하다.


Apple | iPhone 6 | Normal program | Pattern | 1/6400sec | F/2.2 | 0.00 EV | 4.2mm | ISO-32 | Off Compulsory | 2018:08:24 18:03:45


LEICA CAMERA AG | LEICA Q (Typ 116)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8.0 | 0.00 EV | 28.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8:08:25 10:05:12


좀 더 깊게 들어가서 digital camera에서 판형이 주는 차이를 살펴보자.  필름과는 달리 image sensor는 그 크기에 따라 dynamic range와 signal level이 달라진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화소수가 같을 경우 판형이 커질수록 화소 하나의 크기가 커지고 따라서 한 화소가 받아들이는 광자(photon)수가 정비례하므로 signal이 커진다.  이 말은 film 판형과는 달리 sensor가 커질수록 dynamic range도 좋아지고, noise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원론적으로는 같은 화소수라면 명암차가 큰 풍경 사진이라던가, 어두운 곳에서 찍는 사진(높은 ISO가 요구되는) 에는 큰 판형이 월등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역으로 같은 dynamic range와 ISO가 비슷한 정도를 유지하면 고화소수를 구현할 수 있다.



[출처: Cambridge in Colour]


그럼 여전히 무조건 크게 만들면 좋은 대대익선(大大益善)인가?  글쎄?  필카 시절에도 그에 비례해 카메라와 렌즈의 크기와 무게가 커지는 것은 있었지만, 디카 시대에 와서는 그 외에 더 심각한 문제들이 추가된다.


가장 큰 것은 image sensor의 가격이다.  Film은 면적이 N배 늘어나면 가격도 대충 N배로 생각하면 되지만 image sensor는 반도체라서 크기가 커질수록 설계도 복잡해지고, 소모전력도 늘어나고, 제품 수율(yield, 불량 없는 제품의 비율)은 떨어져서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반도체를 만드는 여러가지 공정 중에서 가장 큰 한계는 stepper라고 불리우는 사진 인쇄(lithography) 기술이다.  이것 역시 film 판형에 해당하는 mask혹은 reticle이라는 것을 사용하게 되는데, 한번에 찍을 수 있는 최대 chip크기는 600~700mm^2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full frame sensor의 크기는 주변 회로를 제외한 순수 sensing영역만으로도 이미 862mm^2로 그 한계를 이미 넘어섰고, 중형 sensor 크기는 무려 2178mm^2에 달한다.  그래서 한개의 chip 인쇄에 몇 개의 mask를 사용해 찍어내게 되는데 이 경우 mask와 mask사이 인접 부분의 미세한 어긋남(misalignment)을 얼마나 잘 control하는가가 성패의 관건이다.


중형 필카의 경우 필름의 유효 크기 대세가 56mm x 56mm (6in x 6in format, 최대 폭 224mm까지 있었음) 였던것에 반해, 디카로 오면서 이런 어려움 때문에 현존하는 가장 큰 상용 sensor 크기는 53.9mm x 40.4mm (Phase One, 필카의 6in x 4.5in에 해당)이며,  대세는 48 mm × 36 mm 이고  $10,000 이하의 저가 중형 (Pentax 645D, Hasselblad X1D, Fujifilm GFX 50S)은 더 작은 44mm x 33mm 를 사용한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상용 카메라에 쓸 대형 sensor가 나올 가능성은 아예 없어 보인다.  


가격이 비싸면 수요도 줄고 그러면 센서 한개당 부과해야 하는 개발비용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중형 sensor는 이미 수지타산이 그리 잘 맞지 않는 선에 가 있다.  그러다보니 소형 sensor에 비해 추가 개선을 위한 투자도 제한되고 따라서 성능개선도 느리다.


주목할 사실은, 이론적으로 중형이 소형보다 dynamic range와 high ISO에 유리한데도 소형 full frame sensor들이 1/3~1/14x의 가격으로 이미 거의 모든 면에서 비슷한 혹은 더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참조: DxO Mark Sensor Database] 이것은 제한된 market size로 인한 제한된 투자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봐야겠다.  물론 앞서 언급한 회절(defraction) 현상을 포함한 여러가지 부차적인 요소로 인해 더 좋은 full frame sensor의 성능이 반드시 더 좋은 사진으로 귀결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판형이 커지면서 생기는 장점이 full frame 소형에서 정점에 달하고 중형에 가면 꺾인 것이 현실이라고 보여진다.


투자의 규모는 단순히 sensor 개발 뿐 아니라, platform 전체에 영향을 준다.  중형 디카 렌즈군은 기종별로 많아야 6개 정도이고, 밝기도 f/2.8이하를 찾아보기 어렵다.  중형 필카 시절에 있던 몇개의 예외로 Pentax 105mm f2.4, Hasselblad 110mm f2, Mamiya 80mm f1.9, Contax 80mm f2 정도가 있을 뿐이다.


소형 디카 렌즈군에 보편적인 f/1.4 렌즈들이나 캐논의 f/1.2렌즈들이 동일한 화각에서 촛점심도(=공간감?)로 뒤질 이유가 전혀 없다.  곧 시판될 니콘의 58mm f/0.95 같은 것은 어떤가?  이쯤되면 "판형이 깡패"라는 말은 중형 디카에 꼭 적용되는 말은 아닌것 같다.


정리를 해보자.

  • 중형: 최고 깡패는 더 이상 아니고 가성비는 꽝이다. 그래도 호주머니가 한 없이 두툼하고 팔뚝이 튼튼하다면 장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초고화소를 필요로 하는 상업 사진이나 풍경 사진등의 제한된 영역에서는 여전히 최선의 선택이 되겠다.  사진 결과물을 보기에 앞서 큼직한 광학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게 행복하지 않은가?  재력이 있다면....

  • Full frame 소형: 판형이 깡패라는 말이 적용되는 정점에, 그리고 가성비를 유지하는 절벽에 서 있다.  가성비도 심하게 나쁘지 않다.  최고의 기술과 최대의 투자가 낳은 최고 성능의 body 그리고 초접사, 초광각, 초망원에 걸쳐 제공되는 수백가지의 광활한 렌즈군이 사진가들에게 자신의 상상을 표현할 다채로운 길을 제공하고 카메라 회사에는 이득을 돌려주는 선순환의 이 고리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듯하다.  FF로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면 문제는 분명히 나의 실력일 뿐, 장비의 문제는 아니다.

  • APS-C 소형: Fujifilm을 제외한 모든 회사의 경우 저가 렌즈의 성능에 발목이 잡혀있을 뿐 판형 자체는 full frame에 거의 꿀릴 것이 없고 가성비 최고이며 full frame과의 sensor 성능 차이도 점점 좁혀질 것이다.  접사(close-up)나 야생동물(wildlife) 사진 등에는 full frame보다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 그 이하: sensor size줄어드는 것에 비례해 out-focusing으로부터 시작해, 야간 촬영을 비롯한 여러가지 촬영의 제약이 오기 시작하지만, 그에 비례해 경제적 부담은 점점 줄어든다.  체감적인 마지노선은 1inch sensor정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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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26 17:52 신고

    역시 전문가 다운 풍부한 내용과 전문성이 돋보입니다.
    풀 프레임 센서를 한 매스크로 못 만드는군요. 면적과 일드만 생각을 했는데, 또 다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풀 프레임 카메라 가격이 비싼 이유를 알겠습니다.
    역시 크랍 바디를 계속 써야할 것 같습니다. ^^

    • 더가까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8.08.26 18:07 신고

      가성비 최고. 엄청 중요하지요 :)
      그래도 월세 들어오기 시작하면 FF하나 들이시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만... (돈 잘 버는 용구가 혹시 하나 안사주려나? ㅎㅎ)

Sweet Hall

발자취... 2018.08.15 18:37

Sweet Hall


대학원 시절 course work을 하는 기간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도서관이 아닌 workstation room이었다.  Linux의 물결로 사라져버린 SUN Solaris workstation이 한 층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그 곳은 학기중에는 밤낮 없이 과제로 나온 CAD simulation을 하는 학생들로 늘 붐비곤 했다.


Workstation room은 기증자 Elaine Sweet의 이름에 따라 명명된 Sweet Hall이란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정답이 정해진 교과서 문제를 푸는 것과는 달리 정해진 답이 없는 목표 spec을 달성하려고 며칠이고 꼬박 밤을 지내우는게 일상이었던 당시 학생들에게 얻은 3개의 별명이 있었다.


    • Sweat Hall
    • Sweet Hell
    • Sweet Home


2006년에 workstation들이 Gates Computer Science building으로 옮겨지면서 이 별명도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듯 하다.



Canon | Canon PowerShot ELPH 100 HS | Pattern | 1/1000sec | F/2.8 | 0.00 EV | 5.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3:07:01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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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Impossible - Fallout @ Preikestolen


새로 개봉한 Mission Impossible의 마지막 action scene 배경이 눈에 익다.  영화상으로는 인도 북부의 Kashmir 라고 나오는데 실제로는 Norway 서부 피요르드에 위치한 Preikestolen (Pulpit Rock, 설교단 바위).  직각으로 깎아 지른 듯 생긴 모양 덕에 붙은 이름이다.  $5 더 내고 IMAX로 관람하길 잘한듯...


[사진 출처 : Visit Norway]


2015년에 Norway 갔을 때는 시간이 없어 Trolltunga만 들르고 건너 뛰었는데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있으면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다.  이곳에서 촬영할 때 팬들이 약 2,000여명 와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촬영보러 간건지, 아니면 그냥 가서 보니 촬영하고 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출처: DNA India]


Norway의 십대 소년 드론 작가 Simen Haughom 담은 Preikestolen.



왕복 4시간이니, 12시간 걸리는 Trolltunga에 비하면 수월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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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19 11:30 신고

    가보고 싶은데, 좀 위험해 보여서리...

한국과 일본의 음식점 비교


몇 달전 태국에서 SNS로 유명세를 날리는 한 젊은 여성의 인터뷰가 일간지에 실렸다.  한국인으로서 기사에 실린 그녀의 돌직구 답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동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가고 싶은 나라다. K-뷰티, 클럽 문화, 예쁜 카페는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특히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기성세대는 주로 패키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코스가 천편일률적이다. 음식은 비빔밥·바비큐 일색이다. 특히 ‘오렌지소스(고추장)’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 있는데, 올드 세대는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갈 때마다 새롭다. 후지산과 온천 등 여행지마다 특색이 있고, 음식도 다양하다. 또 어느 도시 어느 동네를 가든 사고 싶게 만드는 일본산 특산품이 즐비하다. 인사동과는 다르다. 또 한국은 너무 서울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패키지투어 코스엔  경복궁·창덕궁, 조계사·봉은사가 빠지지 않는데 사실 왕궁과 절은 태국이 더 많다.  반면 일본은 여행지·음식·쇼핑·기념품 등 볼 때마다 새롭다. 그래서 태국 사람들에게 한국은 원타임 이너프(한 번이면 족하다)이지만, 일본은 투머치(볼 게 많다)."





나는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했고 그나마 여러번 다녀온 일본도 고작 5번 가봤을 뿐인데, 한국과 일본의 음식점은 쉽게 대비되는 것이 있어 보였다.  당연히 두 나라의 모든 음식점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프랜차이즈나 최고급 레스토랑을 제외한 대중음식점에 대해 내가 느끼는 대세(general trend)의 차이는 대충 이렇다.


  • 한국은 돈을 벌고 싶어 음식점을 하고, 일본은 요리를 좋아해서 음식점을 한다.
  • 그래서 한국은 동원할 수 있는 최대 자본을 쏟아 부어 크게 하고 (요즘엔 프랜차이즈가 대세), 일본은 작게 하며 손님 많이 몰려도 가게 확장을 잘 하지 않는다.
  • 한국은 음식 솜씨 괜찮으니 음식점 한번 내보라고 지인들이 말해서 음식점을 하고, 일본은 짧지 않은 도제 생활을 통해 요리를 전수 받아 대를 잇거나 독립한다.
  • 한국은 음식값이 인테리어 비용에 비례하고, 일본은 음식값이 재료의 질에 비례한다.
  • 한국은 주인이 주방을 맡는 경우가 적고, 일본은 주인이 주방을 맡는 경우가 대다수다.
  • 한국은 극소수의 스타 셰프를 제외하면 요리사들이 주방 아저씨/아줌마로 취급 받고, 일본은 요리사들이 마스터(장인) 대접을 받는다.
  • 한국 음식점은 유행을 많이 타고, 일본은 유행을 잘 타지 않는다.  유행이 커지면 원조 논란이 꼭 생기는데, 이것은 맛 흉내 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 촌구석으로 가면, 한국은 향토 음식점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고, 일본은 향토 음식점과 아주 괜찮은 서양 음식점이 공존한다.


위에 쓴 한국의 '대세'에 부합(?)하지 않는 곳이 한국에도 당연히 꽤 있다.  그런 음식점의 %가 그저 아직은 너무 적을 뿐.  옆 나라 일본은 총리가 관광으로 나라 경기를 살리는데 올인해서 방사능 위험에도 불구하고 6년간 관광객 수가 무려 5배 늘었다고 하는데, 숙박/쇼핑/음식의 삼박자 관광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추어진 나라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로 성장한 한국은 이에 버금가는 관광 인프라를 갖추는데 과연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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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ola Concerto by William Walton


지인의 막내가 고등학교 졸업을 기념하여 개최한 개인 연주회를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장소는 아담한 interior에 공명이 좋아 실내악 공연장으로 종종 이용되는 Palo Alto의 St Mark's Episcopal Church.  


마침 시간도 늦은 오후라 창문으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자연 채광의 빛이 사진 찍기에 참 좋았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3.5 | +0.33 EV | 29.0mm | ISO-6400 | Off Compulsory | 2019:04:08 16:19:23


  • Camera: Nikon D800
  • Lens: Nikkor AF-S 24-70mm f/2.8G ED
  • White Balance: CBL Color Balance Disc
  • Mic: Rode VideoMic Pro Compact Shot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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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ㄷ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8.08.05 20:19 신고

    소리도 화질도 훌륭합니다~.